
삼성 라이온즈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4-5 역전패를 당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유민 기자) 상대 실책을 틈타 안타 하나로 빅이닝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 안타가 해당 경기 마지막 안타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삼성 라이온즈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4-5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전 리그 단독 5위에 올라있던 삼성은 이날 패배로 순위가 두 계단이나 하락했다.
이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박병호(지명타자)-강민호(포수)-박승규(우익수)-류지혁(2루수)-양도근(3루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최원태였다.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선발투수 정현우가 1회와 2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키움 선발 신인 정현우를 상대로 1회와 2회 연속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김지찬, 이재현으로 구성된 상위타선부터 최근 좋은 타격 컨디션을 자랑하던 박병호, 강민호까지 정현우를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 행운이 찾아왔다. 정현우가 3회초 선두타자 박승규에게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 류지혁이 평범한 뜬공 타구를 때려냈으나, 키움 좌익수 임지열의 포구 실책으로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흔들린 정현우는 양도근과 김지찬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실점을 허용했다.
정현우는 이내 안정감을 찾고 후속타자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 구자욱에겐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그러나 이어진 디아즈의 타석에서 보크를 범해 한 점을 더 헌납했다. 이어진 상황 디아즈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면서 삼성에 빅이닝을 허용했다. 삼성으로선 안타 단 1개로 4득점을 올린 셈이었다.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삼성 김지찬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러나 이후 삼성 타선은 차갑게 식었다. 4회초부터 6회초까지 타선이 한 바퀴를 더 도는 상황에서 단 하나의 출루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그 출루 하나마저도 5회에 나온, 이재현의 몸에 맞는 볼이었다. 그렇게 키움 선발 정현우는 자책점을 하나도 떠안지 않은 채 6회까지 임무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삼성 타선이 주춤하는 사이, 키움은 야금야금 추격에 나섰다. 4회말 최원태를 상대로 선두타자 주성원이 안타, 이후 어준서와 전태현이 볼넷을 골라 나가며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송성문이 2루수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추격의 포문을 열었다.
여전히 1-4로 뒤지고 있던 6회말. 바뀐 투수 이승민을 상대로 선두타자 어준서와 김건희가 연속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공을 이어받은 육선엽이 송성문 상대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으나, 이를 병살타로 연결하려다 2루 송구가 크게 빗나갔다. 공이 외야로 흐른 사이 2루 주자였던 어준서가 득점했고, 기존 주자들도 한 베이스씩 더 진루했다.
이어진 1사 2, 3루 상황 임지열의 유격수 땅볼에 3루 주자 김건희도 홈을 밟았다. 삼성은 단숨에 1점 차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2사 1루 키움 송성문이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반면 삼성 타선은 7회와 8회 원종현-조영건으로 이어진 키움 필승조 상대 연속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좀처럼 달아날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8회말 김건희의 안타에 이은 송성문의 역전 투런포에 고개를 숙였다.
9회초 경기를 끝내기 위해 등판한 키움 마무리 주승우를 상대로도 세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3회초 선취점을 뽑을 때 나온 디아즈의 적시타가 이날 삼성의 마지막 안타가 됐다.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선발투수 정현우가 3회초 4실점을 떠안았다. 엑스포츠뉴스 DB
이날 키움의 선발로 나선 정현우는 지난 4월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어깨 염증, 근육 미세 손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한 달 이상의 휴식기를 가졌다. 그리고 지난 8일 고척 LG 트윈스전에 마운드로 복귀했고,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복귀 두 번째 등판에 나섰다.
순번상 지난주 대전 한화와 3연전 중 한 경기에 등판해야 했으나, 부상 및 휴식 여파로 로테이션을 한 번 걸렀다. 다시 말해 실전 감각을 장담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삼성은 키움 불펜을 상대로도 애를 먹었다. 키움의 구원 평균자책점은 6.29로 리그 최하위다. 29경기서 2승 1패 1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중인 마무리 주승우를 제외하면, 뒷문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날 등판한 필승조 원종현과 조영건도 각각 시즌 평균자책점 4.94, 5.80을 마크하고 있다.
리그 타율 1위 김성윤이 경미한 부상으로 잠시 빠져있는 상황이긴 하나, 삼성 타선의 놀랄 만한 부진은 앞으로 있을 중위권 경쟁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