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 번트에 롯데 내야 '와르르'…'멍 때리다' 허무한 2실점, 희망도 사라졌다 [부산 현장]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가 파죽의 5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이 멋진 조화를 이뤘다.

한화는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8차전에서 6-0 완승을 거뒀다. 지난 15일 안방 대전에서 LG 트윈스를 10-5로 격파, 단독 선두로 올라선 기세를 몰아 5연승을 질주했다.

한화는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라이언 와이스가 8이닝 3피안타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와이스는 최고구속 156km/h, 평균구속 153km/h를 찍은 위력적인 직구에 주무기인 스위퍼의 조합을 압세워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타선에서는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안치홍은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초 2사 1·3루에서 롯데 선발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상대로 선제 결승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한화는 다만 3회초 안치홍의 3점 홈런 이후 추가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5회초 1사 1·2루, 6회초 1사 1·2루에서 점수 차를 벌리지 못하면서 게임 중반까지 마냥 승리를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한화는 8회초 공격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선두타자 문현빈과 노시환의 연속 안타 출루로 주자를 모은 가운데 무사 1·2루에서 캡틴 채은성의 희생 번트가 엉뚱하게 승부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번트 하나로 한화는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채은성은 침착하게 3루 쪽으로 안정적인 번트 타구를 날려보냈다. 2루 주자 문현빈과 1루 주자 노시환은 여유 있게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채은성도 번트 직후 1루까지 전력질주 하면서 롯데 내야진을 압박했다.

이때 롯데 3루수 김민성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게임 흐름은 한화 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김민성의 송구는 1루 베이스로 뒤로 흘러 나간 뒤 불펜 쪽 펜스에 맞고 롯데 우익수 빅터 레이예스 앞까지 굴러갔다.

이때 3루까지 진루했던 문현빈이 재빠르게 홈 플레이트를 파고 들면서 스코어는 한화의 4-0 리드로 바뀌었다.



롯데는 여기서 또 한 번 치명적인 실책이 나왔다. 레이예스가 공을 잡자마자 1루수 정훈에게 중계 플레이를 이어갔지만 정훈이 포구 에러를 범했다. 롯데 내야가 어수선한 와중에 노시환이 빠른 상황 판단으로 득점을 노렸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함께 한화는 다섯 번째 점수를 챙겼다. 

한화가 채은성의 희생 번트로 원했던 것은 1사 2·3루 득점권 찬스 정도였다. 그런데 롯데의 실책이 연달아 나오면서 아웃 카운트를 채우는 일 없이 한 번에 2득점을 따냈다. 롯데 입장에서는 남은 두 번의 공격에서 추격을 이어갈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순간이었다.

한화는 이후 8회초 1사 1·3루 추가 득점 찬스에서 이재원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6-0까지 도망갔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놓은 뒤 8~9회말 수비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5연승을 완성했다.



한화는 2위 LG 트윈스까지 NC 다이노스에 덜미를 잡히는 행운도 뒤따랐다. LG 1.5경기 차 앞선 선두를 굳게 지키고 기분 좋게 주중 3연전 두 번째 게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롯데는 안방에서 2연패에 빠졌다. KIA 타이거즈가 4위 KT 위즈를 잡아주면서 단독 3위는 유지했지만 2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화력이 실종된 타선에 대한 걱정이 더욱 깊어졌다.


사진=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