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강인을 향해 꾸준히 비관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평가를 내고 있는 프랑스의 언론인 피에르 메네스가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프랑스 리그의 중위권 구단인 스타드 렌으로 임대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인이 PSG의 수준에 맞지 않으니, 프랑스 리그1(리그앙)의 중위권 구단으로 임대 이적해 출전 기회를 모색하는 게 선수에게 나을 거라는 이야기였다. 이번 시즌 후반기 들어 이강인의 출전 시간이 급격하게 감소했기 때문에 충분히 제시할 만한 주장이기는 했으나, 그간 메네스가 보여준 행보를 떠올리면 이 발언 역시 이강인을 깎아내리기 위한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프랑스 매체 '르10스포르트'의 지난 13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메네스는 이강인을 두고 "이강인은 나쁜 선수는 아니지만,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며 "이강인의 상황은 곤살루 하무스와 비슷하다. 그는 스타드 렌으로 임대를 떠나 훌륭한 활약을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이번 시즌 PSG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이강인이 임대를 떠나야 한다는, 충분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메네스가 이강인이 PSG에 입단한 이후 꾸준히 이강인을 저격했던 인물이라는 걸 알면 그의 이번 발언은 다르게 해석된다.
메네스는 이강인이 PSG에 합류한 직후 "난 언제나 이강인이 가벼운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2~3개의 아름다운 골을 터트렸지만, 난 그가 가벼운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이강인은 개성이 없는 선수다. 그는 측면에서 드리블을 많이 하고, 전진 패스 능력이 부족하다. 브레스트전에서 킬리안 음바페에게 멋진 패스를 보냈으나, PSG가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요구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강인은 무색무취다. 무의미한 플레이를 한다"며 "그는 전진하지 않는다. 그저 아슈라프 하키미에게 패스하기 위해 끊임없이 왼발을 쓰는 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메네스는 PSG의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다른 전문 스트라이커 대신 이강인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해 펄스 나인(가짜 9번) 역할을 맡겼던 지난 1월에도 "이강인은 경기가 끝날 때마다 나를 짜증나게 하는 선수인데, 사람들은 이강인을 보고 웃고 있다"며 이강인의 경기력이 뛰어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메네스는 "나는 이강인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적어도 유니폼 판매에서는 능숙할 것"이라며 이강인을 유니폼 판매용 선수로 지칭하는 등 공개적으로 이강인을 싫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시즌 후반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벤치 앉는 시간이 길어진 이강인은 메네스에게 좋은 먹잇감으로 보였을 터다. 메네스는 스타드 렌이라는 특정 구단을 언급하면서까지 PSG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이강인이 팀을 떠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메네스가 언급한 스타드 렌은 이번 시즌 33라운드 기준 리그에서 11위에 위치한 팀이다. 202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4위권에서 경쟁하는 팀이었지만, 지난 시즌(10위)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리그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페트르 체흐, 요앙 구르퀴프, 하피냐, 제레미 도쿠 등 과거 이름을 날렸거나 현재 빅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다수 배출한 구단이기도 하다. PSG의 에이스인 우스만 뎀벨레 역시 이곳 출신이다.
스타드 렌이 어떤 팀인지를 떠나 메네스의 발언은 이강인이 리그 중위권 팀에나 어울리는 선수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간 메네스의 발언을 포함한 행적들을 돌아보면 이강인을 깎아내리기 위해 스타드 렌이라는 팀을 이용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메네스의 주장은 팬들 사이에서 설득력이 없는 주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가 과거 성추행을 벌여 재직 중이던 직장에서 불명예스럽게 퇴출된 경력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메네스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유력 매체 '레퀴프'에서 축구 해설위원이자 분석가로, 그리고 유럽 전역의 축구 경기를 분석하는 '카날 풋볼 클럽'에서 12년 동안 축구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2021년 동료 여성 언론인의 치마를 들추는 추태를 벌였고, 일부 동료들에게 강제로 입을 맞췄다는 혐의로 직장에서 쫓겨났다.
지난 2023년에는 성추행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18년 파리의 나이키 매장에서 여성 직원의 몸을 만진 혐의로 받은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됐기 때문이었다. 메네스가 여성 직원의 몸을 더듬는 모습은 매장 CCTV에 그대로 찍혀 있었다.
당연하게도 프랑스 축구계에서 메네스에 대한 평판은 바닥을 치고 있다. 메네스가 아무리 오랜 기간 축구전문가로 활동했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메네스는 그저 팬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과거 축구계에서 일했던 한 명의 사람에 불과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