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출루머신인 LG 트윈스 외야수 홍창기가 시즌 초반 부침을 겪고 있다.
홍창기는 2020년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했으며, 지난해까지 매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선구안이 돋보였다. 그는 2021년 볼넷 109개를 기록하는 등 투수들을 괴롭혔으며,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이 도입된 지난해에도 볼넷 96개를 만들었다. 볼넷 개수가 삼진 개수(93개)보다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5일 현재 홍창기의 2025시즌 성적은 31경기 106타수 24안타 타율 0.226 11타점 출루율 0.361 장타율 0.245으로, 삼진 개수(30개)와 볼넷 개수(18개)의 차이가 크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홍창기의 타석당 삼진 비율은 22.2%다. 2020년 17.2%, 2021년 14.6%, 2022년 14.3%, 2023년 12.9%, 2024년 14.6%과 비교했을 때 수치가 상승했다.
사령탑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6차전을 앞두고 "(홍)창기는 올해 삼진 비율이 확 올라갔다"고 밝혔다.
사령탑은 지난해보다 ABS 존 모서리에 걸리는 공이 많아진 점을 주목했다. 염 감독은 "올해 유독 모서리에 걸리는 공이 많다. 멘털적으로 그냥 넘어가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그것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 그렇게 공이 존 모서리에 걸리면 죽어도 못 친다"며 "창기가 그런 공에 삼진을 당하다 보니까 스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높은 공에 많이 스윙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실 존이 낮아지면 타자가 더 잘 쳐야 한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올해 타자들이 더 잘 칠 것이고, 투수들 입장에서는 좀 더 힘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높은 공보다 낮은 공을 치는 게 훨씬 쉽고, 또 우리나라 타자들의 스윙을 보면 낮은 공을 잘 치는 스윙"이라며 "타자들이 높은 공에 적응하지 못한 건데, 반대로 가고 있다. 그래서 야구는 모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홍창기를 향한 사령탑의 믿음은 변함없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팀이 잘 나가려면 주전 야수들이 잘해야 하고,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그러면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염 감독은 "1번 (홍)창기, 2번 (문)성주, 3번 오스틴, 4번 (문)보경이에 5~7번은 (박)동원이, (김)현수 등이 번갈아가면서 치고, 8번 (박)해민이, 9번 (신)민재까지 돌아가야 우리가 생각하는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우승하는 팀을 보면 주전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KBO리그 출범 이후 43년 동안 똑같았다"고 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2023년 LG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환이가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쉬었는데, (김)민성이가 지환이의 공백을 메웠다"며 "주전 야수가 주전으로서 역할을 하고, 주전 야수들이 쉬거나 부상자가 나왔을 때 백업 야수들이 경기에 나가서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 그 팀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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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