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세계 최고의 유망주 라민 야말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망신만 당한다.
야말이 자신을 건방지다고 비판한 레전드에게 엽기적인 골 세리머니로 반격했다.
야말은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8강 2차전서 1, 2차전 합산 스코어 4-4로 팽팽하던 연장 전반 13분 환상적인 득점을 터뜨렸다.
야말의 골이 터지며 앞서간 스페인은 연장 후반 4분 네덜란드 공격수 사비 시몬스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줘 승부차기에 돌입해 5-4 승리를 거둬 준결승에 진출했다.
1차전서 2-2로 비겼던 두 팀의 2차전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스페인이 먼저 도망가면 네덜란드가 따라잡는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 8분 스페인이 미켈 오야르사발의 페널티킥으로 앞서 나가자 네덜란드는 후반 9분 멤피스 데파이의 페널티킥으로 맞받았다.
후반 22분엔 스페인이 역습 상황에서 오야르사발의 헤더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네덜란드의 이안 마트센이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재차 동점 골을 터뜨렸다.
합산 스코어 4-4로 팽팽한 균형이 계속된 가운데 양 팀의 승부는 연장전으로 흘러갔다.
연장 전반 13분 17세 신성 라민 야말이 오른쪽 수비 라인을 깨고 침투해 왼발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스페인이 승기를 잡은 듯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부드러운 왼발 트래핑으로 잡아놓고 압박하러 오는 수비수를 역동작으로 제쳤다. 그 후 왼발로 먼 쪽 골대로 감아차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연장 후반 4분 네덜란드 사비 시몬스가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으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내 성공하면서 1, 2차전 합계 5-5가 됐고, 결국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네덜란드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양 팀의 노아 랑과 야말이 각각 실축했고, 여섯 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갈렸다.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도니얼 말런의 슛을 선방한 뒤 페드리가 성공하면서 스페인이 4강행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승부차기를 실축하긴 했으나 연장 전반 귀중한 골을 터뜨린 야말은 엽기적인 골 세리머니로 경기 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야말은 동료들과 기뻐한 뒤 바지를 속옷이 보일 정도까지 내려 입었다. 경기 후에는 자신의 SNS에 바지를 내려 입은 사진과 네덜란드 레전드 라파엘 판 더 바르트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올리면서 "바지 벗고, 골 하나 넣고, 승부차기는 놓치고. 난 준결승에 갔다. 가자 스페인!"이라고 적었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 전 네덜란드 레전드 판 더 바르트가 야말의 태도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렐레보에 따르면 판 더 바르트는 지난 1차전 무승부 이후 야말에 대해 "몇 가지 신경 쓰이는 점이 있다. 야말은 바지를 너무 내려 입는다. 노력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다. 몸짓도 약간 과장스럽다"며 "마음에 드는 태도는 아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는 스페인을 위해 뛰는 매 순간을 기뻐해야 한다.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유니폼 하의를 내려 입는 야말이 대표팀 경기를 뛰는 것에 기뻐하기보다 겉멋을 부리는 데만 신경쓰는 건방진 태도를 지적한 것이었다.
하지만 야말은 판 더 바르트의 지적이 무색하게 득점을 터뜨렸으며 오히려 바지를 속옷까지 다 보일 정도로 더 낮게 내려 입으며 한 방 먹이는 데 성공했다.
야말이 올린 게시글에는 스페인 대표팀 동료이자 소속팀 바르셀로나 동료이기도 한 페란 토레스가 "조금 더 내려 입으라"고 댓글을 달며 판 더 바르트 조롱에 동참하기도 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야말이 자신을 비판한 사람들을 조롱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드리앙 라비오도 된통 당했다"며 야말을 건드렸던 사람들은 무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미드필더 라비오는 스페인과 유로 2024 8강전을 앞두고 "야말을 압박하고 위험 지역에서 몰아내는 건 우리의 몫이다. 야말이 유로 결승에 오르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많은 걸 해야 할 것"이라고 도발했다.
야말은 프랑스와의 8강전서 라비오를 앞에 두고 왼발 중거리 슈팅을 꽂아넣으며 완벽하게 복수했고, 이 골은 대회 최고의 골로 선정됐으며 야말은 유로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챔피언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