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박기영이 엄마의 삶을 택하면서 겪은 '경력 단절'의 아픔을 떠올렸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박기영이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998년 가요계 데뷔,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박기영은 '시작' '산책' '블루 스카이(Blue Sky)' 등의 히트곡을 보유한 가수이자 프로듀서, 뮤지컬 배우, 작가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가수로 데뷔한지 25주년이라니 전혀 실감나지 않아요. 데뷔할 때 만으로 20살이었는데 그때도 '평생 음악할 것 같다'라는 느낌은 있었죠. 그래도 운이 좋았어요. 음악으로 밥벌이하며 평생 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에요.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탄탄하고 파워풀한 가창력과 다양한 장르 소화력을 무기로 음악적 커리어를 쌓아왔다. 25년이란 세월 속 결혼부터 출산, 육아 등으로 공백기가 길어질 때도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고민스러운 순간도 많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고 계속 달려왔다.
지금은 다방면에서 훨훨 날아다니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짧지 않은 경력 단절 기간 속에서 불안감도 컸던 것이 사실.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딸 낳고 3개월 만에 복귀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제 뜻대로 안 되더라. 딸이 엄마만 찾으니까 딸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딸이 태어난 뒤 가수 박기영은 사라졌어요. '가현이 엄마'만 남았죠. 이렇게 살다가는 더 이상 음악을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도 저는 엄마로서 헌신하는 삶을 택했어요. 제 선택이 무조건 맞다는 뜻은 아니에요. 저도 제가 이렇게 모성애가 활활 타오르는 사람인지 몰랐어요. 그래도 저는 자연스럽게 엄마의 삶을 선택하게 됐어요. 그게 제 행복이었어요."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시기를 두고 "가수로서 역사는 사라졌다"는 박기영. '가수 박기영'이 아닌 '엄마 박기영'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낸 지난 시간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만 10살이 된 딸과 세상 둘도 없는 친구처럼 지낸다. "해가 다르게 커가는 딸의 모습에 울컥하다가도, 함께 꿈을 나누고 미래를 이야기할 때면 흐뭇하다."
자신을 닮아 음악적 재능이 남다른 딸에게서 뮤지션으로서 가능성이 엿보이지만, 누구보다 쉽지 않은 길임을 알기에 선뜻 권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 "미친 듯이 음악을 사랑했다" "음악할 때 제일 즐거웠다"는 어린 시절 박기영의 마음을 딸도 품는다면 진심으로 밀어줄 생각도 있다.
"사람들은 제가 실력을 타고난 줄 알지만 사실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음악이 제일 좋았고, 음악이 아니면 죽을 것 같았죠. 음악을 짝사랑한 세월이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어요."
"박기영의 딸이 아니라 한 사람의 뮤지션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라요. 강인한 멘탈과 확고한 뚝심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죠. 딸에게 항상 말해요. 세상에 쉬운 것은 없지만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르는 것은 맞다고요. 딸도 어느새 제 이야기를 이해할 만큼 커서 스스로 노력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요. 너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죠."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에스피케이엔터테인먼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