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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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배급사 대표 "코시국에 회사 설립? 오히려 기회"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1.10.04 17:50 / 기사수정 2021.10.04 17:39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7관왕에 빛나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그래비티'가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엑스포츠뉴스는 이번 '그래비티'의 재개봉을 맡은 스튜디오 디에이치엘의 이성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넨 뒤 1시간 동안 재개봉을 앞둔 소감, 향후 목표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냈다.

- [엑's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 "경력 오래됐지만 새 도화지에 스케치 그리는 심정"

- 그렇다면 '그래비티' 이외에 재개봉 후보작들은 무엇이 있었나.


"사실은 '콘스탄틴'을 하려고 했었어요. '콘스탄틴'의 속편에 대한 관심도가 높기도 해서 알아봤는데, 무산됐습니다. 안 될걸 알면서도 사심으로 들여오고 싶은 건 '다이 하드' 시리즈와 '리쎌 웨폰' 시리즈예요. 그렇지만 시장성은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본 재개봉작의 장르 1순위는 로맨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에 재개봉하면 제일 잘 될 영화는 '어바웃 타임'일 것 같고, 4~5년이 흐르면 '미 비포 유'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까지도 여성 관객들이 많기 때문에 로맨스 영화가 재개봉 시장에서는 괜찮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2순위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판타지물이죠"

- 또 재개봉을 진행하고 싶은 작품이 있는지.

"정말 기회가 된다면 '왕좌의 게임'을 수입해서 틀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비록 영화는 아니지만, 그걸 극장에서 튼다면 사람들이 보지 않을까요. HBO와 협업할 수 있다면, 관객들이 올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아까도 이야기한 '다이 하드'나 '리쎌 웨폰' 같은 걸 극장에서 다시 보고싶다는 건, 저와 같은 세대인 사람들과 보고 싶다는 거죠."

- 재개봉 영화가 인기를 끌게 된 계기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이터널 선샤인'이 30만 관객을 모으면서 계기를 만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생이 아름다워'에 10만 관객이 들었고, '500일의 썸머'나 '노트북'이 잘되면서 재개봉이 늘어났어요. CGV에서 단독개봉이라는 게 생기고 나서 잘되지 않았습니까. '월요일이 사라졌다'도 90만이나 들었고, '킬러의 보디가드'도 잘 됐고요. 그래서 롯데시네마에서도 단독개봉을 만들고, 그런 트렌드가 생기면서 잘 맞아 떨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런 트렌드가 사라졌다가 최근 다시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개봉할 신작이 없다보니 인디 영화사들 뿐만 아니라 직배사들도 옛날 영화들을 꺼내들었거든요. 그래도 지금처럼 위드 코로나로 가고 있는 단계에서는 신작들이 개봉하는 추세라서 재개봉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노트북'같은 경우는 두 번째 재개봉 때 코로나 영향이 있었는데도 4만명이나 들었어요. 이렇게 극장을 찾아주시는 헤비 유저들, 일주일에 한 편은 보셔야하는 관객분들 덕분에 극장이 유지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올 연말을 기점으로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난 1월에 회사를 설립하고 여러 작품들의 배급을 맡아왔는데, 코로나 시국이 한창인데 회사를 설립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외화 회사에서 20년 정도 일을 하다보니 나이가 50이 넘기 전에 제 회사를 차리고 싶었어요. 두 번째는 오히려 코로나 상황이 저에게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보통 시나리오 단계에서 작품을 구매하는데, 어떻게 보면 도박입니다. 예를 들어 10억짜리 영화를 구매할 때 완성도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메이저 배급사인지, 유명 감독이나 배우가 나오는지 그런 걸 보는 편인데, 코로나 이후로는 마켓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또 만들어진 영화를 보러 이동할 필요가 없어서 어떻게 보면 편해진 상태입니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잘 팔렸을 영화들이 멈칫멈칫하니까 그것들을 다시 보게 되면서 공부가 되기도 했고요. 사실 처음에는 배급에 주력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신생회사다 보니까 영화를 구매하기가 녹록치 않더라고요. 그래도 외화 중에선 '그녀가 사라졌다'와 '그래비티'를 할 수 있었고, 국내 영화 중에선 '습도 다소 높음'과 '송해 1927'을 비롯해서 저예산 영화가 또 잡혀있어요. 이제는 소문이 나서 배급 의뢰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어서 '이름이 알려졌구나' 하는 정도는 되었구나 싶습니다. 덕분에 2022년도에 저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봅니다. 다시 흰 도화지에 스케치를 그리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비록 경력은 오래됐지만, 처음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심정이라서 오히려 마음이 편합니다"

- 기존의 수입·배급사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는지.

"보통 한국영화들은 배급사가 직접 마케팅까지 하는 편인데, 인디 외화의 경우는 마케팅을 따로 진행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목표로 하는 건 한국영화나 외화의 배급을 맡으면서 마케팅을 겸해서 하는 겁니다. '습도 다소 높음'이나 '송해 1927', '그녀가 사라졌다' 같은 작품도 직접 마케팅을 했고요. 그리고 영화 장르에 구분을 두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사온 영화들을 보면 '더 룸' 같이 키치하면서 구매 가격도 합리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 구매한 영화가 있는데, 제목이 '쿵푸 조라'입니다. 이걸 개봉할 땐 제목을 '남편 때려잡기'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정폭력을 당하는 아내가 무술을 배워서 남편에게 복수하는 그런 내용이거든요. (웃음) 근데 그 영화를 프랑스 영화사 고몽이 만들었습니다. 그런 류의 영화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서 오히려 독특하면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 '그래비티' 이후 개봉 스케줄은 어떻게 계획되어 있는지.

"베를린 영화제 때 시나리오와 감독만 보고 '북 오브 러브'라는 작품을 샀습니다. 토론토 영화제 때 완성본 시사가 있었는데, 내부적으로 만족하고 있어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개봉하려고 합니다. 내년에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는 건 '북 오브 러브'외 '쿵푸 조라', '트윈' 세 편이고, 올해는 '그래비티'와 '송해 1927'입니다. 저희가 설득을 해서 따온 작품입니다. 단지 지금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져서 타겟 연령층에 타격이 갈 것 같아 아쉽긴 합니다. 18일 개봉 예정인데, 이미 '근황올림픽'에서 대박이 나지 않았습니까. 오프라인은 시사예능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방송은 어디든 출연하겠다고 하시면 다 될 것 같긴 한데, 선생님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실 것 같아요. '집사부일체' 제안도 드렸었는데,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어서 '유퀴즈'라던지 '뉴스룸' 같은 프로그램 위주로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엑's 인터뷰③]로 이어집니다.

사진= 박지영 기자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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