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와이] 클락은 정말 넥센의 슈퍼맨인가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3년 차 외국인 타자 덕 클락이 올 시즌에도 조용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8 시즌 한화의 외국인 타자로 영입됐던 덕 클락은 올 시즌 넥센에서만 두 번째 시즌을 뛰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썩 나쁘지 않지만, 타율 0.273 8홈런 30타점으로 외국인 타자의 기대치에는 썩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롯데의 외국인 강타자 카림 가르시아가 타율이 0.252에 불과해도 14홈런 48타점의 '결과물'을 내고 있는 것을 본다면 더더욱 그러한 느낌이 든다. 그의 별명 '슈퍼맨'의 명성에는 다소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2% 아쉬운 활약상?

그는 실제로 한화에서 보냈던 첫 해인 08시즌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으나 시즌 막판 슬럼프로 타율이 0.246에 그쳤다. 22홈런 79타점도 썩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었다. 다행히 지난 시즌 넥센에서 타율 0.290 24홈런 90타점을 기록해 첫해에 비해서 좋아졌다. OPS도 0.789에서 0.880으로 좋아지면서 리그 중상위권은 됐다. 그래서 지난 시즌 후 김시진 감독의 재신임을 받았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과연 넥센이 클락에게 어느 정도 기대치를 원하느냐는 것이다. 지난 시즌 넥센 김 감독은 당시 외국인 타자 브룸바와 클락에게 합계 150타점을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 넥센은 부상과 노쇠화로 인해 브룸바와 재계약을 맺지 않았던 대신, 그를 놓고 장고를 거듭한 끝에 재신임을 했다. 이는 겉으로 보였던 것과는 달리 외국인 타자에 걸맞은 빼어난 활약을 했는가에 대한 고민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그는 올 시즌 넥센과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이는 김 감독의 '판단'이라기 보다는 구단 특유의 '사정'이었을 공산이 컸다.

올 시즌 OPS는 0.783으로 세 시즌 중 가장 떨어지고 있고 홈런과 타점도 지금 페이스라면 19홈런 79타점으로 지난 세 시즌 중 가장 처질 것으로 보인다. 도루도 현재 8개인데 20개를 달성하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그의 출루율 0.337 역시 세 시즌 중 가장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계는 그에 대해 '두 시즌 연속 20-20 달성 자로서 공수주에서 평균이상의 활약을 하고 해주는 선수'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는 공수주에서 비교적 좋은 플레이를 하지만 팀 승리를 가져오는 확실한 '임팩트'를 심어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뜻과도 어느 정도 통한다.

화려함 보다는 꾸준함

예상대로 올 시즌 클락은 리그 평균치를 약간 웃도는 성적을 내고 있다. 그의 타율 0.273은 올 시즌 리그 평균 타율과 정확하게 일치하지만, 그의 득점권 타율은 0.265로 리그 평균 0.284에 비해 떨어진다. 2개에 그친 결승타도 다소 아쉽다. 볼넷/삼진의 비율도 0.5로 리그 평균과 팀 평균 0.56에 못 미친다. 우투수 상대 타율 0.281에 비해 좌투수 상대 타율 0.257도 다소 아쉽다. 실책 4개, 수비율 0.951도 지난 두 시즌에 비해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물론 타율은 1번 타순에서만 0.238일 뿐, 3번과 5번에서는 0.307 10타점, 0.270 12타점으로 나쁘지 않다. 최근 그는 톱타자로 나서지 않고 있다. 게다가 득점권 타율도 0.265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0.289이며, Lever Index에 따른 중요한 상황에서도 0.279로 자신의 타율을 웃돌고 있다. 썩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정도의 성적은 아니다.

타수당 장타 비율도 9.1%로 세 시즌 중 가장 처지지만 리그 평균 7.6%에 비해 약간 높아 리그 16위에 올라있다. 팀 내에서는 강정호 다음 가는 성적이다.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절대 장타율도 0.173으로 리그 평균 0.135에 비해 약간 높아 리그 17위에 올라있지만 역시 팀 내에서는 강정호 다음으로 높다. 도루 성공률도 80%로 리그 평균 70%를 웃돈다.

원래 공수주를 두루 갖춘 선수들은 특정 분야의 성적은 썩 도드라지지 않는 법이다. 클락도 이런 케이스다. 팀 내에서는 수준급 실력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성적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슈퍼맨'보다는 '살림꾼'에 가까운 모습이다. 시즌 타율은 2할 대 초반을 기록하다가 5월 말부터 꾸준히 타격감을 보이며 2할 대 중 후반으로 끌어올린 상태다. 지난 주말 목동 KIA 3연전에서는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수비와 주루 플레이도 꾸준한 모습이다.

결국, 외국인 선수가 살림꾼에 가까운 모습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평가의 잣대가 달라질 수 있다. 클락이 이 페이스로 올 시즌을 마친다면, 넥센은 다시 한번 그의 거취를 놓고 장고를 거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클락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사진= 클락 (C) 넥센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