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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탐정' 첫방] 교양인가 예능인가…넘치는 지식, 웃음은 글쎄

기사입력 2016.10.06 07:08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레시피 추리쇼 '음식탐정'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KBS 2TV '음식탐정'은 옛 문헌에 기록된 음식을 레시피와 주어진 힌트를 통해 추측해만들어 경합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쿡방과 추리 예능의 결합으로 관심을 모았다. MC 박지윤과 조세호의 진행에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해설자로 나선 가운데, 돈스파이크와 중식셰프 유방원, 홍윤화의 채낙영, 모델 주우재와 오스틴 강, 그리고 유창준 셰프와 공승연 부녀가 한 팀을 이루어 출격했다.
 
첫 번째 경합 주제는 이순신 장군이 즐겨드신 보양식이었다. 음식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음식은 어떤 모양인지 모두 이순신 장군의 주변인들의 기록으로 힌트가 주어졌다. 하지만 이 힌트만으로는 주재료는 물론 양념이나 기타 부재료들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이들은 주어진 힌트뿐만 아니라 그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던 재료와 아닌 재료를 구분해야했다.

황교익은 음식 재료로 고추를 집어 든 돈스파이크를 보며 "고추는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지적했고, 육수릴 위해 멸치똥을 빼는 주우재를 보면서는 "조선시대에는 건어물 육수를 쓰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음식과 관련한 역사 지식을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에 "이 음식을 먹는 것을 '연포회'라고 했다"라고 기록된 글과 눈을 가리고 한 시식을 통해 추리하며 음식을 만들었다. 음식의 정체는 두부적을 닭 육수에 끓여낸 '연포탕'이었다. 현재 우리가 먹는 연포탕과 달리 낙지가 들어가지 않았다. 연포는 부드러운 두부를 뜻하는 말이다.

두번째 '여유당전서' 힌트를 통해 금고에 들어있던 숨은 힌트를 독식한 주우재팀은 두부적은 정확하게 추리했으나, 육수에서 닭을 쓰지 않아 탈락했고, 공승연의 미각으로 닭육수까지 추리해 낸 공승연 팀은 '연포'에 집중해 낙지를 탕에 넣어 탈락했다.

결스엥 진출한 돈스파이크팀과 홍윤화팀의 최종 과제는 1721년 '잡지'에 기록된 진주면이었다. 옛 문헌에 적힌 레시피가 고어 그대로 주어졌고, 이어 조세호가 음식을 먹는 소리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림이 힌트로 주어졌다. 모든 힌트에서 녹두알 같은 형태의 고기면을 유추해 낸 돈스파이크가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도 아니고, 주어진 레시피대로 요리를 잘 만드는 것도 아닌 추리를 통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역사적인 배경까지 고려해서 요리를 만들어야 했기에 깨알같은 역사지식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황교익은 '음식탐정'에 잘 맞는 해설자였다. 그는 음식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시청자의 궁금증을 채워줬다.

박지윤과 황교익의 케미도 좋았다. 박지윤은 적절할 때 황교익에게 질문을 하고, 쉬운 말로 정리를 잘했다. 옛 문헌을 막힘없이 읽어내며 아나운서다운 지성미도 발휘했다. 하지만 함께 MC를 맡은 조세호의 활약은 눈에 띄지 않았다. 조세호는 요리가 진행중인 스튜디오에서 진행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눈에 띈 부분은 공승연에게 말을 걸 때 뿐이었다.

이밖에도 음식 설명에만 집중한 나머지 출연진 개개인의 매력, 특히 팀 간 케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우승팀인 돈스파이크 팀은 생긴 것과 달리 섬세한 추리력을 지닌 돈스파이크와 대륙의 기상으로 큼직하게 재료를 사용하는 유방원의 상반된 매력이 어우러져 음식 경합에서 뿐만 아니라 캐릭터적으로도 가장 눈에 띄었다. 돈스파이크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는 유방원의 모습은 40대 아재들의 귀여운 반전 매력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다른 팀에서는 캐릭터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공승연과 유창준 셰프의 부녀 케미는 방송 전부터 화제였지만, 공승연의 아름다운 외모만 돋보였고, 자칭 '셰프계의 GD'인 채낙영 셰프의 자신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추리를 해서 요리를 만드는 쿡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홍윤화의 먹방도 없었다. 오스틴 강과 주우재의 같이 있기만 해도 훈훈한 비주얼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지 않았다. 주우재는 경합에서 주어진 두 번째 힌트를 혼자 풀며 주목받았지만, 과묵한 오스틴 강은 방송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라디오스타'에 도전장을 내민다며 수요일 오후 11시 시간대에 등장한 '음식탐정'. 첫 회에서 보여준 웃음으로는 '라디오스타'에 훨씬 못미친 듯 하다. 하지만 '음식탐정'에는 역사와 음식 지식을 알아가는 재미라는 '라디오스타'에는 없는 매력이 있다. '음식탐정'이 앞으로 출연진의 매력과 케미를 살려 지식에 웃음까지 더한 진정한 예능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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