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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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③] 안성기 "내년이면 연기 60년, 늘 새로운 마음"

기사입력 2016.07.02 07:30 / 기사수정 2016.07.01 21:40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한국 영화의 산증인인 안성기는 올해로 59년, 내년이면 60년의 연기 인생을 맞게 된다.

"나도 실감이 안 나. 여러분도 그럴 거야"라며 취재진을 향해 웃음지은 안성기는 "5살 때부터 (연기를) 했으니, 몇 년 더 가면 지구상에서 제일 오래 배우를 한 사람이 될 것 같아요. 오래 했다는 게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행복하고 고맙고 그렇죠"라며 진심을 털어놓는다.

1957년 '황혼열차'로 데뷔해 올해 개봉한 '사냥'에 이르기까지, 16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을 함께 하며 영화라는 한 우물만 파온 그다. 특히 '사냥'을 통해서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던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하기도 했다.

"'사냥'으로 가능성을 넓혀놓아서 기분이 더 좋죠. 할아버지의 모습이긴 하지만, 기운이 빠진 느낌일수도 있는데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봤을 때는 '무슨 일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어떤 기대감을 주기 때문에, 개인 대 개인으로서도 어떤 연기의 영역이 확장됐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확장은 연기의 정년이 늘어났다는 뜻도 되겠죠. 선배님들 중에 예전부터 해 오던 분이 (지금도) 계속 하시는 분들은 없어요. 어쩌다 몇 년에 한 편 그럴 텐데, 그것보다는 계속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거죠."

160편의 작품 수에 대해서도 "어렸을 때 했던 6~70 작품들은 잘 모르겠어요. 누구도 잘 모를 거예요, 필름이 없으니까. 보존상태가 안 좋아서, 스무 개 정도나 남았으려나요. 그리고 그 때는 조연으로 많이 나왔고, 잠깐 나오는 경우도 많아서 70몇 작품이라고 하지만 실제의 70편의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회상했다. 안성기가 지나온 어마어마한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다시 느껴지는 순간이다.

60주년을 앞둔 특별한 행사 계획은 아직 갖고 있지 않지만, 차기작은 결정된 상황이다. '워낭소리'를 연출한 이충렬 감독과 함께 하는 '매미소리'를 준비 중이다. "굉장히 기대가 돼요. 준비할 게 많더라고요"라며 눈을 빛내는 그의 연기 열정이 다시 한 번 엿보인다.


영화계 맏형인 안성기에게는 늘 연기 외적으로 주어지는 주변의 기대와 시선이 자리하고 있다. 안성기는 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 첫 민간 조직위원장을 제안 받았지만 거절했던 사연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가외 영화 일은 몇 가지(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 유니세프 친선대사)하고 있죠. 정말 많이 해요.(웃음) 다른 것을 더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고, 이 정도로 해서 균형이 잘 이뤄지는 것 같아요. 또 영화를 열심히 해야 효과가 있는 거지, 본업 외에 일이 많아서 본업에 충실치 못하면 다른 것도 동력을 잃을 것 같아요. 지금 이 정도의 일이 제게는 가장 적당한 거죠. 부산국제영화제도 마찬가지에요. 부산국제영화제는 지금 워낙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거기에 올인해서 틀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능력은 제가 모자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사한 거죠."

59년을 영화와 함께 해 온 그지만, 일상 속에서 접하는 영화중에서 소위 말하는 '무서운' 느낌이 나는 작품들은 보지 못한다는 답을 전했다. '국민배우도 못 보는 영화가 있구나'란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최근에 본 영화요? 극장에는 아무래도 편하지 않아서 어쩌다 한 번 가서 보는 편인데, 최근에는 재개봉했던 '인생은 아름다워'를 봤어요. '곡성'은 무섭다 그래서 못 봤어요. '검은 사제들'도 아직까지 보지 못했죠. 그런 건 못 보겠더라고요. 상상력이 좋다고 해야 하나, 무서운 분위기를 보고 있으면 뭔가 나타날 것 같고.(웃음) '퇴마록'에도 출연했으면서 왜 무서워하냐고요? 내가 찍은 작품은 촬영할 때의 그 장난스러움을 아니까 그렇죠.(웃음)"

인터뷰 내내 모든 질문에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소탈한 대답을 이어가던 안성기는 자신의 지난 연기 인생을 '안정적인 주식'에 비유하며 "예전부터 큰 폭등도, 폭락도 없었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겼다. 여전히 매 작품을 만날 때마다 새롭고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는 그다.

"해 본 역할도 많지만, 안 해 본 역할 역시 무지 많아요.(웃음)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나, 그 인물을 통해 느끼는 시각이 그때그때마다 달라지잖아요. 당연히 같을 수 없겠지만, 그러니까 그 인물에 대한 해석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거죠. 늘 새로운 느낌이에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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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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