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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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무녀굴', 배우 유선의 또 한 번의 도전 (인터뷰)

기사입력 2015.08.25 06:40 / 기사수정 2015.08.24 21:29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유선이 영화 '퇴마:무녀굴'(감독 김휘)로 다시 관객을 찾아왔다.

지난해 1월 딸을 출산한 유선은 올해 2월 SBS 드라마 '인생추적자 이재구' 출연에 이어 2012년 '돈 크라이 마미' 이후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퇴마:무녀굴'을 택했다.

신진오 작가의 공포소설 '무녀굴'을 원작으로 한 '퇴마:무녀굴'은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김성균 분)과 그의 조수 지광(김혜성)이 기이한 현상을 겪는 금주(유선)를 치료하던 중 그녀 안에 있는 강력한 존재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극의 중심에는 유선이 있다. '검은집'과 '이끼' 등 스릴러와 공포물에서 더욱 존재감을 발휘했던 유선은 금주를 연기하며 귀신에 빙의되고, 실체가 불분명한 악귀와 사투를 벌이는 등 흔히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불리는 공포 연기를 실감나게 소화했다.

'퇴마:무녀굴'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유선은 "작품을 결정할 때 굉장히 빠르게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3일 동안 고민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민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오랜만의 복귀인데, 또 어두운 영화를 갖고 나오는 게 맞는가'와 '배우로서의 다음 행보에 혹여나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하는 부분이었다.

유선은 "극 중에서 아이 엄마로 나오는데, 너무 섬뜩한 일을 경험하지 않나. 실제로도 18개월 된 딸이 있기 때문에 그런 두려움과 섬뜩함이 실제의 내 삶속에 영향을 받을까봐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고 고민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의 느낌도 '너무 무섭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 읽은 대본을 덮고 나니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함께 들며 조금씩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유선은 금주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역할의 비중만큼 그 연기의 폭은 다른 영화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생각했고, 그 길로 김휘 감독을 찾아가 여러 이야기들을 나눈 끝에 감독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이후의 준비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유선은 "밤에 대본을 보는 게 두렵더라. 밤에 대본을 보면서 다음 신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잠에서 깨서 울고 그러면 괜히 기분이 안 좋고 자꾸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유선은 대본을 보는 시간을 낮으로 최대한 옮기는 법을 선택했다. 그는 "촬영이 부산에서 진행됐었다. 그래서 바닷가를 최대한 활용했는데, 연기를 준비하고 대사를 읊조리는 것도 바닷가를 걸으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그랬다. 그런 점은 참 좋았다"며 미소를 보였다.

그에게 이번 작품은 '혼자 풀어야 되는 숙제'와도 같았다. 다른 존재에 대한 파악과, 그게 내 안에 들어왔다는 걸 믿는 과정. '내가 빙의가 됐다' 혹은 '내 안에 다른 영혼이 들어왔다'는 것을 스스로 신뢰하고 몰입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 시간들을 마냥 힘들게만 보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김성균, 차예련, 김혜성 등 작품을 함께 한 든든한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고의 팀을 만난 것 같다"고 뿌듯한 웃음을 내보인 유선은 "사실 우리 팀 멤버로는 코미디를 찍어야 맞는다는 말도 나왔다. 감독님은 엄마, 저는 맏딸, 차남은 (김)성균이, (차)예련이는 둘째 누나, 막내는 (김)혜성이. 이렇게 가족 같은 느낌이었는데, 감독님이 엄마인 이유는 엄마처럼 따뜻한 포용력이 있는 분이기 때문이다"라며 유난히 화기애애했던 현장의 팀워크를 되새겼다.

하지만 촬영 종료를 알리는 '컷' 소리와 함께 '배우 유선'에서 '엄마 유선'으로 곧바로 돌아가야 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그였기에, 촬영 후의 여가 시간을 예전만큼은 많이 즐기지 못했다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며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생각의 태도를 함께 언급했다.

출산 이후에도 연기가 정말 그리웠다는 유선은 "사실은 더 빨리 나오고 싶었다"며 시원한 웃음을 보였다. 그는 "나는 충분히 쉬고 나온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연기 갈증은 많았지만, 아이를 집에 두고 나올 만큼의 동기부여가 되는 작품을 만나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퇴마:무녀굴'을 만난 것이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작품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어느새 정통 공포물을 만나보기 힘들어진 요즘, 그의 말처럼 '퇴마:무녀굴'은 단순한 공포가 아닌 그 안에 이야기를 녹여내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한층 더한다.

유선은 "역사적 배경이 있고, 기존 영화와 다르게 우리나라 설화를 모티브로 하지 않나. 묵직하지만, 또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포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조건 공포 영화 마니아만 좋아할 게 아니라 무서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볼 수 있는 영화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며 영화를 홍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엄마가 되고, 또 엄마를 연기하면서 한층 더 깊어진 여유로움과 연기에 대한 아낌없는 열정, '퇴마:무녀굴'을 통해 연기 인생의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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