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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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안녕' 강정호가 추억할 히어로즈

기사입력 2015.01.25 07:30 / 기사수정 2015.01.25 10:51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서프라이즈(애리조나), 나유리 기자] "섭섭하죠. 진짜 가기 싫지…."

이제 피츠버그 소속 메이저리거가 된 강정호(28)는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과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얼핏 보면, 그냥 넥센 선수로 보일만큼 같은 훈련을 소화한다.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다. 자율 훈련 시간이 주어지는 오후에는 가벼운 러닝이나 이지풍 트레이너 코치의 간단 지도만 받고 숙소에서 영어 공부를 하거나 휴식을 취한다. 넥센 선수들과 다른 유일한 점이다. 

그런 강정호를 보고 넥센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구단 직원들도 농담 삼아 한마디씩 건넨다. "너 도대체 언제 가냐. 이제 좀 가주면 안되냐." 구박 아닌 구박을 받으면서도 강정호는 웃는다. 모두들 강정호와의 작별을 섭섭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아쉬운 사람은 강정호다. 강정호는 2006년 넥센의 전신 격인 현대에 입단해 지금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다. 히어로즈의 창단과 하위권을 맴돌았던 암흑기 시절 그리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모두 팀의 일원으로 지켜본 유일한 선수다. 그래서 섭섭한 마음인지 강정호는 괜히 "이젠 야수 미팅에 끼워주지도 않는다"며 투덜대기도 한다. 

강정호도 내내 히어로즈와 함께 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있다. "오늘까지 한 50번째 '언제 가냐'는 질문을 들었다. 안갈거다"며 고개를 저은 강정호는 넥센을 떠나게 돼 섭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넥센을 떠난다는 생각을 하면 가기 싫다"며 주저 없이 아쉬움을 털어놨다. 진심이었다.

그런 그에게 슬쩍 한국시리즈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강정호는 치명적인 수비 실책을 해 쓴 아픔을 삼켰었다.

"마음이 급했던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놓쳤다. 원래 야구를 하다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실책을 하는 날도 있고 그렇다"는 강정호는 우승을 못해 울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왜 우냐"고 반문하며 "앞으로 야구 할 날이 훨씬 더 많은데 울지 않았다. 다만 속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넥센이 우승을 하고 메이저리그에 가게 된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말에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정호는 "내 20대를 여기서 보냈다. 3년차때 히어로즈가 됐고, 처음엔 힘들었다. 항상 경기를 졌기 때문에. 하지만 이제는 지면 화가 나는 강팀이 된게 좋다. 뿌듯하다"며 팀의 성장을 누구보다 의미있게 되새겼다.

소속팀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전인 2월초까지 강정호는 넥센 캠프에서 훈련을 함께 한다. 강정호와 넥센이 작별 인사를 할 '잠시만 안녕'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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