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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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급제동 걸린 '비정상회담', 전화위복 삼아야

기사입력 2014.10.31 12:29 / 기사수정 2014.10.31 14:37

김승현 기자
비정상회담 ⓒ JTBC 방송화면
비정상회담 ⓒ JT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기미가요 논란에 휘말렸던 '비정상회담'이 책임 프로듀서 겸 연출자를 경질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JTBC는 31일 "'비정상회담' 1회(7월 7일 방송)와 17회(10월 27일 방송)에 일본 대표 등장시 기미가요를 사용해 국민 정서를 해치고, 또 시청자 여러분들을 불편하게 해드렸다. 깊이 반성하며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금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며 '비정상회담'의 책임 프로듀서 겸 연출자를 보직 해임 및 경질하기로 했다. 기미가요를 배경음악으로 채택한 프리랜서 음악감독에 대해서도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업무계약 파기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27일 방송된 '비정상회담'에서는 타쿠야 대신 일일 비정상 대표로 온 히로미츠의 등장 배경음악으로 기미가요가 깔려 논란을 낳았다. 기미가요는 일본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노래로 욱일승천기와 더불어 일본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꼽힌다.

방송 이후 뿔난 시청자들은 '역사의식 부재'라는 질타를 쏟아냈다. 이후 제작진은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사과했지만,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기미가요'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배경음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에서 사과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비정상회담'은 책임 프로듀서인 임정아 PD를 경질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JTBC는 관계자는 "임정아 PD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물러났다"며 "국민정서에 반하는 크나큰 잘못이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좋은 방송 콘텐츠 생산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란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다양한 국적의 출연진들을 통해 타문화를 존중하고 균형의 가치를 전파하는 데 기여해왔던 '비정상회담'은 기미가요 논란으로 '균형감'을 잃으면서 큰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애정을 보였던 시청자들 중에도 '배신감'을 토하며 등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TV프로그램도 얼마든지 '실수'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사소한 실수냐 '용서받지 못할' 실수냐의 문제다. 그런 면에서 이번 기미가요 논란은 제작진으로서는 뼈아픈 실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일부에서 제기하는 "프로그램이 막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은 가혹한 면이 있다. 이번 사태는 '부주의한 관리'의 문제이지 프로그램 '본질'의 문제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JTBC 측이 책임 프로듀서를 경질하면서 '일벌백계(一罰百戒)'의 조치를 취한 것도 '관리 책임'은 확실히 묻되, 그동안 '비정상회담'이 지니고 있던 가치에 대해서는 제대로 살려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JTBC 관계자도 "논란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잘 달리던 '비정상회담'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대로 주저앉기에는 '비정상회담'이 가진 장점이 매우 아깝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전의 사랑받던 '비정상회담'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제작진이 다시 한번 자신들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성 있게' 되돌아보면서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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