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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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터 이준형, '어머니의 이름'으로 성장하다

기사입력 2011.11.29 11: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어릴 때부터 기본기와 스케이팅 스킬을 강조하셨던 어머니가 옳았습니다. 어릴 때는 저도 점프에 큰 욕심이 없어서 어머니의 뜻을 따랐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한동안 한국 피겨 남자 싱글은 김민석(18, 고려대)과 이동원(15, 과천중)의 대결 구도로 진행됐다. 이준형(15, 도장중)은 이들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올 시즌 비로소 자신의 날개를 펼쳤다.

이준형은 올 시즌, 한국 남자 피겨의 역사를 새롭게 바꿨다. 지난달 8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6차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주니어 그랑프리에 처음으로 출전해 성과를 얻은 이준형은 국내 대회 정상에 도전했다.

그동안 국내대회에서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오른 이는 김민석과 이동원이었다. 이들에 이어 '만년 3위'에 머물던 이가 이준형이었다. 하지만, 점프의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이준형의 비상이 시작됐다.

이준형은 지난해부터 지현정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그 전까지 이준형의 스승은 어머니인 오지연 코치(42)였다. 김연아(21, 고려대)의 어린 시절 코치이기도했던 오 코치는 7년 동안 '스케이터 이준형'을 완성했다.

어린 시절, 말을 잘 듣던 아들은 사춘기가 오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로서 코치를 하기엔 한계점이 있는 것은 판단한 오 코치는 지난해부터 한걸음 물러섰다. 비록, 아들의 코치 역할은 더 이상 하지 않았지만 7년 동안 축척해 놓은 기량은 마침내 터지고 말았다.

어린 시절부터 이준형이 주력한 것은 기본기와 스케이팅이었다. 일찍부터 기본기를 탄탄히 익혀야 훗날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오 코치는 점프 지도에 집착하지 않았다.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진 뒤, 점프 연습을 해도 늦지 않다는 오 코치의 지도 방식에 이준형은 잘 따라왔다. 그리고 마침내 주니어 그랑프리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이번 랭킹전 우승을 차지한 이준형은 내년 1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리는 '제1회 동계유스올림픽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지난 여름, 미국 LA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아이스링크로 전지훈련을 다녀왔어요. 그곳에서 훈련을 하면서 점프 성공률에 자신감을 얻었어요. 또한, 전지훈련을 마치고 국내로 들어와 아이스쇼에 출연했는데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겠구나'라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이준형은 이번 랭킹전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다운그레이드와 롱에지를 받지 않았다. 정확하고 깔끔한 기술을 구사한 점도 성과였다.

점프를 일찍 뛰는 것보다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는데 집중했던 어머니의 지도가 이준형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사진 = 이준형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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