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사상 최초로 4강에 오른 모로코가 홈경기를 원해 대한민국 원정을 거부하자 팬들이 불만을 드러냈다.
아랍 매체 '알야만24'는 21일(한국시간)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이 일본, 대한민국과의 평가전을 거부한 이유"라고 보도했다.
모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에 올라와 있는 세계적인 축구 강국이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프리카 예선에서도 7전 전승을 기록해 아프리카 국가들 중 가장 먼저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모로코는 오는 10월 A매치 기간에 한국과 평가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었는데,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왈리드 레그라귀 감독의 반대로 불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매체는 "왈리드 레그라귀 감독은 10월에 일본과 한국과의 친선경기 제안을 거부하고, 라바트(모로코 수도)에서 바레인과 경기를 치르는 것을 선호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일본은 모로코 왕립축구연맹에 친선 경기 개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접촉했다"라며 "그러나 레그라귀 감독은 일본 측이 도쿄에서 경기를 개최하기를 원한다는 이유로 이 제안을 거부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레그라귀 감독은 연맹 관계자에게 모로코에서 경기를 치르는 걸 받아들인 국가대표팀의 제안을 수락할 것을 촉구했다"라며 "그는 2025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을 준비하고 익숙해지는 것과 무레이 압델라 경기장의 모로코 팬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홈경기를 고집해 한국, 일본 원정을 거부한 모로코는 오는 10월 10일 바레인과 홈경기를 치른다.
반면 한국은 10월에 브라질, 파라과이와 친선전을 가진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10월 10일 브라질과 친선전을 가지고, 14일엔 파라과이를 상대한다. 두 경기 모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레그라귀 감독이 홈경기를 원한다는 이유로 아시아 축구 강호인 한국, 일본과의 평가전을 피하자 모로코 축구 팬들이 불만을 드러냈다.
일본과 한국은 FIFA 랭킹에서 각각 19위, 23위에 오른 아시아 축구 강호이다. 두 나라 모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반면 모로코가 한국, 일본을 대신해 평가전 상대로 낙점한 바레인의 FIFA 랭킹은 88위이다.
이들은 모로코가 2026 북중미 월드컵과 오는 12월 자국에서 열리는 2025 CAF 네이션스컵을 앞두고 있기에 강팀들과의 평가전 기회를 거절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모로코 축구 팬들은 댓글로 "레그라귀 감독은 팀 성적 향상이나 대회 준비에 관심이 없다. 자신의 명성을 쌓고 기록 유지에만 신경을 쓴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앞두고 경질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를 두려워해 강팀과의 경기를 피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모로코와 한국 간의 평가전은 오는 11월 A매치 기간에 성사될 수도 있다.
모로코 언론 '레 마르텡'은 지난 13일 "모로코는 오는 12월21일부터 내년 1월18일까지 열리는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에 출전한다"라며 "이에 앞서 브라질과 평가전이 아니라 한국, 일본과 A매치를 벌일 확률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어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축구협회는 내년 11월 서울 등에서 모로코와 친선경기 개최하겠다는 공식 제안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모로코가 오는 10월 한국과의 A매치 제안을 거절한 이후 새로운 조치"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아직 11월 A매치 2연전 중 한 경기를 확정 짓지 못한 상황이다. 홍명보호는 11월 14일 국내에서 남미의 볼리비아와 평가전을 가진다. 경기 장소와 시간은 추후에 확정될 예정이다.
모로코가 11월에 한국 원정을 떠나 축구 팬들의 불만을 달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