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유림 기자) 최불암이 '한국인의 밥상'을 마무리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1TV ‘한국인의 밥상’ 700회 특집에서는 14년 3개월 동안의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최불암의 뭉클한 마지막 인사와 새로운 바통을 이어받은 최수종의 힘찬 첫 걸음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2011년 1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밥상 위에서 풀어낸 ‘한국인의 밥상’의 상징과도 같은 최불암과 함께했던 그동안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순간들로 시작됐다.
“돌아보니 모든 순간이 선물이었습니다”라는 최불암의 내레이션은 마치 손때 묻은 오래된 일기장에 꾹꾹 눌러쓴 아버지의 일기처럼 시청자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겼다.
“앞서 걸어가신 그 뒷모습을 보고 배우며, 한 발 한 발 걸어가 보겠습니다”라는 다짐의 말과 함께 ‘한국인의 밥상’을 이어받은 새로운 프리젠터 최수종은 “처음처럼 설레는 게 또 있을까요”라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14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다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 방송의 봄날, 최수종은 아궁이 앞에서 어머니처럼 반겨주는 강부자, 27년 전 드라마 ‘야망의 전설’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춘 이정현, 봄 향기 가득한 제철 식재료를 들고 나타난 박찬일 셰프와 함께 첫 번째 밥상의 추억을 나눴다.
최수종, 강부자, 이정현, 박찬일은 가마솥 앞에서 익어가는 감자와 옥수수를 함께 먹으며, 제철음식과 고향, 그리고 맛의 기억을 되새겼다.
강부자는 봄이면 강경에서 즐겨 먹던 ‘웅어회’가 떠오른다며 그리운 고향의 맛을 떠올렸고, “음식은 요리 시계와도 같다”는 박찬일 셰프는 향긋한 봄을 닮은 ‘봄조개냉이볶음면’을 대접해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어머니의 요리법 그대로 직접 만든 파김치를 담가서 가져온 이정현은 4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혀 시청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편, 즘떡, 무쇠칼, 명아주나물전병 등 엄마가 매일 차려주던 그리운 밥상의 기억과 어릴 적 고구마를 얇게 썰어 말려 허기를 달래던 빼때기, 배추 겉잎에 소금과 새우젓만 넣어 담근 삭힌 김치, 구로공단 봉제노동자들의 하루 끝을 위로하던 떡볶이까지 ‘한국인의 밥상’ 700회는 음식을 통해 가난과 결핍의 시대를 뜨겁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감동과 울림을 더했다.
제작진은 “700회라는 숫자보다 더 값진 것은 그동안 ‘한국인의 밥상’이 담아낸 수많은 이야기들이다. 이번 700회 방송은 최불암과 함께한 시청자들에게 바치는 진심 어린 헌사이자, 최수종과 함께 떠나는 새로운 여행을 축복하는 자리다.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최불암에서 최수종으로 대를 이어가는 위대한 맛의 유산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40분 우리의 삶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예정이다.
사진=KBS1
이유림 기자 dbfla4676@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