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포수 박민준이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일본 선수단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일본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캡틴 양의지의 뒤를 받힐 세이브 포수가 탄생할 수 있을까. 이번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장면은 바로 백업 포수진 경쟁이었다. 기존 백업 포수 김기연이 허리 부상으로 중도 낙마한 가운데 젊은 피인 류현준과 박민준이 조인성 배터리코치의 지옥 훈련 아래 큰 성장세를 보였다.
류현준이 남다른 타구질을 통해 공격형 포수로 주목받는다면 박민준은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는 포수다. 박민준은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도 일본프로야구(NPB) 선수들의 훈련을 눈에 담고자 짧은 점심시간을 또 쪼개 홀로 더그아웃에 앉아 있었다.
두산 관계자는 "점심시간이 30분도 안 되는데 박민준 선수는 항상 시간을 쪼개서 일본 구단 선수들의 그라운드 훈련을 지켜보더라. 일본 포수들의 루틴이나 움직임이 어떤지 눈에 담으려는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민준은 "일본야구 선수들이 몸을 풀고 훈련하는 걸 보면 다른 게 느껴져서 보고 배우는 게 진짜 많더라. 지난해 일본 교육리그부터 점심시간을 쪼개서 일본 포수들의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포수로서 출전해 타석에 있는 일본 타자들과 상대하는 것도 정말 큰 경험이다. 커트를 정말 잘해서 정수빈 선배님이 9명이 있는 느낌이 자주 든다"며 고갤 끄덕였다.
2002년생 동강대학교 출신 박민준은 2023년 8라운드 전체 79순번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2023시즌을 퓨처스팀에서만 보낸 박민준은 2024시즌 1군 데뷔 기회를 얻었다. 박민준은 2024시즌 1군 5경기에 출전한 뒤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도 승선했다.
박민준은 이번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당연히 이름을 올렸다. 박민준은 일본 미야자키 캠프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 9회 결정적인 도루 저지와 함께 승리 수훈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민준은 "시드니 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하면서 일본 캠프까지 살아남고 싶었다. 수비 안정감이 내 최고 강점이라 그런 부분을 잘 보여드리고 싶었다. 다행히 실전 경기에서도 그런 좋은 그림이 나오면서 수훈선수 상까지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라며 웃음 지었다.

두산 베어스 포수 박민준이 주전 포수 양의지의 뒤를 받힐 세이브 포수로 성장하고자 한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포수 박민준이 주전 포수 양의지의 뒤를 받힐 세이브 포수로 성장하고자 한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포수 박민준이 주전 포수 양의지의 뒤를 받힐 세이브 포수로 성장하고자 한다. 두산 베어스
조인성 배터리코치는 박민준과 류현준을 데리고 호주 캠프부터 지옥 훈련을 마다하지 않았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믿고 맡길 수 있는 1이닝 세이브 포수 자리까지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인 까닭이다.
조 코치는 "박민준 선수는 젊은 포수들 가운데 기본기가 가장 탄탄한 선수다. 다만, 실전 경기 출전 숫자가 적었기에 경기 감각이나 운영에서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힘든 훈련을 계속 이어왔다. 크게 성장했지만, 정말 1군에서 마지막 1이닝을 완벽하게 맡길 수 있느냐 문제에선 아직 멀었다고 본다. 감독님 걱정을 덜어드릴 세이브 포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조 코치는 "어렸을 때 기술 체력을 제대로 키우지 않으면 한 살을 먹을 때마다 그걸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금 나이 때 그런 걸 길러야 나중에 위기 상황에서 순발력이 자동으로 발휘된다"며 "훈련을 많이 가져가면서 어린 포수들이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이니까 재밌다.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훈련이 모자라서 내 실력을 발휘 못 했단 걸 깨닫는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준은 조 코치와 기본기 훈련에 대해 지루함과 싸우는 시간이라고 바라봤다. 그래도 박민준은 1군 마지막 1이닝을 믿고 맡길 세이브 포수가 되기 위해 그 시간을 버텼다.
박민준은 "훈련 시간이 4시간이면 3시간 30분 정도를 기본기 훈련에 매진한다. 정확하게 잡고 정확하게 던지는 기본기만 연습한다. 할 수 있는 것만 하라는 거 강조하신다. 다시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로 돌아간 느낌이다. 힘들다기보다는 지루함이 더 큰데 결국 1군 마지막 1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포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출전 시간이 짧아도 정말 그 순간을 실수 없이 완벽하게 승리로 막아야 하니까 더 어려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KBO리그와 두산 구단 리빙 레전드인 팀 선배 포수 양의지를 바로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박민준에겐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자산이다.
박민준은 "두산에 오기 전엔 양의지 선배님이 이렇게 열심히 훈련하실지는 솔직히 생각 못 했다. 함께 해보니까 정말 예상보다 훨씬 많은 훈련 양을 소화하시고, 섬세하게 훈련 프로그램에 임하시더라. 다가오는 게 어렵지 않도록 잘 대해주시니까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에게도 그런 대선배님처럼 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누가 없을 때 그 자리에 들어가는 역할이니까 항상 준비를 잘하고 있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민준은 "수비형 포수가 가장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한다던데 나도 주변에서 오랫동안 야구하겠단 소리를 자주 듣는다(웃음)"며 "아직 내 이름을 모르실 두산 팬들이 훨씬 많으실텐데 올해부터 차근차근 내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민준이라는 이름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 베어스 포수 박민준이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포수 박민준이 주전 포수 양의지의 뒤를 받힐 세이브 포수로 성장하고자 한다. 두산 베어스
사진=미야자키, 김근한 기자/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