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토크 시티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배준호가 다시 한 번 골 감각을 뽐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스토크 시티는 26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에 위치한 BET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31라운드 순연경기에서 미들즈브러에 1-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스토크 시티는 2연패에 빠지며 8승 11무 15패(승점 35)로 20위에 머물렀고, 강등권 마지노선인 22위 플리머스와의 승점 차가 5점에 불과해 남은 시즌 동안 처절한 강등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날 선발출전한 배준호는 스토크 시티의 왼쪽 윙어에 자리했다.
홈팀 스토크 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빅터 요한슨이 골문을 지켰고, 엔다 스티븐스, 마이클 로즈, 애슐리 필립스, 벤 윌모트가 백4를 구성했다. 그 앞 3선 미드필더로 타츠키 세코, 루이스 베이커가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2선에 배준호, 앤드류 모란, 밀리언 마누프가 출전했고, 최전방은 네이선 로우가 상대 골문을 노렸다.
원정팀 미들즈브러도 같은 4-2-3-1 전략을 준비했다. 마크 트래버스가 골키퍼 장갑을 낀 채, 안페르네이 데이크스테일, 다엘 프라이, 조지 에드먼드슨, 네투 보르지스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에이든 모리슨, 헤이든 해크니가 출전했고, 2선에는 마르쿠스 포르스, 모건 휘태커, 핀 아이작 아자즈가, 최전방 원톱에는 토미 콘웨이가 공격진으로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미들즈브러가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공격을 전개했다. 이른 시간에, 스토크 시티의 골키퍼 요한손이 무리하게 전진하며 실수를 범했지만 미들즈브러의 공격수 휘태커가 이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미들즈브러는 경기 시작 19분 만에 포르스의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휘태커의 어시스트가 있었다.
이후 28분에는 포르스가 스토크 시티 수비진을 가볍게 제치고 완벽한 찬스를 만들었지만, 콘웨이가 결정적인 기회를 날리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반 종료 직전, 배준호가 동점골을 기록하며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전반 45분 오른쪽 측면에서 모란이 로우에게 헤딩 패스를 연결한 후, 다시 공을 받아 날카로운 컷백 크로스를 배준호에게 전달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배준호는 침착하게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득점을 뽑아냈다.
이는 배준호의 시즌 두 번째 골이다. 지난 16일 스완지시티를 상대로 이번 시즌 첫번째 득점포를 터트렸던 배준호는 열흘 만에 자신의 2호골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2골 5도움을 기록 중인 배준호다.
추가 득점없이 1-1로 마무리된 전반전이었지만, 스토크 시티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다시 흔들렸다.
미드필더진의 소극적인 태도와 수비진의 실수가 겹치면서 핀 아자즈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아자즈는 중앙에서 완벽한 패스를 받아 여유롭게 득점하며 2-1로 앞서 나갔다.
스토크 시티는 이후에도 반격하지 못했고, 3번째 골까지 내주며 사실상 패배를 확정지었다. 3번째 골 장면에서도 스토크의 수비진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콘웨이가 스토크의 쿠마스를 가볍게 따돌린 후 아자즈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쐐기골을 터뜨렸다.
후반 31분에는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미들즈브러의 콘웨이가 배준호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신경전을 펼치자 배준호가 화를 참지 못하고 상대 선수의 얼굴에 '박치기'를 했다. 다행히 주심은 퇴장이 아닌 경고카드로 상황을 마무리해 배준호는 퇴장을 면할 수 있었다.
후반 32분 배준호는 다시 한 번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봤지만 이 역시 빗나갔고, 스토크 시티는 추가 득점에 실패해 끝내 패배하며 배준호의 골이 빛을 바랬다.
스토크 시티에게는 아쉬운 결과지만 배준호는 최근 팀 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축구 전문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배준호는 풀타임 출전해 1골을 기록, 패스 성공률 91%(29/32), 터치 48회, 드리블 성공 1회, 공격 지역 패스 5회 등의 기록을 남겼다. 평점 또한 7.7로 팀 내에선 가장 높았다.
또 다른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역시 스토크 시티의 유일한 득점자인 배준호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7.5를 줬다.
스토크 시티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매체인 '스토크온트렌트라이브'는 스토크 시티 선수들에게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5점 아래의 낮은 점수를 받은 가운데, 배준호는 그 중 그나마 나은 점수인 5점을 받았다. 매체는 배준호에 대해 "타이밍을 잘 맞춘 득점으로 홈 경기에서 2연속 득점을 뽐냈다. 후반전 콘웨이와 실랑이를 벌이다 이성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배준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강등권 싸움을 펼치게 된 스토크 시티의 사정은 좋지 않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경기가 끝나갈 무렵, 실망한 일부 스토크 시티의 팬들은 선수들을 향해 "너희는 이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라는 야유를 외치며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종료 후에도 팬들의 야유가 끊이지 않았고, 일부 팬들은 경기장을 조기에 떠났다.
스토크 시티의 마크 로빈스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투쟁심 부족에 분노를 표했다.
그는 "우리 팀은 오늘 경기에서 너무 많은 1대1 싸움을 패했다. 전술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투지가 있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기에서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다"라고 말했다.
또한, "미들즈브러는 연패를 끊기 위해 절박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그것을 이용하지 못했다. 이런 경기력으로는 챔피언십에 남을 수 없다. 더 나은 경기력과 더 나은 선수들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이며 자신의 선수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번 패배로 스토크 시티는 강등권과의 격차가 단 5점 차로 좁혀졌으며, 앞으로 남은 12경기에서 더 많은 승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강등의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스토크 시티는 이번 주말 다시 홈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며,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반전을 꾀해야 한다.
사진=스토크시티/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