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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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스타칼럼] 메카닉 퍼즐② 신희승의 문제제기

기사입력 2009.04.28 15:19 / 기사수정 2009.04.28 15:19

김정근 기자

[위클리엑츠] 이 시리즈는 TvsZ에서 테란이 고착되었던 1배럭 더블 바이오닉 운영싸움에서 탈피하고 선가스 체제를 통해 메카닉을 위시한 다채로운 심리전을 걸게 된 계기를 짚어본 글이다. 시작은 인크루트 스타리그 4강 정명훈vs김준영 경기였다. 이후 메카닉 빌드와 선테크 빌드가 다양한 형태로 퍼졌으며 [2해처리 다지선다 체제]를 바탕으로 테란을 잠시 수세로 몰아넣었던 저그가 전략 트렌드에서 또 다시 수세에 몰리는 계기가 되었다.

글 각각의 시점이 해당사건의 시간대에 맞춰져 있다는걸 유념해 주시길 바란다.

이 시리즈는 더 큰 시리즈 [테란 퍼즐]의 도입부에 해당하며 현재 사건이 일어나게 된 최근의 전개를 풀이하고 있으므로 3편을 동시에 엮어서 내게 되었다..[1편에서 계속됩니다]
 
1) 최연성의 마지막 정리 | 2) 신희승의  문제제기 | 3) 팩토리의 세 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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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12-28 {최연성의 메카닉을 좀 더 범용적으로 개량시킨 신희승을 통해 메카닉 정석화 흐름을 짚어 본 글입니다.}

최연성은 모두 알다시피 은퇴시점쯤 해서 TvsZ에 문제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코치생활을 하며 현역활동이 이어짐을 가정하고 파고든 게 메카닉 테란입니다.

여기서 최연성 특유의 수싸움을 제외한 문제제기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구형 투팩 메카닉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다수 뮤탈 체제.

[2] 구형 메카닉의 늦은 앞마당 확보로 인한 운영싸움에서의 열세.

이 두 가지가 겹치면서 보통 테란이 메카닉을 하면 벌쳐 심시티 후 다수 뮤탈에 끌려다니며 패배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굳이 그렇게 안 해도 저그가 빠른 레어 후 체제전환하면서 안전하게 두 개 멀티 뛰고 자원력으로 밟는 경기가 많았는데 제일 안전한 건 박태민이 보여준 3해처리 심시티 벌처 블록 후 테란 앞마당 늦추면서 뮤탈로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형태입니다. 이러나저러나 테저전 메카닉은 꼼수이자 필살기였습니다.

최연성은 여기서 구 메카처럼 투팩을 올려 속업 벌쳐로 찌르는 대신,

초반의 빠른 1~2기 벌처만 있으면 저글링을 무력화시키며 성큰을 강제할 수 있어
앞마당 커맨드를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걸 생각합니다.

자원은 확보되었는데 그 다음 뮤탈은 어찌할 것인가?

원팩을 올린 후 스타포트/커맨드를 올리고 뽑아놓은 4벌쳐 드랍 하면서 아머리 후 골리앗과 발키리.
3햇을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만들면서 방1업 타이밍을 만들기 때문에 한동안 빌드빨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발키리 때문에 저그는 뮤탈에만 올인하기 부담스러워 졌습니다.

정명훈이 이를 첫 시전할 당시 저그는 테란의 빠른 테크를 보더라도 3해처리를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요즘 맵에 보통 앞마당 언덕이 없으므로 해서 탱드랍이 봉쇄된 이유가 크겠지요.

발리앗(발키리+골리앗)이라고 불린 최연성의 메카닉은 두 가지 방향으로 파해 되었습니다.

(1)3해처리 올인 발업저글링으로 앞마당 건설 무력화.
(2)2해처리- 소수 저글링 히드라로 벌쳐와 벌쳐드랍을 막고 빠른 레어 후 진출타이밍을 체제전환으로 지연시키면서 안전하게 멀티하고 업히드라 중심 물량 힘싸움.

(2)의 경우는 그래도 운영 싸움으로 넘어가는 양상이니 발전이라면 발전인데 (1)번 이유로 발리앗은 체제안정성에 금이 가 버립니다.

반면 이중이 메카 카드가 저그를 파해 한 것도 있습니다.

(1)3햇의 부유한 체제로 메카를 상대하지 않고 고전적인 2햇 레어로 회귀하게 됩니다.
(2)다수/올인 뮤탈 체제를 발키리의 운영영역 추가로 포기합니다.

저그는 결국 2해처리 레어를 안티 메카닉 전략의 대세로 굳힙니다.

신희승은 여기에 대해

[2]번 문제제기를 1~2 벌쳐 메카닉으로 이으면서 원팩원스타 대신 원팩커맨드 후 투팩을 올립니다.
다수 벌쳐 덕분에 저글링 올인류가 봉쇄되었습니다. 9_스포닝풀도 답이 없습니다.

[1]번 문제제기의 경우 발키리가 언제라도 추가될 수 있으니 뮤탈 단일 체제는 어렵고 2해처리를 베이스로 깔고 시작하기 때문에 빠른 뮤탈의 숫자는 6기로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엔지니어링베이를 빠르게 올려 골리앗-터렛으로 막아가고 저그가 아예 올인 기미를 보이면 발키리를 고려합니다.

테란의 빠른 커맨드를 허용했으니 저그는 자원투자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2해처리 빠른 레어는 자원투자 없이 투팩 벌쳐를 막기 까다롭습니다. 막아도 뮤탈 역시 막히고 앞마당을 허용합니다. 2해처리 레어 자체가 가난한 체제임에도 안정적으로 드론을 찍을 타이밍이 좁혀지며 상대테란은 팩이 빠르게 올라가서 마인/속업 벌쳐질 탓에 다음 멀티를 뛰기도 녹록지 않습니다.

사실상 신희승 류 벌쳐 중심 벌리앗(벌쳐+골리앗) 메카닉엔 현 2해처리가 정답이 되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현재 저그의 원배럭 더블 바이오닉 테란에 대한 가장 강력한 카드는 2햇 뮤짤입니다. 아멘. 이렇게 해서 사악한 저그전 메카닉이 탄생했습니다. 

신희승의 별명 '와룡'을 따서 와카닉이라 칭해도 좋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저그의 경우는 땡(타이밍러쉬) 히드라나 아니면 히드라 그 자체를 운영의 중심 유닛으로 놓아야 하지 싶습니다. 또한, 3해처리로 다시 체제를 바꿔야 견적이 나올듯하네요. 다만, 3해처리에 좋은 상성을 보이는 최연성 류 발리앗은 여젼히 부담이 될 겁니다. 빌드 수싸움에서 원배럭 더블이나 기타 선테크 플레이를 고려하면 수싸움의 부담이 더 심해 보이는군요.

전략의 발전은 본디 위기와 절박함에서 나옵니다. 오래도록 저그를 압살해온 테란 진영에 얼마나 절박함이 있었겠습니까마는, 절박했던 두 테란이 있었습니다. 한계를 보이며 은퇴한 최연성 그리고 바이오닉 운영에 문제를 보였던 신희승.

조작이 편하면서 머리싸움이 중요한 메카닉의 안정화는 절박함의 승리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유리한데 덤까지 쥐어진 테란 상대로 저그의 초약세는 길어질 듯 합니다.


 
보너스- 그 외 08년도 주목할만한 메카닉 테란의 경기

[이영호vs이제동 in 카트리나 곰TV MSL 시즌4 8강 C조 1경기 08-02-14]

안전한 뒷마당 멀티+ 진출로 삼룡이 가스멀티+ 협곡형 전투 지형이란 맵의 세 가지 특수성을 십분 활용해 안전하고 빠르게 자원빨 받은 쌍업메카의 대저그전 한방 화력을 증명한 경기입니다. 메두사에서도 비슷한 개념으로 시전했으나 2번째 가스멀티와 협곡형 전투 지형이 없는 관계로 김준영의 3햇 다수뮤탈 올멀 후 자원력으로 깔아뭉개기에 밀리며 패배했습니다.

빠른 투아머리 업글의 화력을 중시하고 센터 장악이나 주력 섬멸 후 분산 장악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이영호 특유의 통큰 테플전 메카닉 마인드와 닮은 점이 있습니다. '메카닉은 뭉쳐질수록, 업글할 수록 강하다.'라는 장점은 단순하게 잘 살리었지만, 맵 지형을 많이 타고 저그에게 여전히 구메카 만큼이나 여유롭게 시간을 내준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후 저그에게 시간을 내주지 않으면서 메카의 화력과 체력을 써먹는 게 발리앗&벌리앗 입니다. 특히 신희승의 벌리앗은 메카닉의 중반 병력 운용의 공백기를 과감한 벌쳐전술과 유연한 타이밍의 조이기로 메웠습니다.

[박성균vs이승석 in 데스티네이션 1.1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2R 13회차 2경기 08-12-15]

-개량 메카닉을 상대로 가장 좋은 초반대처를 저그가 보여준 경기입니다. 개량 메카의 첫 발상지였던 T1의 저그이기 때문일 텐데 3햇을 기본으로 한 대처는 주목할 만합니다.
발리앗을 염두에 두었으면서도 신희승 류 벌리앗에도 무리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이 경기는 저그가 초반에 테란을 수싸움에서 압도했으나, 박성균이 데스티네이션 2인용 맵의 한계를 고려하고 본인 TvsP 특유의 애무와 유혹의 메카닉 방법론을 수비적으로 응용해 운영능력 차로 역전한 경기입니다.

2인용 맵에선 메카닉으로 굳이 초반 수싸움의 우위가 없어도 장기적인 운영으로 이끌 수 있다는걸 증명한 경기라 할 수 있습니다..(3편에서 계속됩니다)

1) 최연성의 마지막 정리|2) 신희승의  문제제기|3) 팩토리의 세 악당(기사 바로 이어 보기)

[사진=신희승ⓒKESPA 제공] 



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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