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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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간절함' SK 이성우 "매 경기를 마지막처럼"

기사입력 2017.06.16 06:10 / 기사수정 2017.06.16 06:02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조금 울컥하려고 하네요". 

2005년 신고선수로 SK에 입단한 이성우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지난 2008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 됐다. 그리고 9년이 지나 올해 4월 7일 후배 포수 이홍구와 외야수 노수광, 윤정우와 함께 트레이드 되며 다시 SK로 복귀했다. 10여년의 세월, 이성우는 베테랑이 되어 다시 친정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이성우는 이홍구가 손가락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콜업됐다. 그리고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과 배터리를 이뤄 선발 출전했다. 트레이드 된 후 첫 경기는 물론, 처음으로 쓰는 선발 마스크였다.

투수들과 손발을 맞춰볼 새도 없이 경기에 나서야 했지만 이성우는 베테랑 답게 9이닝을 노련하게 이끌어나갔다. 이성우는 "SK에 와서 첫 경기인 만큼 솔직히 긴장도 했다. (박)종훈이에게 많이 맞춰주려고 했는데, 내가 잘했다기보단 종훈이가 좋은 피칭을 해줬다. 첫 출전이었던 나로서는 종훈이에게 고맙다"고 돌아봤다. 박종훈은 오히려 "선배님께서 진짜 많이 도움을 주셨다. 나를 엄청 편하게 해주시고, 먼저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날 많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며 SK의 위태로운 리드가 계속됐던 상황에서 이성우는 결정적인 수비로 여러 차례 팀을 구했다. 특히 4-3 한 점 차로 앞선 9회초 1사 1·3루에서 이성우는 2루로 향하는 양성우의 도루를 저지하고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만약 이성우의 이 송구가 없었다면 경기가 또 어떤 식으로 흘러갔을 지 몰랐다. 이성우는 "100% 위장 스퀴즈라고 생각하고 짧게 보고 던졌고, (김)성현이가 잘 잡아줬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아웃카운트를 늘리면서 한숨은 돌렸지만, 김주한이 차일목과 강경학에게 연속해서 볼넷을 내주면서 SK의 위기는 계속됐다. 그리고 정근우의 타석, 이성우는 마운드에 올라가 "하늘은 우리 편이다. 책임은 내가 진다. 너는 그냥 한 가운데 보고 던져라. 네 기가 세면 타자는 못 친다. 소위 '선빵'을 날리자고 했다"고 전했다. 살얼음판 위의 위기에서, 10여년 간 홈플레이트 앞에 수없이 앉았던 베테랑 포수가 아니라면 건네기 쉽지 않은 말이었다. 그리고 이성우의 이 말 이후 정근우의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잡히며 SK가 경기를 끝냈다.

자신의 시즌 첫 경기가 종료된 후 이성우는 "민폐만 끼치지 말자고 했는데 첫 경기를 잘 풀고, 팀도 이겨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이내 "KIA에 있었으면 아마 옷을 벗었을 수도 있다. 은퇴가 아니라 방출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1군 무대를 밟고 싶었는데, 트레이드로 기회를 얻어 정말 좋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홍구가 복귀하면 내가 또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2군에 내려가는 건 두렵지 않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해야한다"며 간절함을 내비쳤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SK와이번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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