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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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감독, '교체 지략싸움'에서 패했다

기사입력 2008.08.08 02:25 / 기사수정 2008.08.08 02:25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친황다오, 박형진 기자] 1-1 무승부. 그러나 선제골을 넣고 앞서던 한국에게는 뼈아픈 결과였다.

경기결과를 좌우한 것은 카메룬 은투구 감독과 한국 박성화 감독의 교체 전술이었다. 우선 교체 작전에서 성공을 거둔 쪽은 박성화 감독. 박성화 감독은 카메룬의 힘에 한국 미드필더가 밀리자 백지훈을 과감히 빼고 힘과 몸싸움이 좋은 신영록을 투입했다. 신영록의 투입으로 한국은 좀 더 활발하고 위협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었고, 그 결과 후반 22분 박주영의 프리킥 선제골이 터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은투구 감독은 한 골이 뒤진 상황에서 과감한 교체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후반 19분 부상당한 알랑 올레를 빼고 조르주 만젝을 투입한 은투구 감독은 실점 후 아우렐리앙 쉐주와 세르헤 은갈을 빼고 프랑크 송고와 마르크 음부아를 투입했다.

은투구 감독의 교체작전은 타이밍도 좋았다. 음부아를 투입한 1분만에 카메룬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진 것. 그 주인공은 은투구 감독이 투입한 교체 선수들의 발 끝에서 나왔다. 후반 36분, 송고가 오른쪽을 돌파한 후 낮게 올린 크로스가 만젝에게 연결되었고, 만젝이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켜 동점골을 만들었다. 은투구 감독의 교체작전이 제대로 먹혀들어간 셈이었다. 

박성화 감독은 한 골을 실점하자 득점보다 안정을 택했다. 우선 기성용 대신 오장은을 투입해 지친 미드필더진의 체력을 보강했다. 한 골을 넣으며 살아난 카메룬을 상대로 추가골을 넣기 힘들다고 판단, 우선 추가실점을 방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 것이다. 마지막 김근환의 투입은 역시 마지막 역습보다는 실점없는 마무리를 노린 박성화 감독의 포석이었다.

결과론적이지만, 박성화 감독의 교체전술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우선 신영록의 투입은 경기흐름을 바꾸어 놓았지만, 힘이 좋은 카메룬 선수들의 특징을 고려했다면 신영록을 교체가 아닌 선발로 출전시킬 수 있었다. 결국, 상대팀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전반전을 힘들게 치르었고 이는 후반전 체력 저하로 이어졌다.

또, 박주영이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기는 했지만 카메룬의 위협적인 공세에 한국 수비진은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던 것이 사실이다. 한 골을 넣은 후 지키기에 들어가면 승점 3점을 딸 수 있는 상황에서 박성화 감독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동점골을 실점한 다음에야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두 번의 선수교체를 감행했다. 이는 한 골을 실점하고도 적절한 선수교체로 동점골을 성공시킨 카메룬 은투구 감독의 전술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승점 1점을 얻었지만 많은 아쉬움과 숙제를 남긴 카메룬전. 이탈리아전에서는 한결 발전된 모습의 박성화호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 5일 공식기자회견장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박성화 한국 올림픽대표팀 감독 (사진제공=골닷컴)]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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