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9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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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가 흔들린' 삼성화재를 잡은 대한항공

기사입력 2008.03.05 22:01 / 기사수정 2008.03.05 22:0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1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던 삼성화재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팀의 전체 시스템을 완성해가는 시작 단계인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면 그것을 대체할 공격의 높이가 부재한 삼성화재로선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와의 대결은 대한항공이 세트스코어 3-1(25-21, 23-25, 25-22, 25-20)로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던 삼성화재의 12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시작부터 평소와는 다르게 '돌도사' 석진욱을 비롯한 삼성화재의 수비진은 리시브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로 인해 안정된 리시브를 위시한 다양한 패턴의 토스를 구사하는 최태웅도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것은 안젤코를 비롯한 공격수들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또한, 리시브만 흔들린 것이 아니라 2단 연결과 디그등 평소의 삼성화재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은 다른 경기에 비해 보이지 않았다. 모든 플레이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삼성화재의 조직력 배구는 제대로만 이루어지면 나름대로 위력을 발휘하지만 리시브와 수비 조직력에서 흔들린다면 공격력까지 무너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배구의 기본기가 잘돼있고 노련한 노장들이 즐비한 삼성화재는 공격력에서 평소의 페이스가 떨어지면 기복이 큰 문제점도 지니고 있다. 안젤코를 제외한 나머지 공격수들이 전부 신장과 높이에서 떨어지는 부분이 그런 단점을 발생하게 하고 있으며 결국 이렇게 뒤틀려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면 어쩔 수 없이 주공인 안젤코에게만 의지하는 그런 단조로운 플레이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삼성화재의 아킬레스건이다.

삼성화재가 라이벌인 현대캐피탈은 물론 대한항공과 LIG 손해보험 등을 계속 연파하며 11연승을 달릴 때 과연 삼성화재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안이 꾸준하게 제기돼왔었다.

이러한 의미로 볼 때, 5일 벌어진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경기는 좋은 모범답안이었다. 이렇게 평소보다 뒤떨어진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삼성화재를 확실히 잡으려면 삼성화재의 떨어지는 높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며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쳐야 된다는 결론을 이번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화재의 수비진들이 흔들리고 그로 인한 안젤코 역시 평소보다 떨어진 공격력이 나왔을 때, 대한항공은 특유의 높이 있는 오픈 공격과 새로운 신진 세터인 한선수의 과감한 속공시도를 앞세워 삼성화재를 압박해 나갔다.

비록 삼성의 '생각하는 컴퓨터 세터'인 최태웅의 노련한 선택으로 다시 살아난 삼성화재에 2세트를 빼앗겼지만 대한항공은 삼성에 연패할 당시의 허술한 팀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리베로인 최부식의 놀라운 디그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대한항공을 살렸고 투지가 넘친 대한항공의 두 거포 보비와 신영수는 치고 올라갈 점수를 그때마다 결정적으로 득점해 냈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전체 조율사인 장광균이 리시브와 디그, 그리고 빠른 시간차 공격과 오픈 공격에서 분전하며 결국 팀을 승리로 이끌어 냈다.

6라운드에서 대한항공이 삼성화재를 잡는 바람에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1위를 확실하게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 왔으며 앞으로 대한항공과의 정규리그 1위 다툼은 더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었다.

<사진 = 대한배구협회>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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