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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리우 ④] 지카부터 판정논란까지…리우올림픽 키워드

기사입력 2016.08.22 17:02 / 기사수정 2016.08.22 17:13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2016 리우올림픽이 17일의 열정을 마치고 대망의 마침표를 찍었다. 올림픽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 대륙서 열린 리우올림픽은 다양한 사건사고와 여러 이슈들을 낳으며 막을 내렸다.
 
▲ 지카 바이러스
 
브라질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먼저 이슈가 된 단어는 '지카 바이러스'였다. 개막 전부터 남자 골프 세계 1위 제이슨 데이(호주), 미국 농구의 스티븐 커리 등 유명 스타 선수들이 이를 의식해 대회 불참 선언을 하는 등 지카 바이러스는 단지 안전 문제뿐만이 아니라 대회의 질에도 영향을 끼쳤다. 전염병인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 등지에 서식하는 모기에 의해 감염되기 때문에 리우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모기장은 필수품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리우의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추가 확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올림픽은 그대로 진행됐다. 다행히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채 대회 기간은 잘 넘겼지만 잠복기가 있는 질병이기에 안심할 수는 없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KCDC)는 리우올림픽에 파견된 선수단과 관계자들 중 836 명에 대해 입국 후 지카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저예산 행사 진행
 
올림픽을 앞두고 경제 불황을 맞은 브라질은 대회 행사를 저예산으로 진행했다. 개막식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의 20분의 1, 2012 런던올림픽의 12분의 1 수준인 55억 원만이 투입됐다는 소식에 기대치는 낮아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다.
 
자연 친화를 모티브로 삼바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개막식은 깊은 의미를 담아내는 동시에 브라질의 색을 잘 보여줬다. 환경을 생각해 성화대를 작게 만들었지만 빛을 반사하는 장식물을 활용하여 화려함도 잃지 않았다. 예상과는 다르게 초라하지 않았던 개막식에 세계는 찬사를 보냈다. 폐회식 역시 14억 원 규모로 소박하게 치러졌다.


 
▲ 미숙한 대회운영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우선 선수단과 기자들이 묵는 숙소가 문제였다. 화장실 고장이 잦은가 하면 세수 도중 세면대 거울이 떨어져 부서지기도 했다. 방충망조차 없는 곳도 적지 않았다. 여기에 도난 사건들도 줄을 이었다. 숙소 내에서 금전이나 귀중품 도난 사고가 일어났으며 올림픽을 보러 온 관광객들도 길거리에서 지갑과 휴대폰 등을 도둑맞는 일이 허다했다. 브라질 정부는 치안과 관련해 경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경기장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수구와 다이빙 경기장 물이 초록빛으로 변한 것이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들의 건강에는 지장 없다"라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찝찝함 속에 선수들은 경기를 계속했고 경기 후 눈이 따가웠다는 증언이 이어지자 결국 물을 다 빼내고 새로 갈았다. 갑작스런 녹조현상은 수영장에 소독을 위해 과산화수소를 과다 투여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조직위의 미흡한 대처는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 도핑과의 전쟁
 
올림픽 시작 전부터 스포츠계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이 대두됐다. 러시아 육상이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인 도핑을 했다는 파문에 휩싸였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리우올림픽 참가를 신청한 러시아 육상 대표팀 선수 68명 중 67명에게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러시아는 대회 기간 도중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400m 계주 금메달리스트 등 이전 대회서 메달을 딴 3명의 과거 도핑 샘플에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메달을 박탈당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도 도핑을 피해갈 수 없었다. 남자 역도 69kg급 동메달을 차지한 키르기스스탄의 이자트 아티코프가 여기에 포함됐다. 아티코프가 금지 약물 복용으로 실격되자 4위였던 콜롬비아의 루이스 모스케라 로사노가 어부지리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태권도 남자 80kg이상급 차동민의 16강 상대였던 아르만 마르샬 실라도 경기 직전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출전 자격이 정지됐다.



▲ 1위의 무덤
 
이번 올림픽은 유독 '1위'에 야박했다. 각 종목별 세계 1위 선수들은 잇따라 대회 초반에 탈락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테니스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대표적인 예다. 조코비치는 남자 단식 1라운드에서 아르헨티나의 후안 마르틴 델포트로에 패하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세레나는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와 나선 복식, 혼자 출전한 단식 모두 메달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양궁 남자 1위 김우진은 32강에서, 여자 1위 최미선은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배드민턴의 이용대-유연성 또한 자신들보다 한 수 아래인 말레이시아에 8강에서 일격을 당했다. 유도는 무려 각 체급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선수가 4명이나 있었지만 모두 금메달 도전에 실패했다. 안바울과 곽동한은 각각 은메달, 동메달이라는 성과를 거뒀으나 안창림과 김원진은 아쉬움만 삼켰다.



▲ 심판 판정논란
 
이번 대회서 한국에 가장 뜨거웠던 이슈였다. 김현우가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16강에서 로만 블라소프(러시아)를 만나 '4점 논란' 끝에 탈락한 것이다. 유영태 중국 레슬링 감독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김현우의 기술에 넘어가면서 상대의 배가 하늘을 향했기에 명백한 4점짜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경기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거치고도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레슬링 대표팀의 안한봉 감독은 이 건에 대해 제소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차후 다른 선수들에게 불이익이 갈까 우려돼 결정을 취소했다.
 
복싱에서도 석연찮은 판정들이 나왔다. 남자 91kg 헤비급 결승전에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예브게니 티센코(러시아)가 공격을 주도했던 바실리 레빗(카자흐스탄)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것이다. 관중들은 경기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시상식에서 티센코가 금메달을 받을 때는 야유를, 레빗이 은메달을 목에 걸 때는 환호를 보냈다. 남자 56kg 벤텀급 8강전에서도 아일랜드의 마이클 콘란이 블라디미르 니키틴(러시아)를 몰아붙였으나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러시아는 도핑 파문에 이어 판정 이득으로 또 다시 구설에 오르게 됐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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