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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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한 여름 휴가를 원해? 핫한 서핑 천국 강원도 양양으로!

기사입력 2016.08.16 10:25 / 기사수정 2022.04.16 18:13

서재경 기자

[엑스포츠뉴스 서재경 에디터] 해외 유명 해변에서 즐기는 서핑, 핫한 펍에서 즐기는 시원한 수제 맥주. 모두가 꿈꾸는 휴가의 한 장면이다. 그러나 뒤늦게 여름 휴가를 계획 중인 이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성수기에 천정부지로 치솟은 비행기 티켓 가격을 보면 해외 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꾸기 힘들기 때문. 게다가 인천공항은 하루 이용객만 2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휴가지 선정부터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렇듯 뒤늦은 휴가 계획으로 좌절을 거듭하고 있을 이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국내에도 와이키키 해변 못지 않게 훌륭한 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핫 플레이스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양양'이다.

최근 양양의 죽도에서 기사문, 하조대로 이어지는 강원도 양양 일대의 해변에 서핑족이 모여들면서 휴가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낮엔 서핑, 밤엔 수제 맥주로 남은 여름을 뜨겁게 불태우고 싶다면 지금 당당 양양으로 출발하라. 

◆ 청정 해변에서 즐기는 서핑의 매력 - 하조대 서피비치

하조대 해수욕장 북쪽으로 이어진 청정 해변에 자리 잡은 서피비치. 60년 동안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군사 지역이 서핑 전용 해변으로 개방되면서 찾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해외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이국적인 곳이다. 패션 화보를 찍는 스타들도 최근 이곳을 많이 찾고 있을 정도다. 

서피비치를 운영중인 이형주 이사는 하조대 서피비치의 가장 큰 장점으로 ‘서퍼가 서퍼를 위해 운영하는 서핑 전용 해변’이라는 점을 꼽았다.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과 만날 일이 없어 초보자들도 집중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서퍼들이 더욱 안전하게 파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피비치에는 카라반과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고 이국적인 테라스 라운지에서 맥주 한 잔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서피비치는 밤이 되면 DJ와 함께하는 화려한 클럽으로 변신한다. 올해는 휴가철 특별 게스트로 힙합 뮤지션 산이(8월 13일), 잭다니엘 크루(8월 20일)를 초청해 뜨거운 여름 밤을 만들 계획이다.  

서울 영등포역, 잠실역에서 하조대, 기사문, 죽도 해수욕장까지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있다. 

◆ '서퍼들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그 곳 - 하조대 막국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파도타기에 지쳤다면, 인근 하조대 막국수에서 식도락을 즐겨보자. 카리스마 넘치는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곳에서 살얼음 동동 뜬 막국수 한 그릇에 왕만두, 수육을 먹고 나면 다시 바다로 뛰어갈 힘이 솟는다. 서퍼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메뉴는 시원한 묵사발이라고. 

하조대 막국수의 성기숙 사장은 '서퍼들의 어머니'로 통한다. 실제로 단골인 서퍼들은 식당을 찾아와 '엄마, 엄마'하며 살갑게 그녀를 대한다. 사장님 역시 서퍼들에게 밑반찬을 챙겨주는 등 친근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틀 동안 기름을 걷어내며 끓인 사골 육수에 한 달 정도 숙성한 동치미 국물을 섞어 만든 이곳의 육수는 조미료 맛이 거의 없이 산뜻하다. 

휴가철에 외지인들 온다고 바가지요금 받지 않는 정정당당한 식당이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는 사장님 모습에 왠지 기분이 더 좋아진다.  


◆ ‘Will Surf for beer’ 서핑 후 즐기는 맥주 한 잔 - 싱글핀 에일웍스

조금은 여유롭게 맥주 한 잔을 즐기고 싶다면 서피비치와 하조대 해수욕장 가운데쯤에 위치한 싱글핀 에일웍스에 들러볼 만 하다. 싱글핀의 모토는 ‘will surf for beer’. “서핑 후 마시는 맥주는 정말 맛있다”고 말하는 싱글핀 김봉철 대표의 표정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싱글핀은 국내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맥주를 판매하는 크래프트 비어 전문점이다. 낮에 먹기 좋은 도수가 낮은 맥주도 있고, 대동강, 워터멜론, IPA 등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맥주도 취급한다. 맥주와 함께 곁들일만한 안주도 훌륭하다. 시카고 피자가 간식 혹은 안주로 인기가 좋고, 타코 퀘사디아도 많이 찾는 메뉴다. 

높은 천장과 심플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이곳은 복합 문화 공간이자 서퍼들의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종종 사진ㆍ그림 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인디 밴드 공연을 개최하기도 했다.

저녁에 서핑하던 사람들이 제각각 편안한 자세로 앉아 맥주 한잔 하면서 서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다. '여기서 마시는 맥주는 진짜 다르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김봉철 대표의 말을 확인해 보고 싶다면 싱글핀을 추천한다.

◆ 낭만적인 서핑을 즐기고 싶다면 - 기사문 해변 낭만비치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차로 5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38선 휴게소가 나오는데, 이곳이 기사문 해변이다. 낭만비치 김지나 서퍼는 기사문 해변을 숨겨진 서핑 고수들의 무릉도원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기사문 해변은 하조대에 비해 아담한 편인데, 방파제가 있어 라인업(서핑을 위해 바다 가운데로 패들링해 나가는 것) 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서핑의 매력에 푹 빠져 양양으로 내려온, 전직 바리스타, 댄서 출신의 서핑 강사들에게 제대로 파도 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은 낭만비치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여름에는 기사문 해변에 해수욕을 즐기는 이들도 많이 찾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서핑 존을 따로 나눈다. 

숙박은 38선 휴게소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할 수 있다. 

◆ 가로수길이야? 양양이야? - 죽도 해변 파머스 키친

기사문 해변에서 차를 타고 다시 남쪽으로 5분 정도 내려오면 죽도 해변에 도착한다. 양양에서 가장 먼저 서핑 스팟으로 자리 잡은 곳답게 야영장과 카라반, 펍, 서핑숍 여럿이 모여있는 가장 번화한 해변이다. 서핑 인구가 늘어나면서 올여름에 새롭게 오픈한 가게도 여러 곳이다. 

죽도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다 출출해진 사람들은 파머스 키친을 찾는다. 20년간 ‘파머’라는 닉네임으로 불린 전직 스노보드 국가대표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곳은 이미 발 빠른 서퍼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유명하다. 인기 메뉴는 하와이언 버거, 베이컨 치즈 버거 등이다.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주문을 해놓고 서핑을 즐기다가 음식이 완성되면 찾으러 오는 서퍼들도 적지 않다. 

서핑이 좋아서 양양에 오게 됐고, 먹고 살기 위해(?) 파머스 키친을 차렸다고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하는 박성진 대표지만, 자신이 만드는 버거에 대해서 만큼은 진지하다. 무더운 여름에도 땀을 흘려가며 직접 패티를 만드는 그의 '버거 철학'에서 장인 정신이 느껴질 정도다. 

패티를 미리 구워놓지 않고 주문을 받은 후 조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버거의 육즙이 살아있다. 조금 기다려야 하지만 그만큼 맛은 보장된다. 

◆ 양양의 파도를 알아본 남자, 이형주 서퍼

양양 하조대의 서피비치엔 전문성을 갖춘 강사들이 많다. 그 중 한명이 서피비치의 이사, 이형주 서퍼다. 그는 2008년 동해안 최초의 서핑 스쿨 '서퍼스 헤븐'을 운영했던 1세대 서퍼다. 서핑이 좋아 이전의 삶을 모두 정리하고 양양으로 내려온 '서핑 바보' 이형주 서퍼에게 서핑과 양양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형주 서퍼의 고향은 양양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양양에 계셔 어릴 때부터 명절마다 이곳을 찾았다. 해외 생활을 하며 서핑을 익힌 그는 어느 날, 늘 오던 양양 해변이 자신이 서핑을 즐기던 일본의 한 해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곧장 서핑 보드를 들고 해변을 다시 찾은 그는 양양이 '서핑의 성지'가 될 가능성을 엿봤다.

곧장 양양 군수를 찾아가 다짜고짜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그 때 이형주 서퍼의 나이 스물 여섯. 슬리퍼에 서핑 팬츠 차림으로 군청을 찾은 당당한 청년에게서 진정성을 본 것일까. 양양군은 꽤 큰 액수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양양 서핑 페스티벌'이다. 그 당시 양양엔 서핑 인구가 전무했다. 그러나 이형주 서퍼의 노력 끝에 1회 행사에 무려 4~500명의 인파가 몰렸다. 10여년 전부터 서핑 페스티벌을 개최해온 부산과 제주 수준으로 페스티벌을 유치한 것이다. 그는 이 때부터가 '양양 서핑의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양양의 파도를 알아본 남자, 이형주 서퍼는 이렇게 양양을 서퍼들의 천국으로 탈바꿈 시켰다.

서핑과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는 그에게 서핑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그는 "서핑은 사람을 만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파도는 예측할 수 없는 사람 같은 매력이 있다. 왜 예상이 가는 사람은 몇 번 만나보면 질리지 않나. 파도는 매일 다르고 변칙적이다. 환경도 달라진다. 이런 부분에 있어 안달나게 하는 것이 있다. 남녀 관계로 치면 '밀당' 같은. (웃음) 인연이 있어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인간 관계와 파도의 공통점이다. 타이밍이 딱 맞아 떨어져야 그 파도를 탈 수 있다. 아무리 좋은 파도가 와도 그 순간 내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파도를 탈 수 없다. 다른 스포츠처럼 승패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스포츠란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서핑은 굉장히 은유적이고 철학적이다."라고 답했다. 서핑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답변이었다. 

이렇게나 서핑을 사랑하는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처음 양양에 정착할 때 주민 분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서핑이란 스포츠가 잘 알려져있지 않을 시기이다 보니 서핑을 할 때 구명조끼를 입고 하라거나(서핑은 구명조끼대신 리쉬라는 안전 장치를 발목에 묶는다), 파도가 한창 좋아서 서핑을 하러 나가면 풍랑주의보라고 입수를 허가해주지 않기도 했단다. 지금이야 양양 주민들도서핑에 대해 이해하고, 양양군 측에선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입수신고서를 작성하고 서핑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지만 처음엔 모든 것이 막막했다고 한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서퍼로서의 꿈에 대해 물었다. 그는 "양양을 서핑 도시로 만들고 싶다. 첫 번째 이유는 양양이 고향이기 때문에. 또 다른 이유는 서핑 대회를 만들어 프로들이 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한국서핑협회에 마스터들이 소속되어 있는데, 서핑 대회를 주최해 이 선수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라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서핑 이야기만 하면 신난 아이가 되던 그의 얼굴이 선하다. 올여름, 양양에서 그에게 직접 서핑을 배우며 그의 표정만큼이나 신나는 휴가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inseoul@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서재경 기자 inseou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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