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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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공정성-다양성' 데이비드 킴이 말한 스타2 밸런싱

기사입력 2016.04.27 12:04 / 기사수정 2016.04.27 12:08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약 6년 간 스타크래프트2의 밸런싱을 진행한 데이비드 킴이 멀티플레이어 게임에서의 밸런싱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각 종족간의 장점을 살린 비대칭 디자인, 복잡한 전략 게임의 직관적인 플레이를 위한 깔끔한 디자인, 그리고 가장 적은 변화로 밸런싱을 맞춰 게임을 안정화 시키는 보수적 디자인으로 요약된다. 또한, 밸런스는 재미와 공정성, 그리고 다양성의 세 가지 가치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일차 행사 중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2 밸런스 디자이너인 데이비드 킴의 강연이 진행됐다.  스타크래프트2 멀티플레이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약 50분 정도 진행됐다.

데이비드 킴은 가장 먼저 밸런스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 했다. '재미-공정성-다양성'이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평하지만 재미없는 밸런스에 대해 설명한 데이비드 킴은 자유의 날개의 저프전에 대해 먼저 이야기 했다. 이른바 무감타 조합에 대한 재미 요소가 부족하다는 이야기였다. 당시에는 밸런스가 공평성 하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단의 심장에서 처음 등장한 군단 숙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유럽에서 지루한 경기가 나왔다는 것. 여러가지 밸런스 요소를 고려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이후 전략의 다양성을 늘리는 방향으로 패치를 진행했다. 맵의 다양성으로 타이밍이나 같은 전략이지만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프리온 단구나 울레나 같은 맵을 추가했다고 공개했다.

스타크래프트2의 비대칭 디자인-깔끔한 디자인-보수적인 디자인이라는 밸류를 가지고 개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비대칭의 경우 각 종족별로 다른 특징, 그리고 게임 내에서도 상황이 계속 바뀌는 걸 중요하다고 밝혔다. 테란은 테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매카니즘은 테란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에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 예가 바로 모드 스위칭 매커니즘이다. 저그의 경우 변태의 방법, 프로토스는 워프 등의 매커니즘이다. 



또한 밸런스를 조정할 떄 게임마다 게이머의 유불리를 매번 바꿀 수 있도록 고려한다. 예를 들어 게임 초반에는 광전사가 해병보다 강하지만, 자극제 이후 해병이 다시 강하게 되며, 돌진 업그레이드 이후에는 다시 광전사가 강하게 되는 것. 게임 내에서도 양 진영의 유불리가 계속 바뀌게 된다. 똑같은 맵에서 똑같은 진영으로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방식이다.

깔끔한 디자인은 유닛 역할이 겹치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유닛 하나하나를 심플하게 디자인 하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2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전략의 숫자도 많다. 복잡한 상황에 있는 게임인 것. 그렇기에 유닛은 심플하고 깔끔하게 디자인 하자는 것이다.

과거 게임 등장하게 될 투견은 불곰과 비슷한 이유로 제외됐다. 유닛 역할이 겹쳤고, 유닛의 강약과 상관이 없다는 것. 데이비드 킴은 워크래프트3의 디스트로이어를 스타크래프트2에 넣는 방식으로 설명했다. 워크래프트3에서는 복잡한 성능을 가진 유닛이지만, 스타2에서는 이 유닛이 마법 해제가 가장 중요한 유닛이기에 해당 성능만 넣은 채 스타크래프트2에 넣는 것.

마지막인 보수적인 디자인 밸류의 경우 최근 게임은 바뀌는 것에 대한 재미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타크래프트2는 게임 자체가 많이 바뀌지 않기에 노력하며 게임을 마스터해나가는 재미를 추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밸런스 문제가 있을 때 가장 적은 변화로 밸런스를 조정해나가는 방식이다.

군단의 심장에서 뮤탈리스크로만 게임이 끝나면 게임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뮤탈리스크 싸움은 직관적이지 않아 수정을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뮤탈리스크는 저그 동족전에 문제가 되지만, 타 종족전에서는 문제가 안 된다. 이 경우 포자촉수에 생체 피해를 추가하여 문제를 해결, 가장 작은 변화로 밸런스를 맞춰갔다.

또한 플레이어들이 해법을 찾는시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제의 극복을 플레이어가 직접 할 수 있게 하는 것. 군단의 심장에서 추가된 땅거미 지뢰는 공평성 쪽에서 문제가 있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하지만 재미 요소와 다양성을 살펴봤을때 땅거미 지뢰는 좋은 밸런스 상태에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교전의 방식에 따라 활약이 달라지는 유닛. 세 가지 밸류 중 두 가지에서 괜찮았기에 플레이어가 해결책을 찾도록 했다. 만약 세 가지 중 두 가지가 잘못됐다면 바로 패치를 진행했을 거라는 게 데이비드 킴의 설명.

의료선에서 공성 전차를 태우는 탱료선의 경우 공성 전차에 기동성을 추가했을 경우 유닛의 개성을 찾기 힘들었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이미 유저들이 익숙해진 컨트롤을 없에기 보다는 나중에 수치를 바꾸는 식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있는 스킬을 없에는 건 돌이키기 힘들지만, 수치는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피드백을 수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대회나 커뮤니티 등에서 피드백이 들어오면 어떤 문제인지 세 정도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게임 내에서, 혹은 문제는 없지만 플레이어들의 생각, 그리고 낮은 우선순위의 문제다.

게임 내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 규모를 확인하고 크다면 바로 패치, 아니라면 시간을 주며 플레이어들이 해법을 찾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플레이어들의 생각에서 오는 문제도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모든 게임 디자인의 문제는 한 가지의 해결책이 아니라 많은 해결책이 있다.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게임에도 좋지만 플레이어에게도 좋은 해결책이 좋는 생각. 낮은 순위의 문제의 경우 언젠가 고쳐야 하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문제를 고쳐야 하는 것들이다.

스타크래프트2 알파 테스트를 할 때 까지 해병 산개로 맹독충을 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부분을 고쳐야 할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반대로 군단 숙주의 경우 한 번의 교전을 통해 한 번에 우위를 차지하는게 아니라 조금씩 우위를 찾아오는 유닛의 경우 목적은 맞지만 경기 시간을 너무 오래 차지하는 문제가 있었다. 

밸런스의 실수도 있다. 고위 기사의 케이다린의 부적의 경우 프로토스가 저그나 테란 상대로 약한 상태에 있어 당장 삭제는 안됐기에 먼저 이길 수 있는 유닛을 넣고 그 후에 연구를 삭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킴은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해 이야기했다. 커뮤니티의 의견을 중요시하냐는 질문인데, 스타크래프트2를 많이 즐기는 유저들과 함께 개발해 나가야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1년 전부터 자신들의 방식을 커뮤니티와 공유했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듣고 게임 밸런스 방향을 조정해 나가는 것.

스타2 밸런싱을 할 때 데이터의 중요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데이터는 중요한 요소지만 하나로는 뭘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피드백이 갈릴 경우에는 밸런스를 고쳐야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는 것. 데이터나 대회 결과에는 테란이 약하지만 게이머들은 테란이 강하다고 생각해서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었다. 한 번은 선수들을 모아두고 데이터와 대회 결과를 보여주고 선수들의 의견을 물어봤는데, 선수들의 경우 연습에서 문제가 없었지만 대회에서는 결과가 갈렸다고 이야기 했다는 것.

또한, 예술과 과학의 경계선에 대한 이야기로 했다. 데이비드 킴은 항상 양쪽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2가 처음 나왔을때는 경험이나 피드백의 수준도 낮아 데이터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서로 맞춰간다는 것.

이어 스타크래프트2는 밸런스를 맞추기 쉽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유닛의 강함보다 플레이어의 실력차이로 벌어지는 결과가 더 크다는 설명이다. e스포츠 레벨의 밸런스 패치가 많냐는 질문에는 실력이 최고인 선수들의 커리어도 달려있지만, 종족의 장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vallen@xportsnews.com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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