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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윤주태 "분데스리가 경험,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

기사입력 2015.10.08 06:10 / 기사수정 2015.10.08 09:53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구리, 김형민 기자] ② 윤주태가 들려주는 분데스리가 이야기

윤주태(25, 서울)에게는 특별한 이력이 있다. 바로 독일 축구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때로 그를 돋보이게 하기도 하지만 아쉬운 마음도 들게 하는 하나의 꼬리표기도 하다.

윤주태는 2011년부터 2014년사이 2년 반 정도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 있던 프랑크푸르트에서 뛰었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30경기에서 3골로 골은 많이 넣지 못했고 산드하우센이라는 팀으로 임대도 가야 했다. 2014년에는 독일 1부리그에서 뛰어보고자 했던 꿈을 곧 정리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4년이 금새 지나갔다. 한국에서 독일로, 다시 한국으로 오면서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앞으로의 축구 인생을 가를 중요한 선택도 있었고 갈림길에 서서 힘든 고민도 해야 했다.

모든 것은 독일에 가서 비롯된 것인데 당시의 선택을 윤주태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아쉬움과 후회의 차이를 알고 있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도전하지 않았을 때는 후회로, 하고서도 성공하지 못했을 때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윤주태는 분데스리가 경험에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고 대답할 수 있었다. 나중에서도 계속해서 회자될 그의 분데스리가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본다.

"독일 스카우트, 나를 보러 온 게 아니었다"

윤주태의 독일행은 묘하게 이뤄졌다. 처음에 프랑크푸르트 구단의 스카우트는 그의 이름을 몰랐다. 2011년 한국의 대학리그 경기를 보러 왔다가 그라운드를 활발하게 누비는 연세대 2학년 윤주태를 보고 마음을 빼앗겼다. 현재 성남FC에서 뛰고 있는 김동희를 보러 왔던 스카우트는 생각을 바꿔 윤주태를 팀에 추천했고 테스트의 기회를 받게 됐다. 그렇게 윤주태의 분데스리가 도전은 우연의 일치와 함께 시작됐다.

[윤주태] 대학교 2학년 시절 대학 U리그 왕중왕전 16강전이었던 것 같다. 당시에 한국 에이전트와 외국 에이전트들이 경기를 관전한다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형들이나 주변 사람들도 그런 말들을 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때 스카우트들은 지금 성남에서 뛰는 김동희 선수를 보러 왔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날 내가 눈에 띄었나보다. 그렇게 처음 발판이 마련되서 입단까지 가게 됐다.

정식으로 오퍼가 온 것은 아니었다. 팀이 나를 마음에 들어했지만 아무리 좋은 대학팀에 있다고 해도 그쪽의 눈에는 아마추어로 비춰졌기 때문에 테스트를 봐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일주일정도 테스트를 받았다. 그것도 운이 좋았다. 준비해 온 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끝나고 안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같이 해보자고 말씀하시면서 악수를 청했다. 그때 대학을 자퇴하고 오는 것이어서 내 인생에서 위험한 모험이었다.아직까지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구자철의 조언 "J리그보다 K리그로 가라"

프랑크푸르트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활약을 펼치자 팀은 윤주태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자신을 데리고 왔던 감독이 중간에 경질돼 다른 팀으로 옮긴 불운도 있었다. 이제는 유럽에서 새로운 둥지를 찾거나 한국 K리그나 일본 J리그행 등 여러가지 시나리오들을 고려해야 했다. 아직 1부리그를 밟아보지 못한 윤주태는 쉽게 발걸음이 떼지지 않았다.

그때 아우크스부르크가 손을 내밀었다. 2013년 9월 그렇게 윤주태는 아우크스부르크 훈련장에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됐다. 때마침 그때 아우크스부르크는 제주 유나이티드로부터 홍정호를 영입했던 상황이었고 윤주태는 홍정호와 함께 팀 훈련에 참가하게 됐다. 한국 출신 두 선수의 만남은 아우크스부르크 내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고 윤주태는 홍정호의 통역 도우미를 자처하면서 서로를 도왔다. 하지만 팀의 주축 수비수로 자리를 잡아간 홍정호와 달리 윤주태는 아우크스부르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윤주태] 프랑크푸르트와 계약이 끝나고 나서 잠시 아우크스부르크로 2주간 테스트를 갔었다. (홍)정호형이 입단을 하고 곧바로 내가 입단테스트를 보러 갔던 상황이었다. 프랑크푸르트와 계약이 끝나고 나서 무엇을 해야 될 지 고민이었다. 나 스스로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부리그에서만 안주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도전이 필요해졌다. 때마침 에이전트를 통해 테스트 제의가 와서 봤다. 결론적으로 잘 되지는 않았지만 (홍)정호형 등이 뛰는 걸 보면서 쉽게 1부리그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했다. K리그 신인드래프트 이전까지 분데스리가 1부에 대한 꿈을 계속 버리지 못했었다.

아우크스부르크행이 불발되면서 윤주태는 K리그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됐다. K리그를 가게 되는 데까지는 많은 고민과 심적인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생각도 깊어졌고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피를 못잡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때 그를 잡아줬던 이들이 형들이었다. 당시에 독일에서 활약하고 있었던 구자철과 홍정호 등은 동생 윤주태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바른 길로 가도록 도왔다. 신인드래프트 직전에 들른 일본에서 도움을 준 정우영도 윤주태를 도운 든든한 형들 중 한명이었다.



[윤주태] (홍)정호형과도 같은 팀에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구)자철이형은 당시에는 같은 팀은 아니었지만 프랑크푸르트에 있을 때도 많이 놀러와서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다.

(구)자철이형도 제주에서 힘들었다고 했다. 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첫 프로생활을 하는 것이었는데 (홍)정호형도, (구)자철이형도 이맘 때 다들 힘들었다며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많이 해줬다. 한국에 가기 전에는 일본이나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등 다양한 무대들을 생각해보고 있었는데 (구)자철이형이 일본 J리그는 가지 말고 K리그로 가서 뛰라고 조언해줬다. 이외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드래프트 직전에는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바로 일본 여행을 갔는데 스트레스 등으로 스스로가 지쳐 있었다. 그때 빗셀고베에서 뛰는 (정)우영이형에게 간다고 연락하고 가서 만나서 일본 축구는 어떤지 보고 싶어서 같이 갔다. (정)우영이형과는 같은 고등학교 선배고 친한 형이다."




"분데스리가 경험, 성장하는 계기 됐다"

우여곡절 끝에 윤주태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서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렇게 그의 독일에서의 도전은 일단락됐다. 언젠가 다시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난 2년 반동안의 시간들은 하나의 결말이 있는 추억으로 남았다. 기억들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법인데 결과가 아쉽더라도 윤주태는 독일에서의 시간에 아쉽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축구 인생에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큰 의미도 뒀다.

[윤주태] 나 스스로 후회되는 일은 하지 말자는 그런 생각을 늘상 갖고 있다. 무언가를 해보지 않고 그 기회를 날려버리면 후회인 것이고 도전을 해서 실패를 했으면 아쉬움인것이다. 후회 없이 나는 도전을 했기 때문에 아쉽다. 가서 잘 됐으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서 조금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

독일을 축구만 바라보고 나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청난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돈을 주고는 살 수 없는 경험이었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2년 반 만에 한국에 돌아왔잖아. 실패했다.'고도 나를 볼 수도 있는데 나는 스스로에게 있어서 살아가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축구는 물론 문화도 배우고 거기에서 생활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윤주태, 홍정호-구자철 ⓒ 프랑크푸르트 공식 홈페이지, AFPBBNews=news1,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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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윤주태가 말하는 '후반 조커'와 '서울 공격수'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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