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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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았던 냉대, 무거웠던 대표팀 입국

기사입력 2014.06.30 08:33 / 기사수정 2014.07.01 11:09

김형민 기자
두 명의 남성이 축구대표팀을 비판하는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김한준 기자
두 명의 남성이 축구대표팀을 비판하는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공항, 김형민 기자] 오랜 비행 끝에 도착한 고국, 인사는 싸늘했다. 일부 환호와 환영도 차가워진 팬심을 가릴 수는 없었다.

홍명보호가 귀국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그동안의 브라질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도착하자마자 협회 관계자들은 물론 모든 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조촐한 해단식을 갖고 선수들은 해산했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굳은 표정으로 들어온 선수들을 향해 뜻하지 않은 엿 세례가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한 남성은 준비해 온 엿을 선수들에게 던지면서 가슴 속에 안고 있었던 감정을 분출했다. 순간 환호를 보내던 또 다른 팬들은 이에 비난의 화살을 날렸고 해당 남성팬은 유유히 사라졌다.

뜻하지 않은 엿세례에 당혹해하는 축구대표팀 ⓒ 엑스포츠뉴스=김한준 기자
뜻하지 않은 엿세례에 당혹해하는 축구대표팀 ⓒ 엑스포츠뉴스=김한준 기자


순간 차가워진 대표팀은 곧바로 각자의 길로 이동했다. 고개는 숙여졌고 입술은 바짝 말랐다. 돌아선 팬심은 엿 세례만으로 표출되지 않았다. 이어 대표팀이 떠난 자리에는 '한국 축구는 죽었다'는 현수막이 등장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16년 만에 무승으로 끝난, 대표팀의 퇴보를 비판하고자 한 축구팬의 퍼포먼스였다.

어수선했던 입국현장에서 홍명보 감독은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월드컵 기간동안 국민분들께서 선수단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론과 대표팀의 발전을 바랐다.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이 우리 선수들에게 실패만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래가 있고 장래성이 있는 선수들이다. 각자 소속팀에 가서 최선을 다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엇나간 팬심이었다. 정당하게 의견을 표출해야 했지만 이날 해당 축구팬들은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한국 축구를 향한 싸늘해진 국민의 태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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