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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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아이유, 살며시 마음의 문 두드리다

기사입력 2014.06.02 00:43 / 기사수정 2014.06.02 07:36

한인구 기자
아이유가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로 모든 세대의 마음을 열고 있다. ⓒ 로엔트리
아이유가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로 모든 세대의 마음을 열고 있다. ⓒ 로엔트리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아이유(21)는 변신에 능하다. 기타를 매고 노래를 부르던 소녀가 얼굴을 익힐만 할 때 즈음 '3단 고음'을 내지르더니 어느새 '김필숙' '이순신'과 '김보통'으로 드라마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이제는 선배 가수들의 노래를 자신의 색채로 덧입히며 '아이유'라는 테두리와 경계선을 한없이 넓혀가고 있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아이유의 행보에는 하나의 공통점은 있다.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레 팬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며 다가간다는 것이다.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는 지난달 16일 발매됐다. 타이틀곡 '나의 옛날이야기'를 비롯해 '꽃'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사랑이 지나가면' '너의 의미' '여름밤의 꿈' '꿍따리 샤바라'가 수록됐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노래가 선배 가수들의 명곡들을 재해석한 곡이다. 조덕배, 고(故) 김광석, 김완선, 이문세, 산울림, 고 김현식, 클론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가수들의 노래가 원곡이다.

'꽃갈피'는 2008년 데뷔한 아이유가 6년여 동안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잣대라고 부를 만하다. '나의 옛날이야기'에서는 원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느낌을 살려나갔으며,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에서는 힘을 쫙 뺀 채 능청스럽고 색다르게 '리메이크'라는 문제의 해답을 내놨다. '너의 의미'에서는 김창완과의 세대를 단번에 질러가는 호흡도 보여줬다.

이처럼 '꽃갈피'에서 보여지는 아이유의 가수·장르 불문 소화능력은 앞서 하이포와의 '봄 사랑 벚꽃 말고'에서도 충분히 뽐낸 바 있다. 지난 4월 8일 발표된 '봄 사랑 벚꽃 말고'는 정기고·소유 등 남녀 혼성 듀엣곡이 차트를 장악하던 시점에 발표됐다. 그러나 '썸' 등과 같은 남녀간의 애끓는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기보다는 화창한 봄날 느끼는 외로운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 그룹과의 만남, 봄이라는 주제 속에서 다른 감정을 이야기하는 등 아이유는 정형화된 해답에서는 조금은 벗어난 시도를 통해 성공을 거뒀다.

아이유의 '꽃갈피'는 새로운 변신의 시작이 될 듯하다. ⓒ 로엔트리
아이유의 '꽃갈피'는 새로운 변신의 시작이 될 듯하다. ⓒ 로엔트리


아이유는 '꽃갈피' 앨범과 '봄 사랑 벚꽃 말고'에서 나타나듯 참 영리한 가수다. 큰 기류를 타면서도 나름의 차별화를 통해 팬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아이유의 '팬심'을 읽는 능력은 지난달 22일부터 6월 1일까지 진행됐던 첫 소극장 단독 콘서트 '딱 한발짝…그 만큼만 더'에서도 이어졌다.

팬층이 두텁기로 소문난 아이유가 굳이 소극장이라는 장소를 택한 건 팬과의 소통에 무게를 둔 것은 물론 '꽃갈피' 앨범이 위대한 물리학자 뉴턴의 말마따나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 탄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유는 소극장 콘서트에서 '꽃갈피' 수록들의 라이브 공연을 선보였고, 팬들과의 진솔한 대화와 특별 이벤트 등을 펼쳤다. 이 또한 정규 앨범이 아닌 리메이크 앨범으로 활동하는 가수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활동 방향으로 보인다.

'꽃갈피'는 아이유의 음악적 성장을 보여주는 동시에 일종의 팬서비스 앨범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이자 대규모로 열린 공연에서 아이유는 공연시간 내내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티켓 파워'가 증명된 아이유가 좁디좁은 소극장 콘서트를 한 것은 '이번 앨범이 얼마나 팔릴지'보단 '그동안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준 팬들을 위한 이벤트'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이유는 가요계에 가창력을 갖춘 한 평범한 소녀로 등장했다. 이어 정규 3집까지의 활동과 '드림하이'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 출연으로 노래와 연기를 모두 잘하는 가수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그의 뛰어난 흡수력은 이제 전 세대를 어우르는 리메이크 앨범으로도 옮겨붙었다. '3단 고음'으로 시선을 끌어당겼던 아이유의 '3단 변신'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렇게 아이유는 미소 지으며 대중의 마음을 살며시 열고 있다.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아이유 ⓒ 로엔트리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아이유 ⓒ 로엔트리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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