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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가타부타] '직장의 신' 정유미-전혜빈, 부모의 배경은 또 하나의 고스펙

기사입력 2013.04.17 08:53 / 기사수정 2013.04.30 19:10

김승현 기자


▲ 직장의 신

'직장의 신' 정유미-전혜빈, 부모의 배경은 또 하나의 고스펙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취업의 문이 바늘구멍처럼 좁아져 취업준비생의 물량 공세를 감당해내지 못하는 지금이다.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 구직자들은 좋은 스펙을 얻기 위해 오늘도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취업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와 관련한 이야깃거리는 덩달아 흥미를 끌고 있다.

앞서 여러 기관에서 실시된 복수의 설문조사에서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은 스펙을 쌓는 것에 고충을 토로했다. 또 집안의 재력이 스펙 쌓기와 취업에 도움이 돼 부모를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한 스펙이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은 이러한 세태를 반영한다. 그 중심에는 '가난한 저스펙' 정주리(정유미 분)와 '유복한 고스펙' 금빛나(전혜빈)가 있다.

16일 방송된 6회에서 두 사람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렸다. Y-JANG의 마케팅 영업부 부장 황갑득(김응수)은 지각하는 정주리를 꾸짖고 '장주희'라고 이름을 잘못 부른다. 반면 같은 상황에서 DH 은행장 딸 금빛나에게 해야 할 꾸중은 묻혀두고 한없이 친절하게 대한다.

월급이 들어왔을 때도 이들의 표정은 달랐다. 바로 학자금 이자가 빠져나가 밥은커녕 물도 못 사 먹는 지경이 된 정주리와는 달리 금빛나는 월급을 모두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여유를 지녔다. 두 사람의 양극화의 상징은 가방이었다. 취업 기념으로 엄마에게 15만 원 상당의 가방을 선물 받은 정주리는 390만 원대의 가방을 가진 금빛나를 보고 박탈감을 느낀다. 주리의 가방은 소위 말하는 '명품의 짝퉁'이었기 때문이다.

정주리의 박탈감은 결국 분노로 변하게 됐다. 영업 차 찾은 홈쇼핑 관계자가 정주리의 가방을 빌려 방송에 활용한 것이 계기가 됐다. 홈쇼핑 쇼호스트들은 짝퉁인 정주리의 가방을 진품과 비교해 격하시켰다. 그들은 정주리의 사정을 모른 채 가방 촉감을 폄하하고 가방끈까지 끊어버렸다.

결국 정주리도 이성의 끈도 가방 끈과 함께 끊어지며 스튜디오에 난입하게 된다. 자신의 자존심을 살려준 엄마의 값진 선물이 패대기쳐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어머니는 한바탕 사고를 벌이고 나온 딸에게 안부 전화를 한다. 자신이 사준 가방으로 인해 기뻐할 딸의 모습을 기대한 엄마는 가방의 생사를 묻는다. 회사의 대의에 쓸려 가방을 지키지 못한 정주리의 마음은 더욱 미어질 뿐이다.

반면 금빛나는 태어나서 지하철을 타본 적이 없고 항상 운전기사가 대동한다. 부모의 배경은 이들의 생활방식과 인격 형성에도 영향을 끼쳤다. 조급하고 매사에 조심한 정주리와 항상 자신감 넘치고 여유있는 금빛나의 성격은 위에 언급된 설문조사와 그리 동떨어진 사실이 아니다.

한층 더 치열해지고 차가워지는 경쟁사회에서 부모의 배경은 자식에 무조건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소급 적용이 되고 있다. 최근 스펙을 쌓는데 목돈이 들어가는 것은 자명한 사실로 나타났다. 취업에 영어는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값비싼 영어인증시험비는 희망에 부푼 취업준비생의 심리적 부담감을 가중시킨다. 어학연수는 말할 것도 없다. 

과연 '자수성가'는 옛말이 된 것일까? 분명한 것은 '직장의 신'이 부모의 배경이 태생적 한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성공한 부모님들에게 쓴소리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합당한 노력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소득 수준에 따라 양극화가 대물림되는 사회가 씁쓸할 뿐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정유미, 전혜빈 ⓒ KBS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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