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정훈 기자] 17일간 열렸던 런던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선수들은 경기장마다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선수들을 응원한 국민들은 오히려 더 큰 감동과 응원을 받았다. 올림픽만큼이나 드라마틱하면서 감동을 준 로또 당첨 사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나눔로또 506회 추첨(2012년 8월 11일)에서 역사적인 100번째 로또 1등 당첨번호를 배출한 로또정보사이트(
lottorich.co.kr)의 도움을 받아 ‘로또, 가장 특별했던 순간들’을 간추려봤다.
#1. 대학생 VS 회사원 로또 1등
<그림 1>487회 16억 로또1등 홍진우 씨의 통장 내역
487회 로또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된 1986년생 로또당첨자 홍진우(가명)씨. 그는 불안한 경제환경 속에서, 학자금 대출, 취업 준비 등으로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던 이 시대의 평범한 20대 청년이었다. 하지만 홍 씨의 인생에도 한 줄기 빛이 왔다. 바로 단돈 5000원을 투자해 16억 로또 1등에 당첨된 것.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계속 꿈에 나타나셔서 ‘될 거다’라는 말을 하셨는데, 아무래도 아버지께서 이 행운을 주신 게 아닐까 한다”며 가슴 찡한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296회 로또 1등의 주인공 정지성(가명)씨는 2008년 8월, 약 30억원의 1등에 당첨됐다. 그는 “과학적 분석기법을 적용했다는 말에 메리트를 느껴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며 “매주 3만원~3만5천원 상당의 로또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정지성 씨는 로또 당첨자임에도 불
구하고, “로또에 당첨이 됐다고 해서 생활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며, 차를 구입한다던가 여행을 간다던가, 혹은 직장을 관두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당당히 밝히기도 했다.
#2. 최단 VS 최장 로또 1등
이렇게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 472회 로또추첨에서 약 18억원의 로또 1등에 강재현(가명) 씨의 사연은 한 때 로또 마니아들 사이에서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로또정보사이트 가입 3일만에 로또 1등에 당첨되는 ‘대박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기 때문. 강 씨는 “반신반의 하며 이용한 서비스가 이렇게 빨리 로또 1등의 행운을 가져다 줄 지 몰랐다”며 “그저 아직도 떨리고 기쁘며,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해당 사이트에 기쁨의 글을 남겼다.
강재현 씨와는 반대로 483회 로또1등 25억 당첨자 김기식(가명) 씨는 로또 출범 때부터 구매를 해 온 최장 기간 로또 구매자다. 김 씨는 “로또를 10년을 했고, 로또정보사이트는 지난해부터 이용해왔다. 물론 중간 중간 힘들기도 했지만 로또 1등이라는 큰 행운이 그렇게 쉽게 찾아오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작부터 대박 행운을 꿈꾸기 보다는 희망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늘 ‘나는 언젠간 반드시 1등에 당첨될 수 있을 거야’라고 자기 최면을 걸었던 것이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3. 최고의 효도남은 누구?
‘501회 30억 로또 1등 효자남’으로 유명세를 치른 권도운(가명) 씨는 실제로도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었다. 권 씨는 당첨 직후 직접 남긴 후기를 통해 “저희 어머니는 청소용역 일을 하십니다. 십 수 년 일을 해오시면서 홀로 저를 키우셨는데,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납니다. 로또 당첨 후 그 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생각이 났지만 하나 있는 아들 키우시느라 홀로 고생하신 어머니 생각이 제일 많이 났습니다”라며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가장 먼저 어머니 건강에 관련된 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통장에 고스란히 저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77회에서 1등에 당첨돼 19억원의 당첨금을 수령한 한호성(가명) 씨는 세금을 제외하고 받은 당첨금 13억원 중 10억원 가까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약 반년 만에 10억원이란 큰 돈을 지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씨의 글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의 댓글을 남겼는데, 그 이유는 바로 가족과 미래를 위해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인생설계를 했기 때문이었다.
한 씨는 “빚 청산 1억 3천, 노후대책비용 3억 4천, 주택 구입에 6억원 정도를 지출했다”고 말했는데, 그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돈을 주고 집을 마련한 이유는 바로 나이 드신 부모님을 위해서였다. 그는 후기를 통해 “그 동안 월세 50만원짜리 집에서 고생하고 사신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내 집’은 꼭 마련하고 싶었다. 로또 1등 당첨이야말로 어마어마한 선물이지만, 나에겐 부모님이 더욱 더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 혼자가 안되면 여럿이 ‘로또계’로 로또 1등
<그림 2>451회 8억 로또1등 로또계 회원들
“토요일 저녁, 저는 다른 지역에 가서 친구들이랑 놀고 있었죠. 제 핸드폰이 그 때 고장이 났는지… 친구들한테 전화가 열 몇 통 씩이나 왔는데 미처 모르고 있었어요. 문자도 여러 통 와 있더라고요. '너 어디냐', '일부러 전화를 안 받는 거 아니냐' 등등... 그 문자를 보자마자 뭔가 살짝 감이 잡히긴 했습니다. 친구들이랑 같이 로또계를 하고 있었으니까, 계를 같이 하는 친구가 연락이 오면 뭔가가 당첨된 것이다, 흐뭇해했죠. 그런데, 그게 1등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로또를 혼자 구매하기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임 씨는, 주변에 로또에 관심 있는 친구들을 모아 ‘로또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들의 ‘로또계’는 451회 로또추첨에서 8억원의 1등에 덜컥 당첨됐다. 친구들과 나누면 그리 크지 않은 돈이지만, 임 씨는 “사람이 한 순간에 너무 큰 돈이 생기면 심적 부담도 크고 망가질 가능성이 큰데, 저희는 딱 적당한 선에서 당첨된 거 같아 만족합니다”라며, 처음 약속대로 당첨금을 공평하게 분배해 친구들과 함께 당첨의 기쁨을 누렸다고 했다. 로또 당첨금과 더불어 더욱 더 돈독해진 친구들과의 우정이 아마 로또 당첨보다 더 큰 선물은 아닐까.
#5. 3년 3개월만의 로또 이월, 가장 안타까웠던 그 날
3년 3개월만의 로또 당첨금 이월로 전국에 ‘로또 광풍’이 불며 모든 사람들이 들떠 있을 때, 쓴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는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로또 당첨금이 이월되게 한 장본인 류홍진 씨. 그는 463회에서 로또 1등 조합을 문자로 전송 받았으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로또를 구매하지 않았고, 이는 ‘121억 로또 1등 당첨금 독식’의 기회를 모조리 날려버리는 생애 가장 큰 실수가 되고 말았다.
“금요일에 당진으로 출장을 갔는데, 차를 타고 서해안 고속도로 진입 직전,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날 고속도로에 사고가 나서 차가 많이 밀렸는데, 그 때문에 일찍 지쳐서 그런지 딱히 로또를 사지는 않았습니다. 121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당첨금을 나중에서야 알게 됐는데, 속상하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그런 기회를 접했다는 데 놀랐고, 한편으로는 소름도 끼쳤습니다”
류 씨는 로또 1등을 놓치면서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바로 ‘로또를 쫓아가는 건 사람을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드니, 그 길목에 서서 행운이 올 때까지 인내를 가져야 한다’는 것. 류 씨의 인터뷰는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으며, ‘로또는 꾸준히 구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다.
[사진 = 로또리치 제공]
강정훈 기자 mousy00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