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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2 Memories②] 그때 그 미드필더 지금은?

기사입력 2012.06.15 18:04 / 기사수정 2012.06.15 18:57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16일 프랑스 우크라이나, 잉글랜드 스웨덴전을 앞둔 유로2012 조별예선이 중반부를 넘어가며 8강 진출팀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축구 강국들이 주목 받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셰브첸코가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그는 D조예선 첫 경기 스웨덴전서 2골을 넣으며 팀의 첫 유로 승리를 이끌었다.

팬들은 35살의 나이에 헌신하는 셰브첸코를 바라보며 회상에 빠지는 시간도 가졌을 법 하다. 바로 셰브첸코의 전성기에 이른바 ‘잘 나가던' 선수들을 추억하면서. 셰브첸코는 2000년대 초중반을 휘어잡은 스트라이커로 당시 루드 반 니스텔루이, 호나우도, 티에리 앙리 등과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유로2012에서 셰브첸코 말고도 오랜 기간 현역 생활을 하고 있는 선수를 꼽으라면 덴마크 대표팀의 데니스 롬메달이다. 전성기 땐 마크 오베르마스와 경쟁을 벌일 정도로 총알 탄 사나이었다. 이밖에 마크 판 보멀, 올로프 멜베리 등 10년 넘게 축구팬들에게 익숙해진 이름들이 유로2012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최전성기로 활약하던 시절 해외축구는 세리에A, 프리메라리가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당시는 TV중계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라 인터넷 스트리밍 혹은 위성방송으로 어렵사리 볼 수 있었다. 지금 '유로 형님'들의 동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스트라이커, 미드필더, 수비수 등 포지션별로 알아 봤다.

- 마크 오베르마스/1973년생/네덜란드/프로통산 402경기 78골/A매치 86경기 17골

아르옌 로번 이전 유럽 최고의 윙어로 군림한 오베르마스는 아약스, 아스날, 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화려한 발재간 없이 치고 달리는 스피드는 많은 축구팬들을 매혹시켰다. 국내 축구팬에게 알려진 것은 1998 월드컵 E조 예선 한국전이었다. 당시 오베르마스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털사커'에 이바지했다. 

아약스에선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에드가 다비즈, 프랑크 드 보어 등과 함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아스날에선 데니스 베르캄프, 로베르 피레스, 파트릭 비에이라와 함께 아스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또 ‘제2의 오렌지군단’이라 불린 FC바르셀로나에서 네덜란드 선수가 중심이 된 팀을 꾸리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오베르마스는 2002월드컵 진출 실패와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몰락으로 부진을 겪었다. 오베르마스는 자신의 몸 상태가 급격히 저하되는 고통 속에 2004년 은퇴했다. 당시 그는 “무릎 연골이 많이 달았다. 더 이상 바르셀로나와 네덜란드를 위해 뛸 수 없을 것 같다"며 31살의 이른 나이로 유로2004 직후 현역 생활을 접었다.

은퇴 후 자신의 첫 프로팀이었던 고 어헤드 이글스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소속팀 선수들의 대거 부상으로 2008-2009 시즌 일시적 플레잉 코치 복귀를 하기도 했다. 현재는 이글스의 코치와 동시에 축구 평론가로 지내고 있다.

- 에마누엘 쁘티/1970년생/프랑스/프로통산 385경기 16골/A매치 63경기 6골

쁘티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프랑스 대표팀의 전성기를 함께했다. 대표팀 동료 지네딘 지단, 유리 조르카에프 등 공격형 미드필더를 지원하는 홀딩 스타일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비에이라와 더블 보란치로 뛰었는데 비에이라가 거친 스타일이었다면 쁘티는 네덜란드의 필립 코쿠처럼 지능형 미드필더였다.

진가가 발휘 된 건 1998 월드컵 결승전이다.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과 지단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하며 숨은 MVP라는 찬사를 받았다.

프로에선 모나코, 아스날, 바르셀로나, 첼시에서 뛰었다. 바르셀로나 시절을 제외하고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첼시 시절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인수로 정리 대상이 됐다. 16년간의 선수 생활 중 부상이 잦았고 첼시 이후 볼튼, 블랙번에 합류했지만 많은 경기를 뛰지 않고 은퇴했다.

이후 자선 사업과 이벤트 경기 출전, 축구 평론가로 지내고 있다. 지도자의 길은 걷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베른트 슈나이더/1973년생/독일/프로통산 428경기 54골/A매치 81경기 4골

슈나이더는 출중한 외모와 킥력으로 독일의 베컴이라는 별명이 있다. 1991년 데뷔한 그는 2009년까지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했다. 바이엘 레버쿠젠의 우측 윙어로 뛰며 타 선수들의 존경을 받았다. 2006 월드컵 당시 해설로 나선 차두리는 “슈나이더는 몸관리, 리더십 등 모든 점에서 프로페셔널한 선수다”라며 극찬한 바 있다. 

하지만 오랜 선수 생활 중 우승을 경험한 적은 없다. 분데스리가 준우승 2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월드컵 준우승과 3위, 컨페더레이션스컵 3위가 전부다. 슈나이더는 어린 시절부터 미하엘 발락과 함께 했다. 팬들이 농담으로 말하는 ‘발락의 준우승 역사’에 일부분을 함께했던 선수다.

대표팀에선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중후반까지 독일 대표팀의 암흑기를 지켰다. 밀로슬라브 클로제는 “위르겐 클린스만부터 루카스 포돌스키까지 세대교체 속에도 꿋꿋이 전방에 패스를 날려주던 선수”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대표팀에선 2006년까지 주전으로 지내다 유로 2008 직전 부상으로 엔트리 탈락 후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이후 재활과 부상을 반복하다 2009년 은퇴 후 레버쿠젠의 스카우트로 활동하고 있다. 

- 루이 코스타/1972년생/포르투갈/프로통산 596경기 73골/A매치 94경기 26골

루이스 피구, 세르히오 콘세이상과 함께 20세기 말 포르투갈 축구를 이끈 루이 코스타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패스를 하는 선수라는 수식이 붙었다. 1991년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소속팀 벤피카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피오렌티나와 AC밀란을 거치며 전성기를 보냈다. 루이 코스타는 선수 생활 말미, 다시 벤피카로 돌아와 은퇴했다. 

팬들이 기억하는 루이 코스타는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와 호흡을 맞추던 피오렌티나 시절이다. 윤정환, 고종수, 이관우를 떠올리게 하는 플레이스타일로 전 세계 축구 유망주들에게 ‘판타지 스타’에 대한 정답을 제시했다. 당시 세리에A는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지단, 프란체스코 토티 등 플레이메이커 전성기 시대였으며 루이 코스타 역시 세리에A의 인기에 일조했다.

전문가들과 팬들은 루이코스타와 바티스투타가 뛰던 피오렌티나가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약 7년간 피오렌티나에서 뛰며 주장도 맡았던 그는 AC 밀란에서 역사적인 첫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셰브첸코, 안드레아스 피를로, 젠나로 가투소, 클라란세 시도르프와 함께 AC밀란 중흥기를 이끈 그는 부상과 노쇠화로 벤피카로 이적해야 했다.

화려했던 프로 생활과 달리 국가대표 활약은 다소간 아위움이 남았다. 유로 2000과 2004에서 각각 4강, 준우승이 성과지만 월드컵은 2002년 단 한 차례 출전이 전부다. 벤피카에서 2008년 은퇴한 루이 코스타는 현재 팀 단장을 맡고 있으며, 선수의 해외 진출도 주선하고 있다. AC밀란, 피오렌티나에 포르투갈 출신 선수를 소개하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 그 외 추억의 미드필더들 근황

유럽축구가 본격적으로 국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것은 유로1996이다. 이후 유로 2000부터 본격적인 마니아의 양산을 시작했고, 2005년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진출로 TV 중계 활성화와 함께 대중적으로 자리잡았다. 미드필더들은 조르카에프, 오베르마스, 지단, 파벨 네드베드 등 1세대와 프랑크 람파드, 스티븐 제라드, 발락 등 2세대를 거쳐 현재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로 대표되는 3세대까지 내려왔다.

국가별로 정리하면 프랑스의 조르카에프, 지단, 피레스는 각각 프로팀의 이사진 역할을 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의 필립 코쿠, 로날드 드 보어는 A대표팀 코치와 연령대 팀 코치를 맡고 있다. 빔 용크는 아약스의 유소년 총괄로 부임 중이다. 동유럽의 게오르게 하지는 갈라타사라이 감독을 거쳐 현재 휴식 중이며, AC밀란의 1990년대 전성기를 만든 즈보니미르 보반은 세리에A를 중계하는 스카이 이탈리아의 해설자로 일하고 있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인기를 누리는 축구 게임 FIFA(EA)와 위닝일레븐(코나미) 시리즈 초창기 작품의 인기는 이들로부터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월의 흐름을 잠시 접어 두고 이들을 추억하는 것은 어떨까.

[사진=네덜란드 대표팀의 반 보멀 ⓒ Gettyimages/멀티비츠]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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