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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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이닝 무실점투' 정민혁, 한화 불펜 새 희망 쐈다

기사입력 2012.06.03 21:58 / 기사수정 2012.06.04 00:10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혼신의 힘을 다한 역투였다. 비록 결과는 승리가 아닌 무승부였지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한화 이글스 투수 정민혁(29)의 얘기다.

정민혁은 3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4이닝 동안 67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3탈삼진 3볼넷 무실점의 완벽투로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정민혁이 내준 볼넷 3개도 모두 고의 사구였다. 

정민혁은 이날 볼카운트 싸움에서 LG 타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연장 10회부터는 고의사구 2개를 포함해 4타자를 제외하고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승부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이것이 LG 타자들을 상대로 완벽투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정민혁은 대전고를 졸업하고 2003년 2차 9라운드 69순위로 한화에 지명됐지만 연세대 진학을 결정했다. 이후 2007년 한화에 입단한 정민혁은 그 동안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2007년 1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3.86, 지난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8.38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그만큼 이날 정민혁의 완벽투가 시사하는 바는 컸다. 특히 중압감이 극에 달한 끝내기 상황에서의 무실점투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

정민혁은 이날 한화의 마지막 불펜 투수였다. 한화는 경기 초반부터 투수를 전부 쏟아부었다. 선발 마일영이 1.1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 뒤 송신영-정재원-윤근영-안승민-바티스타까지 모든 구원 투수가 경기에 나섰다. 특히 경기를 매조져주길 기대했던 바티스타가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정민혁은 9회말 무사 1루의 부담스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터.

시작부터 위기는 찾아왔다. 정민혁은 첫 상대인 심광호의 희생 번트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낸 뒤 김용의를 고의 사구로 내보냈다. 1사 1, 2루 상황, 한화의 외야진은 전진 수비를 시도했다. 2루 주자의 홈 쇄도를 막겠다는 의도였다. 후속 타자 서동욱의 우익수 뜬공으로 상황은 2사 1, 3루, 폭투라도 나온다면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정민혁은 후속 타자 오지환을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 위기에서 벗어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민혁은 연장 10회말 선두 타자 박용택에게 우익수 방면 큰 타구를 맞았지만 결과는 우익수 뜬공, 한숨을 돌린 뒤 이병규(배번 9번)를 좌익수 뜬공, 윤요섭을 삼진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감했다. 연장 11회말에도 최동수, 정성훈, 심광호를 공 9개로 삼자 범퇴 처리, 깔끔한 투구를 이어갔다.

연장 12회말에는 선두 타자 김용의와 심광호를 연속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오지환에게 2루타, 박용택, 이병규에게 고의 사구를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 타자 윤요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또다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4시간 50여분간 계속된 혈투에도 결과는 7-7 무승부였지만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낸 정민혁은 기쁨을 표출했다.

정민혁은 올 시즌 7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8.31,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필승조'도 아니었다. 비록 경기는 승리가 아닌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날 보여준 정민혁의 '깜짝 완벽투'는 한화 계투진에 희망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정민혁이 3일 경기의 호투를 계기로 한화의 새로운 필승조가 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사진=정민혁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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