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로스앤젤레스 FC(LAFC)가 두 경기 연속 4실점 패배로 최악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팀의 핵심으로 나선 손흥민 역시 현지 중계진으로부터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공식 중계사 '애플 TV' 중계진은 경기 전부터 종료 후까지 손흥민의 역할과 영향력을 집중적으로 짚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했다"는 냉정한 결론으로 이어졌다.
LAFC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MLS 정규리그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휴스턴 다이너모에 1-4로 완패했다.
이로써 LAFC는 직전 CONCACAF 챔피언스컵 톨루카 원정 0-4 패배에 이어 공식전 2경기 연속 4실점을 허용하며 급격한 하락세에 빠졌다.
승점 21로 서부 콘퍼런스 3위에 머물렀지만, 선두 산호세와의 격차는 벌어졌고, 경기 수에서 여유가 있는 시애틀에 추월당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최전방이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며 공격 전개 전반을 책임졌다.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고, 손흥민은 제이콥 샤펠버그, 다비드 마르티네스와 함께 2선에 배치돼 나단 오르다즈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경기 전부터 '애플 TV' 중계진은 '주목할 만한 선수(Players to watch)'로 손흥민을 꼽으면서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중계진은 손흥민을 "MLS 도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선수"라고 소개하며 그의 창의성과 영향력을 강조했다.
이어 해설자는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손흥민은 LAFC에서 어시스트 능력으로 주목해야 할 선수지만, 아직 득점이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짚으면서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결정적인 패스를 보는 시야와 드니 부앙가와의 호흡은 여전히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날은 부앙가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상황이었기에 손흥민의 책임은 더욱 강조됐다. 해설자는 "오늘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 10번 역할을 맡으면서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위치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며 "오르다즈라는 타깃형 공격수가 있는 만큼, 초반부터 자주 공을 만지며 경기를 주도해야 LAFC가 승점 3을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경기 초반 손흥민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공격 전개에 관여했다.
전반 14분과 18분 연속으로 프리킥을 유도했고, 전반 24분에는 특유의 드리블로 공간을 만든 뒤 감아차기 슈팅까지 시도했다. 그러나 슈팅은 수비벽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흐름은 급격히 휴스턴 쪽으로 기울었다. 전반 25분 잭 맥글린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내준 LAFC는 전반 34분 굴절된 프리킥까지 허용하며 순식간에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의 발끝에서 추격의 실마리가 나왔다. 전반 44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공을 받은 그는 수비 사이 공간을 파고드는 절묘한 패스를 시도했고, 이 공이 왼쪽 측면으로 침투하던 샤펠버그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샤펠버그의 컷백을 오르다즈가 밀어넣으며 LAFC는 1-2로 따라붙었다.
이 장면에서 현지 해설자는 "골 타이밍이 완벽하다. 하지만 다시 봐야 할 것은 샤펠버그의 직선적인 움직임"이라면서도 "손흥민이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받고 영리하게 턴한 뒤 빠르게 전달한 것이 핵심이었다. 이런 빠른 선택이 팀에 기회를 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르다즈의 침투 역시 적절했다. 이 모든 흐름이 맞아떨어진 장면"이라며 LAFC의 공격 전개 능력을 인정했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 LAFC가 다시 쫓기는 흐름이 전개됐다.
후반 6분 수비 실수에서 비롯된 추가 실점을 시작으로, 후반 10분 맥글린에게 다시 골을 허용하며 점수는 1-4까지 벌어졌다.
LAFC는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공격에서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종료 후 애플 TV 중계진의 평가는 냉정했다. 중계자는 화면에 손흥민이 아쉬운 표정과 함께 상대 선수들과 인사하는 장면이 송출되자 그를 향한 평가를 쏟아냈다.
그는 "손흥민이 또 한 번 조용했던 경기였다. 오늘 부앙가가 없는 상황에서 그가 경기를 지배해야 했지만, 중심이 아닌 주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해설자 역시 비슷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물론 득점 장면에 관여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그 장면은 손흥민이 더 높은 위치에서 공을 받았을 때 나온 것이다. 센터백을 끌어내고 공간을 만든 뒤 전진 패스를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결국 LAFC는 파이널 서드에서 무언가 부족했다. 손흥민이 만들어낼 수 있는 '마법 같은 순간'이 더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터치 63회, 슈팅 2회(유효 슈팅 0회), 패스 성공률 95%를 기록했지만, 기회 창출 0회에 그치며 결정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그에게 LAFC 공격진 중 가장 낮은 평점인 6.6을 부여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는 안정적인 패스 능력을 보여줬지만,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결정적인 한 방은 부족했다는 평가다.
결국 이날 경기는 손흥민 개인에게도, LAFC 전체에도 많은 과제를 남긴 경기였다. 팀은 수비 불안과 공격 부진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고, 손흥민 역시 에이스로서의 기대치와 실제 경기 영향력 사이의 간극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