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한국 KBO리그를 거쳐 다시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운드에 선 투수들이 '빅리그'의 높은 벽을 느낀 하루가 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릭 라우어(30)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릭 페디(33)가 나란히 패전투수가 되면서, 한국 무대에서 보여준 경쟁력이 곧바로 메이저리그 생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라우어는 1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5⅓이닝 5피안타 5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토론토는 1회말 조지 스프링어의 볼넷과 돌턴 바쇼의 투런포로 2-0 리드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라우어가 3회초 한 이닝에만 7실점 하면서 경기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이날 라우어에게는 3회가 치명적이었다. 토론토가 2-0으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상대팀 선두타자 브룩스 리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추격의 포문을 열었고, 이어 바이런 벅스턴의 내야안타와 오스틴 마틴의 안타, 루크 키샬의 볼넷으로 주자가 쌓였다.
이후 라이언 제퍼스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승부는 동점이 됐다. 이어 미네소타의 조시 벨이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순식간에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결국 2사 후 트레버 라나크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시즌 첫 3점 홈런을 때려내면서 라우어는 그대로 대량 실점을 안았다.
이날 라우어가 실점에 비해 긴 이닝을 소화하긴 했지만, 볼넷 5개가 말해주듯 위기 관리가 매끄럽지 못했으며 한 번 무너진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팠다.
라우어는 2024시즌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해 7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한 발판으로 한국 무대를 선택했지만, 압도적인 성적을 남기지는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도 한 이닝 집중 난타와 제구 흔들림이 겹치며 KBO리그에서 드러났던 불안 요소가 그대로 반복됐다.
2023시즌 NC 다이노스에서 20승·평균자책점 2.00이라는 압도적 성적을 남기며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209개) 3관왕을 휩쓸고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했던 경력을 지닌 화이트삭스의 페디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페디는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버텨냈지만, 타선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시즌 3패째를 기록했다.
페디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마이켈 가르시아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허용했고, 그 한 방이 이날 결승점이 됐다. 이후에는 안정을 되찾아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화이트삭스 타선이 끝내 침묵하면서 패전을 피하지 못했다.
화이트삭스는 이날 4안타 무득점에 그쳤고, 팀의 연속 무득점 이닝은 20이닝까지 늘어났다. 반면 캔자스시티 선발 마이클 와카는 8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결국 페디는 최소 실점으로 버티고도 타선 침묵 때문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같은 날 같은 KBO리그 출신 투수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무너졌다는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라우어는 한 이닝 집중 난타와 제구 흔들림으로 빅이닝을 허용했고, 페디는 비교적 선방하고도 승부처 한 장면과 빈공 탓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한국 무대에서 각기 다른 궤적을 그렸던 두 투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단 하나의 변수로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하루였다. 압도적 성적을 남겼던 페디조차 결과를 지켜내지 못했고, 반등을 노렸던 라우어 역시 결정적 순간을 버티지 못했다.
결국 KBO에서의 성과는 '가능성'을 증명할 뿐, 빅리그에서의 생존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이날 두 패전은 그 간극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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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