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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5일' 전북전 홈 무승 징크스 깼다…김기동 감독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거라 생각"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6.04.11 20:43 / 기사수정 2026.04.11 20:43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3205일 동안 이어졌던 FC서울의 전북 현대전 홈 경기 무승 징크스가 깨졌다.

서울에 부임한 뒤 온갖 징크스를 깼던 김 감독은 "충분히 (징크스를) 넘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하는 FC서울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7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클리말라의 극장 선제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서울은 승점 16점(5승1무)을 마크하며 리그 무패 기록과 함께 전북(승점 11·3승2무2패)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리고 선두를 유지했다.

이날 서울은 전후반 내내 기조를 유지하며 지난 시즌 우승팀인 전북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에는 상대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후반전 들어서는 경기를 어렵지 않게 풀어갔다. 다만 득점이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서울이 90분 넘게 기다렸던 첫 골은 후반 추가시간 4분이 되어서야 나왔다. 극장 결승골의 주인공은 올 시즌 서울의 주포로 활약하고 있는 '폴란드산 폭격기' 클리말라였다.



클리말라는 서울의 역습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야잔이 밀어준 공을 전북 골문 안으로 차 넣으며 경기 내내 열리지 않았던 전북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클리말라의 이번 시즌 4호 골이자 9년 동안 이어졌던 전북 상대 홈 경기 무승 징크스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기동 감독은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경기를 진행하면서 후반전까지 흐름을 봤을 때 0-0으로 끝나도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대로 끝나더라도 선수들을 칭찬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이겨야 한다는 집념이 마지막 골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만이 아니라 팬분들의 염원이 선수들에게 전달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오늘 우승팀을 잡고 성장한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다음 경기, 다다음 경기에서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게 만든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라커룸 토크가 후반전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꺼낸 손정범 카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선수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봤다. 상대 압박이 강하지는 않았는데, 선수들의 포지션 때문에 패스길을 찾지 못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상대를 어떻게 끌어내고 풀어내야 하는지를 충분히 얘기했다. (손)정범이가 들어가서 그런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후반전에 상대방이 압박을 못하고 우리가 주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안양전과 달리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날도 얘기했고, 라커룸에서도 얘기했다. 어제와 오늘도 그 부분을 강조했다"며 "'축구라는 게 90분 동안 이뤄지는 거고,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줄 수도 있는 건데 너희가 흥분하면 우리는 우리의 경기를 할 수 없다. 끝날 때까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냉정하게 경기를 풀자'고 얘기했다. (김)진수도 '냉정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선수들이 안양전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결승골을 터트린 클리말라에 대해 "사실 밖에서 보신 분들도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고, 중원 싸움이 치열한 경기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밖에서도 클리말라가 과연 어떤 경기를 했나 싶을 정도로 안 보였다"며 클리말라가 경기 내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막판에 교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결과적으로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가면 교체카드를 다 쓰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믿었다. 클리말라는 한 방이 있는 선수다. 하나 걸리면 무조건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교체를 하지 않은 게 신의 한수였다. (송)민규도 막판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교체를 해줄까 했는데 믿었던 것이 집중력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을 믿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날도 서울 홈팬들은 김기동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다. 지난해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다.

김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는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해 결과물을 내야 하는 자리다. 첫해, 그리고 작년 좋지 않은 분위기를 겪으면서 성장했다. 팬들도 그런 시기를 지나면서 서로 마음에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라며 "올해를 시작하면서 결과를 내니까 팬분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앞으로도 노력해야 한다. 감독이 안고 가야 할 숙명이다. 이 자리에서 말로 청산유수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결과를 내야 한다. 계속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주장 역할을 곧잘 해주고 있는 김진수에 대해서는 "선수 때 주장을 많이 했었다. 나를 보는 것 같다. 농담이다. 한두 명의 선수가 아니라 팀 전체를 아우르는 주장인 것 같다. 모두에게 커피도 사고, 밥도 먹이면서 주장 역할을 충실하게 해서 고맙다"며 "후배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다음 세대가 주장을 맡게 되면 팀의 문화로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진수가 그런 부분에서 문화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김 감독이 9년 동안 서울을 괴롭혔던 징크스를 깬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 감독은 "서울에 와서 많은 징크스들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마지막 징크스가 이거(전북과의 홈 경기 징크스)라고 하더라.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준비했다. 감사한 일이다. 징크스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경기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을 것이다. 나도 어떤 징크스를 깨야 하겠다, 지지 않아야 한다,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겠다는 생각보다 한 경기 한 경기 철저하게 준비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다음 경기도 중요하니까 뒤를 보는 것보다 한 경기 한 경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올 시즌은 지난 2023년 김 감독이 부임한 이후 최고의 출발을 보이고 있는 시즌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어떤 부분이 가장 다른지 묻자 "서울은 1983년에 출발해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팀이다.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거쳐갔고, 문화가 만들어졌다. 정통성이 이어졌다"면서 "하지만 그 전에는 모든 선수가 아닌 슈퍼스타도 있었을 거고, 그런 선수들이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다른 선수들이 따라가는 형태였다고 하면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팀 정체성을 같이 만들어가고 있다. 나도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면서 만들어가려고 한다"며 팀 문화의 변화를 언급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이번 경기가 시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 "2위와의 싸움이다. 솔직히 승점 6점이 걸린 경기라고 생각했다"며 "오늘 승리가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또 "울산 다녀와서 바로 토요일 경기라 그 경기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운영을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오늘 경기가 아마 우리가 1년 여정에서 큰 고비인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비겼어도 우승팀을 상대로 대등하게 경기를 했다는 점에서 선수들을 칭찬하려고 했다. 오늘은 이전과 같은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이 많이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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