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같은 A조에 속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평가전에서 파나마에 덜미를 잡히며 불안한 흐름을 노출했다.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점검 무대에서 패배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현지에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일(한국시간) 남아공 웨스턴케이프 주 케이프타운의 케이프타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지난달 28일 치른 파나마와의 첫 경기에서도 1-1 무승부에 그친 남아공은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단 한 경기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휴고 브로스 감독이 이끄는 남아공 대표팀은 이날 4-2-3-1로 나섰다.
론웬 윌리엄스 골키퍼와 오브리 모디바, 음베케젤리 음보카지, 이메 오콘, 쿨리소 무다우가 수비 라인을 형성했으며 3선에 제이든 애덤스와 테보호 모코에나, 2선에 체팡 모레미, 렐레보힐레 모코펭, 봉고쿨레 흘롱와네, 최전방은 라일 포스터가 선발 출전했다.
원정팀 파나마는 3-4-2-1로 나섰는데, 골문을 올랜도 모스케라가 지킨 가운데 호세 코르도바, 히오바니 라모스, 카를로스 하비가 백3를 형성했으며 양 측면 윙백에 호르헤 구티에레스와 아미르 무리요, 중원에 아달베르토 카라스키야와 아니발 고도이, 2선에 이스마엘 디아스와 호세 로드리게스, 최전방은 호세 카디르가 출전했다.
첫 맞대결 당시 남아공은 경기 대부분을 지배하고도 결정력 부족으로 승리를 놓친 바 있는데, 이날 역시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아공은 초반부터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고, 측면 전개와 전방 압박으로 파나마 수비를 흔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점유율을 확실한 슈팅으로 연결짓지 못했다. 전반전 57%의 볼 점유율을 쥐고도 유효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남아공이었다.
결국 먼저 웃은 쪽은 파나마였다. 전반 이후 균형을 깨뜨린 것은 수비 집중력 차이였다. 후반 13분 코르도바가 세트피스에서 이어진 슈팅 기회에서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끌려가는 흐름 속에서 반격에 나선 남아공은 빠르게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후반 19분 높은 위치까지 올라선 센터백 음보카지가 박스 바깥에서 총알같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문 상단 구석을 찔렀다.
믿을 수 없는 멋진 골이 터져나오며 경기장 분위기는 단숨에 달아올랐는데, 하지만 이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후반 31분 파나마의 코너킥 상황에서 라모스가 헤더 골을 터뜨리며 파나마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후 남아공이 별다른 의미 있는 장면을 생산해내지 못하며 경기를 1-2 패배로 마무리했다.
남아공은 이날 더 높은 볼 점유율(55대45)을 기록하는 등 크게 밀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집중력과 효율성에서 차이를 보이며 패배를 떠안았다.
슈팅 유효 수에서도 1-4로 뒤지는 등 공격의 질에서 분명한 격차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상대 박스 안 터치 5회에 그치는 등, 사실상 음보카지의 환상 중거리 골 이외에는 확실한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한 수준이었다.
경기 후 외신 반응은 냉정했다.
'로이터'는 이번 경기를 두고 "월드컵을 앞둔 남아공에게 실망스러운 홈 패배"라고 평가하며, 특히 수비수 음보카지의 환상적인 골이 있었음에도 결과를 바꾸지 못한 점을 짚었다.
무엇보다 더 뼈아픈 부분은 경기 전 발언과의 괴리였다. 남아공 대표팀을 이끄는 브로스 감독은 경기 전 "우리는 월드컵에서 이변을 일으키는 '깜짝 팀'이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그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현지 및 해외 팬 반응도 비판적이다.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 정도 결정력으로는 월드컵 본선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홈에서 파나마도 못 이기는데 월드컵은 무슨", "브로스 감독의 전술은 문제가 많다" 등 반응이 이어졌고, 특히 수비 전환 상황에서의 조직력 붕괴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이번 결과는 남아공과의 맞대결을 앞둔 대한민국 대표팀에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남아공은 이번 2연전에서 활동량과 압박에서는 경쟁력을 보였지만 수비 조직력, 골 결정력, 경기 후반 집중력에서 분명한 약점을 드러냈다. 이는 단기 토너먼트인 월드컵에서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한편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6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체코와의 A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19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하고, 이후 25일 몬테레이로 도시를 옮겨 남아공과 최종전을 치를 예정이다.
결국 이번 2연전에서 드러난 남아공의 불안한 경기력은 한국에겐 명확한 분석 자료가 됐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맞붙게 될 남아공이 반등에 성공할지, 아니면 약점을 그대로 노출할지에 따라 A조 전체 흐름 역시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