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KBO 리그의 에이스는 국제대회에서도 통한다.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 파나마)가 강타선을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
파나마는 8일(한국시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의 히람 비손 스타디움에서 푸에르토리코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4차전 맞대결에 나선다.
푸에르토리코는 보험 문제로 인해 카를로스 코레아나 프란시스코 린도어 등 미국 메이저리그(MLB) 스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놀란 아레나도나 에드윈 디아즈, 엘리엇 라모스 등 빅리그 주전급 선수들이 포진한 만만찮은 팀이다.
반면 파나마는 메이저리그 스타급 선수들은 거의 없다. 루벤 테하다, 요한 카마고, 하비 게라 등 과거 빅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선수 구성에 있어서는 밀릴 수밖에 없다.
푸에르토리코를 상대할 파나마의 선발투수는 후라도가 낙점됐다. 그 역시 2018년부터 세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지만, 본격적인 커리어는 KBO 리그에서 보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2년 연속 10승 투수가 된 그는 2025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지난해 후라도는 삼성 마운드의 핵심이 됐다. 30경기에 등판한 그는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 142탈삼진으로 원태인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뤘다. 특히 3번의 완투와 2번의 완봉승을 포함한 197⅓이닝은 리그 1위 기록이었다. 그야말로 KBO 최고의 이닝이터였다.
후라도는 푸에르토리코 타선을 상대로도 호투를 펼쳤다. 1회말 윌리 카스트로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그는 엘리엇 라모스를 우익수 뜬공, 아레나도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안타를 맞았으나, 1사 후 에디 로사리오를 병살로 잡아냈다.
3회는 더욱 극적이었다. 후라도는 첫 타자 엠마누엘 리베라에게 오른쪽 2루타를 맞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를 체인지업으로, 브라이언 토레스에게는 슬라이더로 각각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 카스트로까지 외야 플라이로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기세를 끌어올린 후라도는 4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후라도의 호투가 이어지자 침묵하던 타선도 응답했다. 5회초 파나마는 1사 후 조나단 아라우즈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푸에르토리코가 투수를 호르헤 로페즈로 바꿨지만, 과거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렸다.
이때 중견수 토레스가 공을 더듬으면서 1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베탄코트는 3루까지 진출했다. 이어 루이스 카스티요의 우익수 옆 2루타까지 나오며 파나마는 2-0 리드를 잡았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후라도는 첫 타자 대럴 허네이스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위기에 몰릴 수도 있었지만, 그는 침착히 로사리오를 삼진 처리한 후 리베라를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바스케스까지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후라도는 5이닝을 채웠다.
이날 후라도는 5이닝 동안 56구를 던지면서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50구 이상 투구 시 4일 휴식이 강제되는 WBC 규정에 따라 그는 이날 경기가 1라운드 마지막 등판이 됐다.
한정된 투구수 속에서도 후라도는 한국에서처럼 과감한 승부로 상대를 빠르게 잡았다. 그는 총 56구 중 체인지업 16구, 패스트볼 14구, 싱커와 슬라이더 각 12구 등 4가지 구종을 적절히 섞어 상대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최고 구속은 90.2마일(약 145.2km/h)까지 나왔다.
삼성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맷 매닝이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결국 교체가 결정됐고, 원태인도 팔꿈치 이상으로 3월 초에야 다시 캐치볼이 가능하다. 선발진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후라도의 건재함은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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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