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의 스프링캠프 변화와 2루수 경쟁 구도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내놨다.
분명한 성장 신호는 감지됐지만, 동시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라는 변수도 존재한다는 진단이다.
LA 다저스 관련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미국 매체 '다저스 네이션'은 지난 24일(한국시간) "김혜성이 오프시즌 동안 타석 접근에서 뚜렷한 발전을 이뤘으며, 로버츠 감독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타격 변화에 대해 "2차 구종 대처가 훨씬 좋아졌다.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지는 공을 예전처럼 쫓아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공 대응은 원래도 괜찮았다. 하지만 투수들이 그를 공략하던 몇몇 약점, 이른바 '구멍'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많이 메운 것 같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김혜성은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혜성은 스프링캠프 초반 경기에서 멀티히트와 타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시범경기 타율 0.429(7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 중인데, 특히 존 아래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변화구를 억지로 건드리지 않고 자신이 칠 수 있는 공을 선별해 안타로 연결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일부 경기에서 낮은 코스 변화구에 헛스윙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확실한 보완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김혜성은 2026 WBC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주전 2루수로 출전이 유력한 상황인데, 이는 다저스 내부 경쟁 구도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이에 대해 "자국을 위해 뛰는 건 대단한 일이다. 그는 2루수로 뛸 것이다"라고 전제한 뒤 "그의 수비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우리와 함께 매일 훈련하며 직접 평가할 시간이 줄어드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는 그를 계속 지켜볼 것이고, 스프링캠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확인할 것이다. 다시 팀에 합류하면 그때 더 면밀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비력에 대한 신뢰는 확고하다. 다만 캠프 기간 내내 함께하지 못하는 점은 평가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다저스 2루수 자리는 치열한 경쟁 구도다. 김혜성은 알렉스 프리랜드, 산티아고 에스피날 등과 함께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도 분명 경쟁 구도 안에 있다. 에스피날도 있고, 미겔 로하스 역시 2루에서 뛸 수 있다. 프리랜드도 후보다. 우리는 좋은 선택지들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특정 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하기보다는 스프링캠프와 시즌 초반 퍼포먼스를 통해 각자의 입지를 자연스럽게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로버츠 감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김혜성은 오프시즌 동안 약점을 보완했고, 타석 접근과 변화구 대응 능력에서 분명한 진전을 보였다. 수비는 이미 검증된 카드다. 다만 WBC 출전으로 인해 내부 경쟁에서 '평가 시간'이 줄어드는 점은 현실적인 변수로 남아 있다.
김혜성에게 2026시즌은 단순한 '적응'의 해가 아니다. 타격 약점을 지웠다는 현지의 평가, 그리고 사령탑의 공개적인 신뢰 발언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대표팀 합류라는 변수 속에서 제한된 기회를 얼마나 강렬하게 각인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성장의 증거는 이미 스프링캠프에서 드러났다. 이제 남은 건 '가능성'이 아닌 '주전'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