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을 앞세운 대한민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이 만리장성을 넘고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대회 창설 10년 만에 이룬 사상 첫 쾌거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중국 칭다오 콘손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남녀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홈팀 중국을 3-0으로 완파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회 방식은 단식 3경기와 복식 2경기로 구성돼 5전 3선승제로 승자를 가린다.
단식과 복식이 번갈아가며 진행되는데 한국은 이날 1단식 주자로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을 내세워 확실한 기선 제압을 노렸다.
안세영은 중국의 한첸시(세계 랭킹 38위)를 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39분 만에 2-0(21-7 21-14) 완승을 거뒀다.
안세영의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거침없었다.
승부처였던 2복식에서는 급조된 조합임에도 찰떡 호흡을 자랑한 백하나(인천국제공항)-김혜정(삼성생명) 조가 빛났다.
세계 랭킹 4위인 중국의 지아이판-장수센 조를 맞아 1게임 24-22 듀스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낸 뒤, 2게임을 21-8로 압도하며 2-0 승리를 거뒀다.
우승의 마침표는 3단식 주자 김가은(삼성생명)이 찍었다.
김가은은 중국의 신예 쉬원징(세계 랭킹 127위)에게 1게임을 19-21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2게임을 21-10으로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3게임에서 접전 끝에 주도권을 잡은 김가은은 21-17로 승리, 짜릿한 역전승으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우승으로 여자 대표팀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2016년 대회 창설 이후 한국 여자 대표팀은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안세영을 필두로 한 '완전체' 라인업을 가동해 마침내 아시아 정상에 등극하며 숙원을 풀었다.
대표팀은 첫 경기였던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어진 대만과의 경기에서도 4-1로 승리하며 2연승으로 8강에 안착했다.
싱가포르전서 휴식을 취했던 안세영이 대만전에 출격해 38분 만에 치우핀치안을 2-0으로 꺾으며 기선을 제압한 게 컸다.
대진운도 따랐다. Z조 1위로 8강에 오른 대표팀은 강력한 우승 경쟁자였던 중국과 일본을 결승전 전까지 만나지 않는 최고의 대진표를 받았다.
8강 상대는 말레이시아였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회 여자복식 세계 2위 펄리 탄-무랄리타나 티나 조가 불참했고, 단식에서도 랭킹 30위 내 선수가 없어 한국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예상대로 안세영을 시작으로 백하나-김혜정 조, 박가은이 차례로 승리를 거두며 3-0 승리 후 4강에 올랐다.
4강 상대는 태국을 꺾고 올라온 인도네시아였다. 대표팀은 4강에서 에이스 안세영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대만전, 말레이시아전에 연속으로 출전한 안세영에게 휴식을 주기 위함이었다. 상대저긍로 전력이 떨어지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전력을 다하기보다 결승에 대비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계획은 적중했다. 1단식에서 김가은이 승리를 거뒀고, 1복식에서 김혜정-백하나 조 역시 승리를 가져왔다. 이후 박가은이 2단식에서 패해 주춤했으나 2복식에서 이서진-이연우 조가 1시간4분 혈투 끝에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결승에서 왕즈이, 천위페이, 한웨 등 상위 랭커들이 빠진 중국을 3-0으로 가볍게 누르면서 역대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 여자 대표팀은 오는 4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우버컵) 본선 출전권을 자력으로 확보했다.
안세영 역시 생애 첫 단체전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기쁨을 더했다. 안세영은 2018년과 2020년 이 대회에 출전했으나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우승하지 못했다. 2022년 대회엔 불참했고, 2024년 대회엔 한국이 직전 세계단체선수권에서 우승함에 따라 아시아단체선수권 참가 필요가 없어 대표팀 전체가 불참했다.
한편, 남자 대표팀은 '에이스' 서승재(삼성생명)의 어깨 부상 공백 속에 준결승에서 중국에 2-3으로 역전패하며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4강 성적으로 세계남자단체선수권대회(토마스컵) 본선 티켓은 확보했다.
사진=연합뉴스 / 배드민턴아시아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