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멜버른, 김근한 기자) 한화 이글스가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선발진 운영의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핵심 선발 문동주의 어깨 상태를 둘러싼 관리 이슈와 맞물려, 아시아쿼터 외국인 투수 왕옌청이 2026시즌 초반 한화 선발 로테이션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화 구단은 8일 멜버른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문동주의 병원 검진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는 "문동주 선수는 병원 검진 결과 어깨 염증 증세 소견을 받았다"며 "근육 손상은 아니지만, 선수 본인이 불편감을 느끼는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보호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료진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문동주는 지난 6일 캠프 도중 한국으로 일시 귀국해 서울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어깨 근육 염증 진단과 함께 휴식과 점진적인 투구 재개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고, 검진을 마친 뒤 8일 다시 호주로 출국했다. 문동주는 9일부터 멜버른 캠프에 복귀해 재활과 컨디션 회복에 집중할 예정이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문동주는 앞으로 염증 관리를 병행하면서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검진은 예방적 성격이 강했다. 문동주는 지난 1일 캠프 두 번째 불펜 투구에서 속구 위주로 22구를 던지며 정상적인 페이스를 보였다. 하지만, 문동주는 4일 세 번째 불펜 투구를 앞두고 몸을 푸는 과정에서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다. 곧바로 문동주가 투구를 중단한 가운데 한화 구단은 임시 귀국 뒤 검진을 결정했다.
김경문 감독도 최근 해마다 어깨 관련 문제를 주기적으로 겪은 문동주를 두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김 감독은 "문동주는 우리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발 투수"라며 "몸 상태를 보면서 훈련 일정을 조절하겠다. 정규시즌에 팬들 앞에서 선발로 던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문동주의 정규시즌 개막전 합류 여부는 회복 속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물론 현재 어깨 염증 상태에서 더 악화하지 않는다면 개막전 시기에 맞춰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장 시선이다.
문동주의 어깨 상태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엔트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화는 지난달 30일부터 문동주의 어깨 이상 징후를 대표팀에 공유했고,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일이었던 4일 문동주의 이름을 명단에서 제외했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문동주가 지난해 가을 대표팀에서 아쉬움이 컸던 만큼 올겨울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안타깝다"며 "1년 전과 비슷한 어깨 증상이라고 본다. 당장 큰 문제라기보다는 관리만 잘해주면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했다. 한화 아시아쿼터 외국인 투수 왕옌청 역시 WBC 대만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다. 왕옌청은 스프링캠프 합류 전 대만 대표팀 예비 캠프에 참가해 몸을 끌어올리며 WBC 출전을 강하게 희망했다. 대만 대표팀 승선이 유력했던 왕옌청은 지난 6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왕옌청을 한국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내보내지 않을 계획을 세웠던 한화 구단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한국과 대만이 같은 C조에 편성돼 맞대결 가능성이 거론됐던 만큼 선수 개인의 아쉬움도 컸다.
한화로서는 WBC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왕옌청을 시즌 개막 일정에 맞춰 선발 투수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류현진의 WBC 대회 참가와 문동주 어깨 부상으로 시즌 초반 선발진에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가운데 왕옌청은 이미 투구수를 상당 부분 끌어올린 상태다. 왕옌청은 WBC 탈락 이후인 8일 전 구종을 점검하는 18구 불펜 투구를 소화했고, 9일에는 캠프 첫 라이브 피칭에 나설 예정이다. 컨디션 관리 차원의 일정이지만, 시즌 초반 5선발 후보로서의 준비는 순조롭다.
한화는 당분간 문동주의 회복을 최우선에 두는 동시에 왕옌청과 엄상백 등을 포함한 선발 자원들의 역할 분담에 집중할 계획이다. WBC라는 큰 무대를 향한 두 투수의 시계는 잠시 멈췄지만, 한화는 현실적인 선택과 준비로 시즌 초반을 버텨야 한다. 문동주의 개막전 복귀 가능성과 왕옌청의 5선발 준비 여부가 멜버른 캠프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한화 이글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