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튜링머신' 이상윤이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언급하며 대선배들을 떠올렸다.
엑스포츠뉴스는 29일 오전 서울 성동구 튜링의 사과에서 연극 '튜링머신' 이상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극 '튜링머신'은 제2차 세계대전의 숨은 영웅이자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복합적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프랑스 연극계의 권위 있는 몰리에르 어워즈(Molière Awards)에서 최우수 작가상, 최우수 희극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작품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이상윤은 극중 앨런 튜링을 연기했다.
이상윤은 "이 작품에 담긴 이야기가 많은데, 대본을 보면 볼수록 그냥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두 작품을 함께하면서 박근형 선생님께 배웠던 것도 인간을 한 작품 내에서 어떤 기승전결을 보여줄 것이냐였다"고 대선배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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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본인이 찾고자 했던 것과 그걸 갖지 못하는 현실과의 차이 때문에 고독했던 인물의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그걸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거다. 동성애 코드, 기계에 대한 것, 친구에 대한 마음일 수 있는데 그 근간은 하나였던 거 같다.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다름 때문에 아귀가 안 맞는 것 때문에 힘듦을 겪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괴로움, 외로움을 겪었던 인물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튜링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극중 앨런 튜링은 동성애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한 때 연인이었던 머레이의 증언을 듣고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체념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극중 튜링에게 가장 감정적으로 슬픈 지점으로 다가오는 장면인데, 이상윤은 오히려 이것이 튜링의 '프로그래밍'으로 인한 비극이라고 평했다.
이상윤은 "튜링은 본인 그 자체로 인정을 받고 싶다는 느낌보다는 본인이 부정당하고 싶지 않았던 거 같다. 남들이 인정해주기보다는 남들 앞에서 인정하고 싶었던 거 같고 그 연결선에 있던 인물이 머레이"라고 말한 뒤 이를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수사관인 다니엘 로스, 함께 연구를 했던 휴 알렉산더 모두 머레이의 행동을 조심하라고 조언하지만, 튜링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게 된 것은 바로 머레이에게 돈을 쥐어줬다는 말 때문이었다.
이상윤은 "그건 튜링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모든 걸 프로그래밍한 게 나였구나' 생각이 드는 지점이었다. 비록 머레이가 과장을 섞어서 증언하긴 했지만, 그 거짓말을 만든 것까지도 본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튜링이 모든 걸 받아들이게 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벌써 연극 무대에 오른지 7년이 지난 이상윤은 평소 연습을 할 때 대선배의 말을 꼭 실천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구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실전은 연습처럼, 연습은 실전처럼'이다. 당연한 말인데, 놀랍게도 그렇게 실천하시는 분이다. 그걸 직접 보여주시고 감동을 주시니까 함께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시간을 가졌던 저로서는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처음에는 숙지가 안 되어서 안 됐지만, 나중에는 공연이다 생각하고 채화해놔서 툭 쳐서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