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박해민이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러브기빙 페스티벌 with(위드) 챔피언십'에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행사 일정을 마친 박해민이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잠실, 김유민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LG 트윈스와 FA 재계약을 체결한 '우승 주장' 박해민이 아내 생일 기념 제주도 여행을 포기하고 팬들을 만나러 왔다.
박해민은 지난 21일 LG와 4년 총액 6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25억원, 인센티브 5억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을 마친 박해민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게 제안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LG의 팀원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더욱 많은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팀이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내 역할을 잘하겠다"며 "올해 주장으로서 부족함에도 믿고 함께해 준 팀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고, 특히 뒤에서 우리 LG를 응원해 주는 팬들께 감사하다"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박해민은 LG로 이적한 지난 2022시즌부터 FA 계약 기간 4년간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는 꾸준함을 과시했다. 2023시즌 LG가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할 당시 베테랑으로 선수단을 이끌었고, 이번 시즌엔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며 눈부신 리더십을 발휘했다.
올해 정규시즌 49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최다인 통산 5번째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2023년에 이어 2025년에도 KBO리그 중견수 부문 수비상을 받으며 여전히 KBO리그 최고 중견수로서의 기량을 발휘했다. 개인 기량과 꾸준함, 리더십 측면에서 LG의 연속 우승을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이었고, 구단과 선수는 그리 길지 않은 협상 과정 끝에 동행을 결정했다.
박해민은 계약 바로 다음 날인 22일 잠실 '2025 러브기빙 페스티벌 with(위드) 챔피언십'에서 청백전과 수익금 전달식이 끝난 뒤 홈팬들 앞에 서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당초 이날 행사 계획표엔 없던 일정. 박해민은 계약 직후 구단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할 만큼 팬들과의 만남을 서둘렀다.
팬들과의 인사, 선수단 토크쇼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박해민은 "후련하다. 너무 좋다"고 계약을 마친 심경을 밝혔다.
이어 "이게 남들이 볼 때는 행복한 고민이지 않나. FA 해서 다른 팀이 경쟁을 붙어주고, 선택해야 하고 이런 게 행복한 고민이긴 한데 정말 힘든 결정이기도 하다. 저 혼자 협상도 거절도 다 해야 했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는데, 사인 딱 하고 나니까 너무 후련했다"고 덧붙였다.
LG와 박해민 영입을 두고 경쟁하던 다른 구단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LG보다 많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LG와의 동행을 택한 건 가족들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박해민은 "아내랑 정말 많은 얘기를 했다. 와이프가 '그 돈이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잘 보낼 수 있다. 길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해줘서 그 말이 저에겐 크게 와닿았다. 선수 생명이 많이 남지 않았고, 아내는 제가 야구계에 있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안다. 그런 부분에서 조언을 해줬던 게 정말 큰 힘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아들이 5살인데 물어봤다. 이제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이니까. 자기는 트윈스가 챔피언이라서 좋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사실 박해민은 계약 당일이었던 21일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22일이 바로 아내의 생일이었기 때문. 그러나 갑작스럽게 계약이 성사됐고, 아내의 배려로 이날 팬들을 만나러 올 수 있었다고 한다.
박해민은 "제주도 여행을 잡아놨었는데 와이프가 그래도 계약을 하면 팬분들 만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얘기를 했다. 그래서 어제 급하게 다 취소하고 (잠실야구장에 왔다)"고 털어놓으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잠실, 김유민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