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백호가 11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 계약을 체결하고 KT 위즈에서 이적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강백호가 FA(자유계약) '100억 클럽' 가입과 함께 수원에서 대전으로 둥지를 옮겼다. 정들었던 KT 위즈 유니폼을 벗고, 이제는 독수리 군단 타선을 이끌게 됐다.
한화 구단은 20일 "강백호와 계약기간 4년, 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20억원 등 최대 100억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BO리그 FA 제도 도입 이후 총액 100억원 규모 계약은 강백호가 12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LG 트윈스 오지환이 2023시즌 종료 후 6년 총액 124억원을 받았다.
손혁 한화 단장은 "강백호는 리그에 최근 희소성을 가진 좌타 거포로 우타 거포인 노시환과 타점 생산 능력이 뛰어난 채은성, 타격 능력이 성장중인 문현빈까지 함께 타선을 꾸린다고 하면 위압감 있는 타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영입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1999년생인 강백호는 2018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 위즈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4시즌까지 8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03, 136홈런, 565타점, OPS 0.876 등 뜨거운 방망이 솜씨를 과시했다.

강백호가 11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 계약을 체결하고 KT 위즈에서 이적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강백호는 뚜렷한 고정 수비 포지션이 없는 약점, 최근 2년간 부상으로 고전한 부분 등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한화는 강백호의 장점에 더 주목했다. 올해 32홈런을 쏘아 올린 4번타자 노시환과 함께 리그 최강의 중심타선을 구축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백호도 당초 FA 권리를 행사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것으로 보였다. 미국 현지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출국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강백호의 친정팀 KT는 물론 다른 구단들도 강백호 영입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 19일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우타자 안치홍이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한 직후 발빠르게 강백호와 접촉, 계약을 이끌어냈다.
안치홍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2루 수비 소화가 어려워졌다. 1루수, 지명타자로 활용 폭이 제한됐던 가운데 키움으로 이적했다. 자연스럽게 한화가 강백호를 데려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강백호도 한화의 적극적인 구애 속에 마음이 움직였다. 한화의 러브콜을 받은 이튿날 곧바로 대전으로 이동, 세부 계약 조건 조율 끝에 도장을 찍었다.

강백호가 11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 계약을 체결하고 KT 위즈에서 이적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강백호는 한화 구단을 통해 "아직 얼떨떨하고, 새로운 구단 점퍼도 어색하지만 한화 이글스에서 좋은 조건으로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저의 가치를 인정해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5시즌 한화가 좋은 성적을 냈는데 저도 힘을 보태 2026시즌 더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메이저리그 진출이 아닌) 국내에 남는다면 원소속 구단(KT)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화라는 좋은 팀에서 저를 원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제 계약을 마무리했으니 좋은 조건으로 저를 인정해주신 만큼 저도 그 선택에 후회가 없으시도록 최선을 다 하는 선수, 팬들이 더 좋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강백호가 11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 계약을 체결하고 KT 위즈에서 이적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강백호는 최근 2년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2026시즌에는 완전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몸 상태도 좋고, 경기력에는 자신감이 있다. 경기에 나갈 수만 있다면 잘 해낼 자신감은 항상 갖고 있다. 팀에 좋은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고, 훌륭한 동료들이 많기 때문에 저도 거기에 힘을 보태서 팀이 더 높은 곳에 설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강백호는 이와 함께 "KT팬들께는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는 마음 뿐이다. 이번 계약을 결정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걸렸던 것이 KT 팬분들이었다. 과분하게 넘치는 사랑을 주신 팬 여러분들이 정말 마음에 걸렸다. 한화로 오게 됐지만 그럼에도 팬 여러분의 사랑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