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가 김원형 감독 부임 뒤 첫 마무리 캠프를 종료했다.
두산은 20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마무리 캠프 최종일 훈련을 소화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해 약 3주 동안 진행한 마무리 캠프였다. 두산 선수단은 20일 훈련 종료 뒤 그라운드로 모여 김원형 감독의 격려 메시지를 들은 뒤 캠프 주장 김인태 주도로 특유의 '두산 박수'를 함께 하면서 캠프 일정을 마쳤다.
김원형 감독 및 코칭스태프 주도 아래 이번 마무리 캠프는 강력한 훈련 강도로 진행됐다. 지옥의 '디펜스 데이'라고 불리는 펑고 훈련은 야수들의 유니폼 전체가 흙범벅이 되면서 지쳐 쓰러질 정도로 강도가 대단했다. 투수들도 전문가 김원형 감독 지도 아래 긴장감 있는 투구 훈련을 이어갔다.
두산은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한화 이글스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러 각각 11-5와 4-2로 모두 승리했다. 투·타 활약뿐만 아니라 실책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이었다. 두산 선수단은 오는 21일 한국으로 귀국한 뒤 22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곰들의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원형 감독과의 마무리 캠프 총평 일문일답.
-이번 마무리 캠프 전반적인 총평을 부탁한다.
▲가장 바랐던 건 선수들이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것이었다. 투수라면 투구, 타자라면 타격을 반복하면서 '아,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감각을 얻는 게 중요하다. 또 큰 틀에서는 수비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했고, 코치님들과 함께 다양한 수비 훈련을 많이 소화했다. 선수들도 그런 인식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본다.
-캠프 연습경기 3연전에서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
▲'100% 스트라이크를 던져라', '적극적으로 타격하라', '기본 수비를 충실히 하라'는 주문을 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삼진을 피하려는 타자들의 자세, 수비 시 백업 움직임, 베이스 러닝 등 기본기를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팀 수비력 향상도 강조했다.
▲실전 세 경기 동안 보이는 실책은 1~2개 정도였다. 사실 실책 여부보다는 선수들이 수비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움직였는지가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연습 효과가 잘 나타났다고 본다.
-마무리 캠프에서 지옥의 디펜스 데이가 화제였다.
▲요즘 캠프에서 펑고를 그렇게 강하게 치지 않는데, 일부러 강도 높게 진행했다. 선수들이 정말 힘든 연습을 한 번 해보고, 해냈을 때 성취감을 느껴봤으면 해서다. 예전에는 일반적인 훈련이었지만, 요즘 세대 선수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었다고 본다.
-투수진에서는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봤나.
▲투구 밸런스를 중점적으로 봤다. 선수들에게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져봐라.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해라'고 주문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코칭스태프의 방향을 따르려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이번 마무리 캠프 MVP는 누구인가.
▲솔직히 한 명만 뽑긴 어렵다. 투수 쪽에선 김명신, 이주엽, 이교훈, 서준오 등 대부분이 잘해줬다. 야수 중에서는 그래도 이유찬이 돋보였다. 홈런과 3루타를 쳤고, 눈에 띄는 움직임도 좋았다. 나머지 선수들도 굉장히 밝고 의욕적으로 훈련했다. 특히 캠프 주장 김인태는 베테랑으로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다. 감독으로서 정말 고맙다.
-박찬호 합류로 내야 포지션 정리가 명확해졌다.
▲박찬호가 오기 전엔 유격수 주전이 누가 될지를 두고 내부적인 고민과 논의가 있었다. 이제는 중심이 잡혔다. 박찬호가 유격수를 맡게 됐고, 다른 선수들은 자신의 포지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다가오는 비시즌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지금 마무리 캠프 3주 일정이 끝이 아니다. 비시즌 동안 반복적인 실패와 경험 속에서 자기 것을 찾아야 한다. 하루 잘하고 하루 안 되고, 또 감이 오락가락하는 게 당연하다. 그걸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진짜 실력이 생긴다. 단기적인 주전 욕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자기 걸 아는 것이다. 프로답게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100% 몸 상태를 만들어왔으면 한다.
-감독 개인으로서 3년 만에 승부의 세계로 복귀한다.
▲책임감이 크다. 선수들이 나를 보는 시각, 내년 경기 운영, 성적 등 많은 고민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그래야 결과가 따라온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온전히 함께 할 수 있도록 12월과 1월을 잘 준비하겠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