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미야자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가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큰 손임을 제대로 증명했다. 두산은 총액 80억 원을 투자해 FA 시장 최대어 유격수 박찬호를 품에 안았다. 두산은 계속 외부 FA 영입 시도를 이어가면서 전력 보강에 최선을 다할 전망이다.
두산은 18일 내야수 박찬호와 4년 최대 80억원(계약금 50억원·연봉 총 28억원·인센티브 2억원)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2022년 겨울 포수 양의지 재영입 이후 3년 만에 외부 FA 영입을 노렸다. 두산은 우선 박찬호와 김현수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두산 외부 영입 최우선 순위는 박찬호였다. 두산은 리그 톱급 유격수 수비 실력을 보유한 박찬호 영입으로 팀 내야 유망주들의 수비 부담을 확고히 덜고자 했다. 박찬호는 시즌 타율 3할을 칠 수 있는 콘택트 능력과 더불어 2년 연속 KBO 수비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이 검증됐다.
두산은 협상 첫날부터 박찬호 측에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등이 일찌감치 경쟁에서 밀려난 가운데 KT 위즈가 끝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두산은 총액 80억 원 가운데 보장 78억 원 조건을 내밀면서 도장을 찍었다.
김원형 감독은 박찬호 계약 발표 뒤 "수비 범위가 굉장히 넓은데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는 선수다. 최근 몇 년 동안 공격력도 좋아져서 좋은 타격까지 장착한 유격수"라며 "중요한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 박찬호 선수를 영입해 주셔서 구단에 감사드린다. 내년에 팀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라고 웃음 지었다.
박찬호 계약 발표 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 공기가 뒤바뀌었다. 내야진 훈련 때 긴장감이 더 커진 가운데 "김현수도 오는 게 맞느냐", "내부 FA 선수들은 어떻게 되는 분위기냐" 등 현장에서 FA 관련해 얘기가 뜨겁게 쏟아졌다.
공교롭게도 오후 훈련 막판 내부 FA 외야수 조수행의 4년 최대 총액 16억 원(계약금 6억원·연봉 총 8억원·인센티브 2억원) 잔류 계약도 발표됐다.
두산은 김현수 영입에도 분명히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다만, 김현수의 경우 최우선 순위였던 박찬호와는 다소 협상 흐름이 다를 수밖에 없다. 김현수가 원소속팀 LG 트윈스와의 협상 온도 차가 생긴 가운데 KT가 또 두산의 강력한 김현수 영입 경쟁자로 맞붙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김현수에게도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 구단이 오버페이로 총액 조건을 더 끌어 올린다면 두산도 이를 따라가는 건 한계가 있다. 이제는 사실상 최종 오퍼 조건을 두고 선수의 선택이 남은 분위기다. 곧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만약 두산이 김현수를 데려올 경우 3년 전 양의지에 이어 다른 팀으로 떠난 주축 선수를 다시 데려오는 '낭만 야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하지만, 박찬호 협상 분위기만큼 뜨거운 온도는 아닌 게 사실이다. 과연 두산의 김현수 복귀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