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쿄, 김근한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 외야수 안현민이 도쿄돔 데뷔전부터 초대형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안현민은 대표팀 한일전 10연패 수렁 속에 구심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안현민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네이버 K-베리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NAVER)' 한일전 1차전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안현민은 0-0으로 맞선 4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안현민은 바뀐 투수 좌완 모리우라의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29m짜리 좌중월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호크아이 측정 타구 속도가 무려 177.8km/h가 나올 정도로 총알 타구였다.
한국은 안현민의 선제 2홈런 뒤 송성문의 백투백 홈런으로 3-0까지 도망갔다.
하지만 한국은 4회말 선발 투수 곽빈이 1실점한 뒤 바뀐 투수 이로운이 2타점 동점 적시 2루타를 맞았다.
한국은 5회초 선두타자 문현빈이 투수 강습 타구를 때려 출루했지만, 타구가 땅에 바운드되지 않았다고 판정한 구심의 오심으로 안타를 빼앗겼다. 한국은 5회말 6실점 빅 이닝 헌납으로 한순간 경기 흐름을 내줬다.
한국은 8회초 한 점을 만회했지만, 8회말 다시 2실점을 허용해 4-11로 대패했다. 한국은 한일전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도쿄돔 데뷔전에서 홈런을 때린 안현민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홈런 타석 때 치자마자 넘어가는 걸 직감했다. 선취점 상황이라 기뻤고, 그래서 반응이 조금 더 컸던 듯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두 번째 타석 결과는 좋았지만 첫 타석과 세 번째, 네 번째 타석에선 아쉬움이 컸다. 전체적으로 더 잘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냉정히 돌아봤다.
4회를 제외하고 점수를 내주지 않은 일본 투수진에 대해 안현민은 "확실히 좋은 투수들이다. 제구나 변화구 완성도가 뛰어났다. 그래도 적응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발 투수가 길게 끌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더 익힐 시간이 부족했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충분히 맞춰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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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은 이날 ABS 시스템이 없는 메이저리그 소속 구심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서 할 말이 없을 수 없다. 우리가 진 상황에서 뭐라 하긴 조심스럽지만, 확실히 ABS 시스템이 더 낫다는 걸 느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심판의 주관이 개입되다 보니 동일한 코스가 한 번은 스트라이크로, 또 한 번은 볼로 판정되는 경우가 있었다. 타석 하나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데, 그런 판정이 우리 쪽에 주로 나왔다면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잡아준 코스를 계속 잡아주면 상관이 없다. 그런데 잡았다 안 잡았다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내년 WBC 본선 준비에 대해 안현민은 "이번 평가전이 일종의 예방주사처럼 느껴진다. 미국 심판들이 구심을 보는 WBC 무대에서도 이런 이슈가 분명히 나올 텐데, 미리 경험해서 다행이다. 이제는 적응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안현민은 도쿄돔을 도서관처럼 조용하게 만든 홈런에 대해 "내가 파워를 보여준다고 해서 특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이런 선수도 있다는 걸 일본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고갤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안현민은 "오늘 경기에서도 계속 타이밍 조절을 시도했고, 이런 기술은 KBO리그든 국제무대든 내 무기가 될 수 있다. 내일 구속 더 빠른 투수가 나온다 해도, 철저히 준비해서 타이밍을 잡아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도쿄, 김근한 기자 / 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