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여자 탁구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시리즈 상위급 대회인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에서 성사된 한일 에이스 대결에서 패하면서 생애 첫 챔피언스 결승행을 이루지 못했다.
탁구 세계최강 중국 매체도 신유빈의 경기 소식을 전했다.
중국 매체는 "신유빈이 엉망으로 쳤다"며 날선 비판을 했다.
세계랭킹 12위 신유빈은 9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쥐바그 에네르기 아레나에서 열린 2025 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7위이자 이번 대회 1번 시드인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에게 게임스코어 2-4(9-11 11-2 11-13 4-11 12-10 13-15)로 졌다.
신유빈은 직전 대회였던 WTT 챔피언스 몽펠리에에서도 4강에 오르면서 챔피언스 대회 2회 연속 준결승 진출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중국의 톱랭커가 중국전국체전 참가로 인해 전부 불참한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하리모토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리모토는 2008년생으로 17세에 불과하지만 탁구 선수 출신 중국인 부모를 둬 일찌감치 라켓을 잡았다. 부모가 일본으로 건너와 선수 생활을 했고, 하리모토 역시 일본 니이가타에서 태어나 2014년 일본으로 귀화했다.
신유빈은 하리모토가 15살이던 2023년 8월 WTT 스타컨텐더 리마 준결승에서 하리모토를 3-2로 꺾은 적이 있다.
그러나 하리모토가 1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계속 지고 있다. 올해에도 3월 WTT 스타컨텐더 첸나이 4강에서 0-3으로 졌고, 8월 WTT 챔피언스 요코하마 32강에서 2-3으로 패했다. 올해 하리모토를 만나 3번 모두 졌다.
신유빈은 하리모토를 만나 1게임을 내주고 2게임을 따내는 등 초반 접전을 이어갔다. 1게임에선 2-0으로 앞서다가 내리 8실점했으나 맹추격에 성공했다. 아쉽게 9-11로 졌지만 하리모토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2게임에서 여세를 몰아 11-2로 손쉽게 이기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게임이 아쉬웠다. 10-10 듀스에서 먼저 점수를 따고도 뒷심 부족으로 3실점 하며 게임을 내준 것이다. 4게임도 4-11로 무너져 벼랑 끝에 몰린 신유빈은 5게임에서 다시 일어섰다. 밀리던 경기를 맹추격한 뒤 듀스 끝에 12-10으로 이겼다.
6게임은 뼈아픈 패배였다. 13-13까지 가는 팽팽한 듀스 대결 끝에 두 점을 더 잃고 고개를 숙였다.
신유빈 입장에선 하리모토를 잡을 여지가 충분했는데 승리까지 연결하는 마지막 힘이 부족했다.
WTT는 투어대회를 5등급으로 구분하는데 최상급 시리즈가 WTT 그랜드 스매시, 그 다음이 WTT 챔피언스다. WTT 스타 컨텐더, WTT 컨텐더, WTT 피더가 각각 3~5번째 등급의 대회다.
신유빈은 지난 2023년 8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WTT 스타컨텐더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여자단식 마지막 트로피 획득이다. 챔피언스 정상에 오른 적은 아직 없다.
쑨잉사(세계 1위)와 왕만위(세계 2위), 친신퉁(세계랭킹 3위), 왕이디(세계랭킹 4위), 콰이만(세계랭킹 5위), 천이(세계랭킹 8위) 등 중국 톱랭커들이 8일 개막한 중국 전국체전에 참가하느라 이번 대회 모두 불참하면서 신유빈은 일본 선수들과 붙어 승리하면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나 일본 탁구를 넘지 못했다.
한편, 중국 '넷이즈'는 둘의 대결 소식을 전한 뒤 신유빈 경기력을 촌평했다.
매체는 "신유빈이 거칠었고 실수가 많았다"며 "1게임에선 하리모토가 8점을 연속으로 따냈고 신유빈은 엉망으로 쳤다. 저급한 실수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리고는 "신유빈이 빨리 치다보니 무리한 공격이 나왔다"고도 했다.
다만 "신유빈이 경기를 반전시키는 능력은 뛰어난 편이다"며 하리모토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2게임과 5게임을 따낸 것은 칭찬했다.
비록 하리모토에게 졌지만 신유빈이 조금싹 강해지는 것도 부정할 순 없다. 신유빈은 지난달 WTT 그랜드 스매시 베이징에서 당시 세계 4위 콰이만을 16강에서 이겼다. 직전 대회였던 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세계 8위인 천이를 꺾으면서 중국 탁구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