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때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함께 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자리를 놓고 다퉜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최근 인터뷰에서 망언을 쏟아냈다.
호날두는 자신이 메시보다 부족한 선수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며 메시를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 반열에 오르게 한 월드컵 우승을 폄하했다. 월드컵은 짧은 기간 동안 고작 몇 경기를 치르는 대회에 불과하며, 때문에 월드컵이라는 대회로 특정 선수의 위대함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게 호날두의 생각이었다.
호날두는 최근 영국의 유명 방송인 피어스 모건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메시와의 라이벌리나 월드컵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4일(한국시간) "호날두와 메시의 라이벌 구도는 거의 20년에 가깝도록 현대 축구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수많은 우승과 득점, 그리고 기록을 남긴 두 스타 플레이어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언제나 주목받는 선수들이었다"라면서 "지금은 그 경쟁 구도가 잠잠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호날두는 때로 이 논쟁을 다시 꺼내며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라며 호날두의 발언을 주목했다.
'스포르트'에 따르면 이번 인터뷰는 공식적으로 방송되기 전 예고편 형식으로 일부가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호날두는 모건과의 인터뷰 도중 "메시가 나보다 더 낫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메시가 자신보다 위대한 선수라는 세간의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함께 뛰었던 웨인 루니가 호날두를 싫어하지 않지만 호날두보다 메시가 높다고 평가한 점에 대해 "문제는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겸손한 척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라며 자신은 메시를 더 높게 평가하는 루니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포르트'는 "호날두는 이전에도 수차례 자신이 메시보다 낫다고 발언한 적이 있으며, 반면 메시 측에서는 두 선수를 동급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라며 메시와 달리 호날두의 경우 이전부터 스스로를 메시보다 더 뛰어난 선수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완전히 공개된 인터뷰 영상 속 호날두의 발언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호날두는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인 월드컵을 폄하하며 월드컵으로 특정 선수가 역사에 남을 만한 선수라고 단정하기에는 대회 자체에 허술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호날두는 "월드컵 우승은 내 꿈이 아니"라며 "대체 무엇을 증명하기 위해 그런 꿈을 꾸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내가 축구 역사상 최고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나? 고작 6~7경기만 뛰는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최고의 선수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건가? 그게 공정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나?"라며 월드컵 우승 커리어만으로 선수의 우위를 나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날두는 아직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내년 북중미 3개국(캐나다·미국·멕시코)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이 정상에 오르지 않는 이상 호날두는 월드컵 우승 커리어 없이 선수 생활을 마칠 게 유력하다.
때문에 월드컵으로 선수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호날두의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호날두가 월드컵 정상에 오른 뒤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당장 3년 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8강에서 모로코에 패하고 라커룸으로 향하는 도중 눈물을 쏟아냈던 그다.
호날두의 월드컵 폄하 발언은 인터뷰 중 메시가 본인보다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대목과 겹쳐 호날두 스스로의 이미지를 깎아내린다. 결국 호날두가 월드컵에 대해 낮은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지난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축구사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른 메시로부터 느끼는 열등감에서 기인했다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
호날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횟수(5회)나 득점 기록에서 메시보다 앞서지만, 막상 선수가 한해 동안 보여준 퍼포먼스가 기준이 되는 상인 발롱도르 수상 횟수에서는 메시에 밀린다. 호날두의 5회 수상도 축구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여겨지지만, 메시의 발롱도르 8회 수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결국 호날두는 이번에 공개된 모건과의 인터뷰 내용으로 인해 또다시 이미지가 실추되고 말았다. 한때 메시와 호각을 다투며 세계 축구계를 양분했던 슈퍼스타 출신 호날두는 선수 커리어 말년에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