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LA 다저스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혜성이 월드시리즈 무대에 데뷔할 뻔했다. 월드시리즈 3차전 승부가 연장 19회에서 안 끝났을 경우 마운드 위에 야수가 올라야 할 가능성이 있었던 까닭이다.
다저스는 지난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3차전을 치러 6-5로 승리했다.
이날 다저스는 연장 18회까지 가는 혈투를 치렀다. 5-5로 맞선 채 연장전으로 돌입한 다저스는 10회말 2사 1, 2루 끝내기 기회를 에드먼의 범타로 놓친 뒤 11회말에도 2사 1, 2루 끝내기 기회를 프리먼의 좌익수 뜬공 범타로 날렸다.
다저스는 13회말 선두타자 에드먼의 2루타 뒤 연속 자동 고의4구로 2사 만루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프리먼이 중견수 뜬공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다.
다저스는 17회말 2사 1, 2루 끝내기 기회를 놓치면서 지난 2018년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작성한 월드시리즈 최장 연장 이닝 경기와 타이를 이뤘다. 다저스는 18회말 선두타자 프리먼이 비거리 131m짜리 중월 끝내기 솔로 홈런을 때려 경기를 끝냈다.
김혜성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부터 월드시리즈까지 계속 야수 엔트리에서 생존했다. 하지만, 타석 출전은 단 한 차례 없이 지난 10일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4차전 대주자로 나선 게 지금까지 포스트시즌 그라운드를 밟은 유일한 순간이다. 당시 김혜성은 3루까지 진루한 뒤 상대 투수 홈 송구 실책으로 홈을 밟아 결승 끝내기 득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3차전 13회말 에드먼의 선두 타자 2루타 때 교체 가능성이 있었지만, 다저스 벤치 선택은 미겔 로하스를 대타로 투입해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이후에도 김혜성의 교체 투입 없이 경기가 끝났다.
미국 매체 '클러치포인트'는 29일 "만약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연장 19회초 등판했지만, 경기가 안 끝났다면 다음 투수로는 누가 나왔을까"라는 주제로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야마모토가 19회초 올라와 제대로 활약했음에도 19회말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20회초에도 야마모토가 올라왔을까. 아니면 불펜진이 다 소모된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했었을까"라고 운을 뗐다.
이어 '디 애슬레틱' 보도를 인용해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가 공을 못 던지는 상황에선 미겔 로하스가 공을 던졌을 거고, 아마도 김혜성이 2루수를 맡았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역대 최다 연장 이닝인 18이닝 경기를 두 차례나 치렀다. 만약 19회나 20회까지 갔다면 월드시리즈 최초로 연장 19회와 20회에서 야수가 마운드 위에 오르는 그림니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김혜성이 2루수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처음 밟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이 매체는 "다행히 다저스는 그런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었다. 프리먼의 홈런이 엉뚱한 새 역사를 쓰는 걸 막았다"라고 짚었다.
김혜성은 29일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도 출전이 불발됐다.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 타율 0.080(50타수 4안타)에 그친 외야수 앤디 파헤스 선발 기용을 고집하고 있다. 토미 에드먼이 중견수로 이동하고 김혜성이 2루수로 들어가는 선택지가 있지만, 최소 2경기가 남은 월드시리즈에서 로버츠 감독 머릿속에 김혜성의 존재감이 거의 사라진 그림이다.
한편, 다저스는 4차전에서 선발 투수 오타니의 6이닝 4실점 부진과 팀 타선 침묵 속에 2-6으로 패해 시리즈 전적 2승 2패 균형을 다시 맞췄다. 다저스는 오는 30일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을 앞세워 반격을 노린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