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자신이 갖고 있던 국내 투수 최고 구속 기록을 경신하고 포효, 플레이오프 1차전 MVP로 선정됐다.
문동주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불펜으로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를 작성하고 MVP로 선정됐다.
믿었던 '에이스' 코디 폰세의 난조로 3점을 내주고 시작한 경기, 시소게임을 벌이며 6-6 동점을 만든 뒤 채은성의 적시타로 8-6으로 앞선 7회초 폰세가 문동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선두 강민호를 상대로 던진 초구 158km/h 직구에 볼파크가 술렁였고, 이후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은 문동주는 커브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이끌어내고 강민호를 삼진 처리했다. 이어 대타 박병호는 160km/h 직구로 1루수 땅볼 처리하며 2아웃을 만들었다.
불펜으로 전력투구한 문동주는 전광판에 162km/h가 찍히는 공을 던지기도 했다. 정확히는 김지찬 상대 노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가 트랙맨 기준 161.6km/h. 지난 9월 20일 수원 KT전에서 경신한 개인 최고이자 국내 투수 최고 구속 161.4km/h를 다시 갈아치운 기록이다.
김지찬을 끝내 낫아웃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끝낸 문동주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고, 팔을 휘저으며 팬들의 함성을 유도했다. 이미 문동주의 위력투에 환호한 팬들은 더욱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선두 김성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구자욱 3루수 땅볼로 계속된 1사 2루에서 디아즈와 김영웅에게 연속해 헛스윙 삼진을 잡고 이닝을 끝냈다. 디아즈는 직구로, 김영웅은 포크볼로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위대한 모습으로 데뷔한 첫 가을야구. 경기 후 문동주는 "선발 등판이 아니라서 아쉽지는 않았다. 1차전부터 가을야구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고,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니까 영광스러웠다"며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잘해낸 것 같아서 기쁘다"고 돌아봤다.
류현진의 조언에 대해서 밝히기도 한 문동주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나가는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투구했으면 좋겠다, 상황을 알고 경기에 나가자는 말이 불펜 등판에 도움이 됐다"고 얘기했다.
162km/h에 가까운 구속을 기록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구속이 떨어질 정도로 춥지 않고, 적시타가 나온 후에 정말 중요한 상황이라 더 집중해서 그런 구속이 나온 것 같다. 기록이 된 공은 사실 비슷하게 던졌는데 방망이에 맞아서 더 높게 나온 것 같기도 하다"라고 자평했다.
마무리 김서현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 한화로서는 불펜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문동주를 마무리 카드로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동주는 "어떤 상황이든, 위치든 팀 승리 위해서들 들어갈 준비하겠다. 결과 상관 없이 오늘과 같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동주의 불펜 변신은 당장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계속 싸워야 하는 삼성은 물론, 최근 한화 투수의 강속구 대비를 위해 훈련 중인 정규시즌 1위 LG 트윈스도 주목할 사안이 됐다.
사진=대전, 김한준·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